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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배우다 164

하루치 마음을 적다 /박준

....일기를 쓰면서 살아갑니다. 매일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형편이 되는대로 쓰려고 노력합니다. 일기를 쓰는 이유는 제가 시인이어서가 아닙니다. 일기日記라는 말에 담긴 의미 그대로 하루의 기록을 남기기 위합입니다. 내용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하루가 특별한 사건없이 소소하게 흐르는 탓입니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일이 몰려 한창 바쁠 때는 국이나 찌개를 한솥 가득 끓여두고 사흘 정도 같은 찬으로 늦은 저녁을 먹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일기장에 '오늘은 어제와 같았다'라고만 적습니다. 만약 다음날에도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오늘도 어제와 같았다'라고 쓸것입니다.  요행이나 즐거운 소식없이, 하지만 불행이나 궂은 소식도 없이 숨낳은 하루가 지납니다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몇해 전 ..

하늘을 이길 수 없다

.. .. . 정치는 '즉시 고칠수 있다'는 약속을 판다. 제약회사나 다이어트 업계도 매한가지다. "내년까지 바로 잡겠다"보다는 "몇달 안에 고칠수 잇다"는 말이 더 달콤하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서두름 바이러스'가 문제다. 성직자도 이 유행병을 피할 수 없엇나 보다. 오스트리아 어느 몬시뇰이 고백했다. "최근에 기도를 너무 빨리 하고 있다"고 우리는 점점 더 빨리보고, 급히 생각하고, 냉큼 말하고 , 서둘러 사랑하고, 후다닥 먹는다. 더디면 불안해한다. 클릭이나 터치 한 번이면 끝나는 온갖 기계들에 길든 나머지 세상만사가 그런 소프트웨어의 속도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일종의 중독이다. 균형 회복을 위해 종종 브레이크를 밟아줘야 한다. 느린 것이 때로는 아름답다. 춘래불사춘.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인간은 하나의 동사이다 ㅣ매일경제 ㅣ장은수의 책과 미래

.. .. "인간이라는 것은 하나의 동사이다." '모든 것은 선을 만든다'(이비 펴냄)에서 팀 잉골드 영국 애버딘대 교수는 말한다. 그는 인간의 모든 활동의 선 (線..lines)을 따라 진행된다고 주장한다. 고립된 개체에 갇힌 살덩이로만 살지 않고, 인간으 선을 뻗어서 다른 존재에서 나온 선들과 매듭 지으면서 관계의 그물망을 이루어 살아간다. 얽히고 설킨 매듭, 긑없이 엮이고 풀리는 네트워크야말로 우리삶의 진짜 모습이다. 인간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그 인간이 이룩한 인연의 매듭들을 살피면 된다. 인연엔 인간뿐아니라 날씨나 지형 같은 자연현상, 동식물 같은 생명체, 물건이나 조직등도 포함된다. 봄날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눈이나 얼음과 이어진 선들은 풀리고, 피어나는 봄꽃들과 매듭이 생긴다. 색깔, 향..

인생의 흙탕물

.. .. 한 유투브에서 개그우먼 정선희가 남긴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그녀는 한동안 TV에서 자취를 감췄는데 웃음을 주는 직업을 가진 그녀에게 그 일은 치명적이었다. 한참시간이 흐른후, 정신을 차린 그녀는 포털 사이트에 눈물 흘리는 자신의 사진이 너무 많이 도배돼 잇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포털측과 상담 전화 끝에 사진을 지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들엇다. 울컥한 마음에 " 내사진인데 못 지우면 어/떡하냐!"고 항변했더니 포털 직원의 조언은 새로운 사진으로 업로드하라는 말이었다.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리기 힘들다. 일기예보에는 맑은 날이 많지만 삶에는 비 오는 말도 만핟. 우산을 써도 비오는 날 길을 걷다가 흙탕물을 뒤집어 쓸 때도 있다. 기대와 다르게 삶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내..

서푼짜리 훈수 ㅣ매일경제 ㅣ노원명칼럼

.. .. ..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시한을 이틀 앞둔 지난 24일 대통령실은 한발 물러나 처분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튿날 상당수 언론이 '증원2000명도 타협하라'는 논조의 사설을 내보냈다. 신문업계에는 '정권이 빨리 망하고 싶으면 신문이 시키는 대로 하면된다'는 오래된 농담이 있다. 신문값이 서푼이라고 해서 그 주장마저 서푼짜리가 되면 곤란하다. 정분느 이미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각 대학에 배분했다. 이걸 내년도 신입생 모집공고가 나기는 5월 전가지만 거둬들이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의 권위를 그렇게 뭉개고도 이나라가 무탈하리라 생각하는가. 애당초 왜 2000명을 , 섣불리 배정부터 했느냐고 탓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1000명으로 시작했으면? 지금쯤 '1000명이 무슨 금과 ..

'아무튼, 봄 ' 희망편지

.. .. "서둘러핀 꽃은 서둘러 사라진다. 봄에 핀 꽃은 봄이 가면 시들고, 여름꽃이 지면 가을꽃이 핀다. 인생 사계절에 빗댄다면 나는 봄여름 다 지내면서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마흔다섯 살에 노래를 하기 전까지는 좌절하고 방황하며 나의 꽃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열댓 번 직업을 바꾸면서도 내안의 작은 씨앗하나는 버리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며 살고 싶다는, 막연하지만 막을 수 없는 꿈이었다. 마치 모래알을 삼켜끝내진주를 품는 조개처럼, 쓰리고 아파도 목울대 아래 돌멩이 하나 삼킨 채 인생의 봄날이 청춘을 다 흘려 보냈다. 그러나 꿈이 있었기에 시간을 쪼개서 노래를 배웠고, 어려서부터 좋아한 우리 전통 소리인 피리와 대금, 태평소 등도 배웠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런 시간이 차곡 차곡 쌓여 내 몸에서..

낙관과 거품사이 -

.. .. 비관론자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오래된 재테크 상식이다. 경제가 발전하면 자산 가격 역시 중장기 적으로 우상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낙관론자가 다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그릇된 근거에 기초한 낙관은 모래성처럼 쉽게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것을 거품이라 부른다. 낙관론을 견지하되, 잘못된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거품을 발견하는 밝은 눈이 필요하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일어난 '루이지애나 주식회사'의 거품은 좋은 사례다. 사건의 중심에는 존 로라는 영국인이 있었다. 영국인이지만 프랑스에서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아 재정총감에 올랐고, 그의 은행은 무려 '왕립은행'으로 지정돼 화폐발행 권리까지 얻었던 입지전적 인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본질은 사기꾼이다. 수법..

카페는 요식업이 아니라 부동산업...커피맛보다 입지가 중요 /매일경제

.. .. 다시보는 2024 재테크박람회 그 대푀커피 대표 '카페창업' "카페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 맛'보다 '입지' 입니다. " 지난 8일 '조선일보머니'와 조선닷컴을 통해 공개된 '다시 보는 2024 재테크 박람회'에선 구대회커피 대표가 '운퇴자들의 로망 카페창업, 꿈이 현실이 되는 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2010년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부근 주택가에 문을 연 구대회커피는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구 대표는 "한국 커피 시장은 포화상태인데 카페는 최근 4년간 5만개에서 두 배인 10만개로 늘었다"며 "살아남으려면 가장 먼저 카페를 요식업이 아닌 부동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구대표는 카페 창업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입지를 꼽았다. 그는 "보통 공..

지나야 아는 청춘

조선일보 2월 13일 영화 ‘서삼관’을 보러갔다. 1960.70년대 후반 우리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적십자병원 앞에는 피를 팔려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먹고살기 위해 피를 판다는 건 참 아이러니다. 피 파는 삶은 “왜 사는가?” 에 대한 해답과 가장 먼 삶이기 때문이다. 허삼관이 피를 팔아 가족들에게 만두를 사주는 장면을 보고 나와서 갑자기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먹던 만두가 먹고 싶어져 백화점 지하 음식코너에 갔다. 얼마나 다양한 음식이 많은지 나는 만두를 먹고 싶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렷다. 아니 뭐가 먹고 싶은지도 알 수 없었다. 생각과 달리 만두 대신 냉면을 먹고 ssenl 나는 마치 피를 한 초롱 봅은 사람처럼 현기증을 느꼈다. 백화점에 가득 놓여 있는 수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질식할 것 같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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