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죽음을 보며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책도 읽히지 않았다. 가게 손님 또한 없었고 건물 공사 소리만 거리를 시끄럽게 했다. 읽던 책을 접어 두고 라즈니쉬의 틈을 다시 꺼내 들었다. 무릇 모든 것이 다 소중하겠지만 그것들을 이끌고 가는 '마음',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도 단단히 몸을 잡고 생의 .. 일기 2008.10.02
이상한 날 약간의 더위. 전기공사. 말썽을 피우던 형광등을 갈아끼웠다. 내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전기업을 하는 동생을 불러 간신히 교체할 수 있었다. 모양도 좋지만 편리하게 누구나 갈아 끼우게 해놓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동생을 부르니 나는 또 안쓰러워 지출을 두배이상으로 .. 일기 2008.10.01
목로주점/에밀졸라 "누구나 한번은 가는거야. 옥신각신 싸울필요 없어. 괜히 서두르는 것도 어이없는 짓이지. 하늘나라는 빨리 가고 싶다고 해서 빨리 가지는 곳도 아니지. 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도 있어.... 이여자도 처음엔싫어하더니 나중에 무척 가고 싶어했지. 그래서 내가 기다.. 책 만권을 읽으면.. 2008.10.01
'예순다섯살만 되봐라' 이해할 수 없는 그다. 꼭 5살 아이같다. 어떡하든 남과 어울리며 술을 기울이고 싶어한다. 어찌된 사람일까 일주일이면 가만 보건데 하루 정도 빼놓고 술을 먹는 것 같다. 견디는것이 용하다. 그의 속은 도대체 무엇으로 차 있는 것일까 다른 남자들도 그런가. 그건 아니지 싶다. 올바른 생활 태도와 바.. 일기 2008.09.30
변신/프란츠카프카 조금은 부족한 잠인듯 하였고 다만 피로가 확연이 풀리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수족을 제맘대로 쓸수가 없었고 움직이는 것이 자유롭지 못했다. 알수 없었다. 빨리 출근을 해야 하는데 그시각 그 때 그 차에 올라야 하는데.. 꿈속의 꿈은 아닐까 그러나 꿈은 정녕 아니었다. 아 이런 끔찍스러.. 책 만권을 읽으면.. 2008.09.30
벽擘/석민자 . 처저정! 소나무가 생으로 꺽여지며 내는 소리다. 사시장철 푸르자니 속까지 꽉꽉 채울 여력이 모자랐든가 살풋살풋 내려앉는 눈발에도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양이 꼭 속이 빈 강정만 같고 자신이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가 꺾여져 내리다말고 엉거주춤하게 걸쳐진 모양세가 가관이다. 마른나무도.. 필사 2008.09.30
조용한 월요일 추위는 물러갔고. 팔을 걷어부침. 고요한 월요일의 바람. 비발디의 오버에 협주곡에 묻혀있다. 몇날을 들어도 질리지 않고 좋기만 하고 마음이 안정된다. 조용한 월요일이다. 물건을 찾아갈 사람들은 오지 않고 있다. 언제 나오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임에도 발길이 없는 것을 보면 아마도 .. 통장잔고.. 일기 2008.09.29
제 4악장 알레그로/반숙자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보고 있으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속울림으로 들려온다. 내면의 깊은 골짜기에서 울려퍼지는 넷소리의 힘찬 두드림. 그가 청각장애자였다는 사실때문만은 아니다. 1808년의 10월 그는 단풍이 짙은 하이리겐스탓트에서 한 통의 유서를 썼지만 그는 드디어 검은 죽음에서 극복.. 필사 2008.09.29
가을산행에서 염불암 해우소를 다녀오다 문득 올려다 보았다. 빨래는 없고 빨래집게만 오롯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염된 내속의 것들을 염불암 해우소한켠에서 힘껏 빨래하여 헹구어 탁탁 털어 저 단단한 집게에 의지하여 반듯하게 널어 둔다면 가을바람과 햇살 속에서 희고 눈부신 마음이 될지도 모르겠다. 늦은 .. 사소한 풍경 2008.09.29
소동파 鮮을 말하다. 스야후이지음/장연옮김 종일 봄을 찾아나섰지만 봄은 보이지 않고 짚신이 다 닳도록 고개마루의 구름 사이를 다녔네. 집으로 돌아와서 스스로 매화를 잡고 냄새를 맡으니 봄이 가지 끝에 있은지 오래 되었네 ****** 오늘도 찾으러 나섰다 외부에서 찾을 일이 아닌것임을 알면서도.. 죽을 때까지도 깨닫지 못한다는데 암담하다... 책 만권을 읽으면.. 200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