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침침하다.
에리히 프롬의 그다지 두툼하지 않은 책을 읽고 있다. 쉽지 않다. 읽은 곳 또 읽게 된다.
이 어려운 책을 든 것이 잘못이었으나 그래도 고지를 넘어보려 한다.
오늘은 수입이 거의 없다. 신기하다. 종일 무료로 수리비를 받지 않게 되는 날이다. 알수가 없는 것은 이런날은 끝까지 이렇게 이어진다. 왜일까? ..신기하다. 이러한 일은 그대로 받아들인다. 화를 내지 않는다. 웃는 연습을 한다. 웃는연습을 하니 인상이 좋아질 것이다. 마음도 따라 웃으니...
힐링음악이란 것이 안개처럼 마음안으로 스며든다. 뉴스볼륨을 줄이고 노래에 빠져들며 어려운 책을 읽다가 잠시 접고 일기를 쓴다. 귀뚜라미가 어디서 들어왔는지 여기 저기서 울어댄다. 이 음악소리를 듣는지 그들도 따라 노래를 부르나보다. 아름다운 9월 ..지금은 가을이다.
종숙이가 부모님 묘소에 벌초를 하러 왔단다. 종숙이 동생이 그랬다. 이젠 얼굴도 가물가물 ..
목소리가 들리는 듯.. 너무 오래된 친구.. 모든 것이 오래되어 이름만 남았다.
대니보이가 흐른다. 고등학교 이학년 영어수업시간이 떠오른다. 점심을 먹고 뒤이은 시간이었다. 다섯째시간... 나른하고 졸음만 쏟아지고 몇몇은 졸음에 기울고 선생님 목소리는 높아졌다. 경상도 선생님.. 갑자기 대책이 서지 않는지 노래를 시키셨다. 일어나 나는 ‘아 목동아~’ 하고 불렀다. 그러다 음을 너무 높게잡았는지 ..‘ 나 항상~..이었던가 어느부분에서 나는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리고 얼굴이 붉어졌는데 선생님의 낭낭한 목소리가 흘렀다. 선생님과 나는 같이 부르게 되었다. .... 아득한 시절.. 그리운 향기들.. 노래가 끝났다.
다시 오정희선생님의 글을 줄을 그으며 읽어야 하겠다. 따뜻한 그 글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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