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0월의 첫날일기-

다림영 2013. 10. 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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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아 그냥 놓아두었었다.  자세를 틀 때마다  기분이 좋질 않아 엑스레이 라도 찍어보기로 했다.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아마도 요가를 하는 것도 어떤 무리를 주어 인대가 늘어난 것은 아닌지 하신다. 애고 ... 몸을 반듯하고 바르게 튼튼히 만든다고 한 것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요가를 지나치게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물리치료사는  중년의 남자였다. 다리의 윗부분인지라 옷을 벗어야 했는데 쉰이 넘어도 난 여자라 느끼는지 조금 불편했다. 그러한 내 눈치는 아랑곳 않고 물리치료사 하신다는 말씀.... ‘왼쪽다리가 좀 짧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너무나 놀라 할 말을 잃었다. 아마도 그동안 좋지 않은 자세로 생활한 것은 아닌지 하며  균형이 맞지 않으니 몸이 탈이 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다.

 

 

보통의 물리치료를 마치고 그는 다른 곳으로 안내하더니 두 무릎을 반듯하게 묶어 누르기도 하며 심하게 몸을 비틀기를 반복했는데 특별한 곳에서 하는 것인 줄 알았던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처음 받아본 것이었다.

요가 동작을 할때 가끔 발 길이를 맞추며 그러려니 했는데....

혼자 잘난 척 건강하게 사노라 어깨 세우고 다니던 날들이었다. 한방 된통 얻어맞고 흔들거리며 출근하던 10월의 첫날 아침이었다.

 

 

***

 

전철홈 에서도 전철 안에서도 신호등 앞에서도 버스 정류장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골목길에서도 하물며 공원 벤취에서까지 풍경을 보는 이가 많지 않다. 이쪽을 봐도 저쪽을 봐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만이 눈에 들어온다. 얘길 해주지 않아도 무엇을

들여다 보는지 어린 아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난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풍경으로 확연히 보인다.  앞으로  목 디스크환자가 연기처럼 피어날지도 모를일이다. 병원은 수지맞고 사람들은 열에 반 이상은 수술을 하거나 기브스를 하게 될지도 정말 모른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는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눈만 뜨면 아이들에게 당부를 하고 있다. 스트래칭이라도 자주 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내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것은 아닌지 오늘도 걱정속에 하루가 저문다.

 

 

 

***

  

지나는 이마다 풀을 뽑지 않는다고 이상한 여자로 취급받았다. 건물 주인까지 나서서 자신이 뽑아주겠노라 했다. 녹음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나는 풀이라 일컬어지며 하찮게 여기는 것이라도 애지중지 하는 버릇이 생겼고 매일 아침마다 물을 주어가면서 나의 천일홍과 함께 키우고 있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여름방학숙제는 식물채집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이 쇠비름을 매번 뽑아 가지런히 해서  책갈피에 끼워넣어 다듬이돌 밑에 눌러 놓곤했다. 그 오랜동안 한번도 보지못했던 것을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고서야  쇠비름의 각별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어느 날 쇠비름은 아기쇠비름을 낳는가 싶더니 바람 선듯한 이 가을에 노란 꽃을 피워낸 것이다. 오늘은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사진도 찍고 신기하게 지켜보면서 쉰이 넘은 나도 꽃을 피울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에 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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