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듣는다, 언젠가 피아노 앞에서 무수히 연습을 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렇게 하고 싶어 하던 것 그렇게 가지고 싶어 하던 피아노였건만 세월이 흘러 늙은 탓인지 음악에 대한 열정은 종적도 없이 사라지고 추위가 몰아치는 밤 시간 시인의 시에서 불현 듯 만난 아.. 일기 2014.01.09
1월의 일기 동네에 사람이 한명 또 사라졌다. 마스크를 쓰고 두꺼운 잠바를 입고 아파트 입구를 벗어나던 사진이 찍혔다. 그녀의 가족들은 엄마가 금세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을 것이다. 현수막이 아직도 펄럭이고 있는 것을 보면 종적을 찾지 못했나보다. 퇴근길이면 눈을 돌려 그녀의 사진.. 일기 2014.01.03
가을의 속삭임 오늘은 아주 좋지 않은 날이다. 그러나 묵묵히 꽃이 피고 지는 일처럼 순응할 일이다. 친구가 말했다. 주어지는 모든 것에 감사하라고.... 죽음까지 다녀온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줄곧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 하고 있다. 저 밑의 마음이 우러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애를 쓰고 .. 일기 2013.10.21
유열의 이별이래를 들으며 * 철문을 올리다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독한약과 먹을 것을 살짝 얹어 놓았었다 세상에 이런 약은 것이 있나 종이그릇을 엎어버렸다 그리고서 한다는 짓이 나의 천일홍 꽃대를 마구 부질러 놓았다 그래 두고보자 오늘은 좀약이야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쥐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 일기 2013.10.19
친구의 전화 문을 닫아버렸다. 바람이 차가워 열어 둘 수가 없었다. 불 켜진 가게들의 모습이 따뜻하게만 보인다. 몇몇의 사람이 앉아있는 커피를 파는 그곳에서 나도 거리의 풍경으로 앉아있고 싶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내가 있는 곳이 아닌 색다른 곳에 머물고 싶어지는 그런 시기이다. 찬바람.. 일기 2013.10.17
그냥 흘러가자 * 오늘도 쥐가 나타났다. 꽃밭을 또 들쑤셔놓았다. 한참을 바라보며 궁리를 했다. 정말 안되겠다. 이러다 나의 공간에 침입할까 두렵다. 종이컵에 은을 세척하는 액체와 먹을 것을 섞어 꽃밭 곳곳에 놓아두고 가야 하겠다. *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다. 분명 나도 모르는 새 인상을.. 일기 2013.10.16
비내리던 어느 가을 오후에 오랜 시간 알고 지내는 분의 남편얘기를 들었다. 간암 말기라는 것이다. 그녀는 가끔 안부를 묻거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나의 가게에 들리는 분이다. 오후 내내 그분의 젖은 눈동자가 지워지지 않았다. 이번에 아들의 결혼을 시키는데 일정을 당겨야 한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양쪽집안.. 일기 2013.10.15
10월의 첫날일기- 아프지 않아 그냥 놓아두었었다. 자세를 틀 때마다 기분이 좋질 않아 엑스레이 라도 찍어보기로 했다.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아마도 요가를 하는 것도 어떤 무리를 주어 인대가 늘어난 것은 아닌지 하신다. 애고 ... 몸을 반듯하고 바르게 튼튼히 만든다고 한 것이.. 일기 2013.10.01
너무나 놀랐던 아침 아침에 출근하여 셔터를 올리는데 놀라 기절할 뻔했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인가? 애지중지 천일홍만 바라보며 사는 나에게 이런 해코지를 하다니 기가 막혔다. 어떤 놈이 후다닥 천일홍화분에서 나오더니 왔다갔다 난리가 났다. 놀라서 가게 안으로 들어올까 문을 열지도 못하고 노려.. 일기 2013.09.06
힐링 음악을 들으며.. 눈이 침침하다. 에리히 프롬의 그다지 두툼하지 않은 책을 읽고 있다. 쉽지 않다. 읽은 곳 또 읽게 된다. 이 어려운 책을 든 것이 잘못이었으나 그래도 고지를 넘어보려 한다. 오늘은 수입이 거의 없다. 신기하다. 종일 무료로 수리비를 받지 않게 되는 날이다. 알수가 없는 것은 이런날은 .. 일기 2013.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