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웃는 이유 ‘때려, 너도 때려, 왜 맞고 만 있어, 바보같이 , 때리란 말야!, 나쁜 년! ....’ 벌써 아침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주인공 오늘 또 당했나보다. 들여다보지 않고도 난 대충 줄거리를 알 수 있다. 아이들 모두 빠져 나간 우리 집 아침 여덟시 시어머니 격앙된 목소리 텅 빈 집을 울린다. 개그맨.. 글쓰기 2013.03.21
'속상한 일도 하도 많으니 울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시아버님이 돌아가셨다. 7년 넘게 집에서 누워계시다가 요양원으로 가신지 팔 개월에 드는 강추위가 몰아치던 설밑의 어느 날이었다. 남편의 형제는 넷이고 그중 우리는 셋째다. 결혼한 날부터 지금껏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다. 남편의 사업이 잘 될 때는 형제의 우애가 좋았다. 우리는 모.. 글쓰기 2013.02.16
'엄마' 요즘 어느 방송에서 ‘엄마’ ‘엄마’ ‘엄마’.... 여기저기서 엄마를 부르며 구원을 요청하는 모습이 담긴 광고를 언뜻 본 적이 있다. 주의 깊게 보질 않았는데 저마다 어떤 두려움으로 소리 높여 ‘엄마’하는 부르짖음만 귓가에 멤 돈다. 어느새 가을은 깊어만 지고 부쩍 경기가 어.. 글쓰기 2012.10.16
이화동 2009 난 참 부지런했다. 휴일만 되면 새벽같이 일어나 집안일을 다 끝내놓고 낯선 길을 찾아 걸었다. 이제 주변의 산길만 조금씩 천천히 걸을 뿐이다. 넘쳐나던 에너지는 뒷모습도 보이지 않으며 사라졌고 가까운 풍경만을 응시하며 의지할 뿐이다. 때로 눈부신 햇살과 고운 바람결 그것이면 .. 글쓰기 2012.10.09
하이쿠 -가을 이쪽 좀 보오 나도 서글프다오 저무는 가을 -마츠오 바쇼오- 뒤돌아보고 있는 운치쿠(雪竹)1 화상(和尙)의 자화상에 대해. <이쪽 좀 보고 이야기라도 하지 않겠소? 그러잖아도 서글픈 이 가을 저녁에 나도 혼자 쓸쓸하다오>라고 그림 속의 인물에게 말을 건넨 것. 계어는 <저무는 가.. 글쓰기 2012.10.05
가을 가을엔 바이올린곡이 더없이 가슴속에 내려앉는다. 비감에 서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선률이 절절하기 이를 데 없다. 이별 하나쯤 품지 않고 사는 이 어디 있을까만 이 가을 유독 죽었던 감정들이 살아나는데 일조를 톡톡히 한다. 오늘도 파가니니의 음악을 종일 들으며 고독 속에 빠져.. 글쓰기 2012.09.22
퇴근무렵에 '낙엽을 태우면서'라는 수필을 읽다가 손을 놓고 오늘을 정리해 본다. 도무지 손님이 들지 않는 추석 밑,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치솟고 있다. 추석준비로 김치 두통만을 담갔는데 나오느니 한숨이다. 그러나 곧 거두어야 했다. 구부정한 노인들이 리어커를 끌고 고물상으로 향하고 .. 글쓰기 2012.09.18
추억의 편지 오래전 친구들과 서면으로 마음을 나누던 때가 있었다. 라디오의 음악방송을 들으며 때로 촛불을 올려놓고 새벽이 찾아올 때까지 마음을 적어 내리곤 했다. 그때 우리는 소박했고 따뜻한 소녀들이었다. 컴컴한 방안 문득 들어서며 백열등의 스위치를 누르면 문득 밝아지는 작은방처럼 .. 글쓰기 2012.09.16
이름모를 음악속에서 가만히 살아야지 조용히 지내야지 지금 나를 감싸는 이름 모를 이 음악처럼 장사가 되니 안 되니 마음 끓이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엄한 곳에 마음을 두니 마니 하지 않으면서 광풍이 몰아치면 다 받아내고 소나기가 쏟아지면 다 맞아주고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면 가는대로 바람 순한 가을.. 글쓰기 2012.09.01
새날이밝았다. 불현 듯 한 젊은 남자가 다가와 어머니의 칠순을 운운하며 회색빛 카드로 물건을 샀다. 그가 총총히 사라진 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도난카드에 대한 것이었다. 카드사와 통화를 하고 있을 때 핸드폰으로 분실카드 주인이 카드 긁은 것을 취소 시켜달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런 와중 .. 글쓰기 201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