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구름 아가구름 엄마구름 아가구름 손잡고서 소풍가네 나도야 떠나고파 마음만 풍선이고 불금에 속만 타올라 어느 곳도 못가네 무더위 기승하여 산 기슭 넘나들 때 풀벌레 노래 소리 발 끝에 어룽대니 입가에 스미는 미소 동구 밖에 가을이 글쓰기 2013.08.09
풍기문란 죄 호르륵- 호륵 호륵- 호르르륵! 작은 호르라기소리가 사일렌 소리처럼 들렸다. 후레쉬 조명은 번쩍 번쩍 날아왔다. 우리는 딱 걸리고 말았다. ‘풍기문란으로 서까지 가셔야 하겠습니다. 무슨 짓 입니까? 가족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원에서’.... 어둠속에서도 붉어지는 얼굴을 감출 길 없었.. 글쓰기 2013.08.06
북촌 을 다녀와서 너는 가까이 하지 못했던 풍경에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연신 덥다는 말이 새 나왔지만 가회동 몇 번지 였던가 일명 북촌을 낱낱이 들여다보았고 삼청동 예쁜 골목골목을 붉어진 얼굴로 걷고 있었다. 상당히 무더운 날씨였다. 우리는 어디로든 들어가 앉아 쉬어야 했다. 더는 무언가 나.. 글쓰기 2013.07.23
스마트폰 때문에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 남 남 남대문을 열어라, 12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 조그만 아이들이 햄버거 집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놀이를 한다. 문에 갇히지 않으려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는 통에 조금 굼뜬 술래는 한 사람도 잡지 못하고 있다. 나도 어릴 때 저런 놀이를 했.. 글쓰기 2013.07.16
홍수에 대한 기억 오래전 이야기다. 살기 좋은 안양에도 물난리가 났었다. 그날 나는 여름방학 전 학기말 시험공부로 가장 늦게 교실에서 나왔다. 토요일이 아니었나 싶다. 조금만, 조금만 하다 보니 다들 가버리고 나만 혼자 남았다. 창밖을 바라보니 빗방울이 투두둑 떨어지고 있었다. 우기였으므로 별다.. 글쓰기 2013.07.11
천일홍 언젠가 씨앗을 건네 준 은하 부동산 앞에 벌써 천일홍 꽃이 한 가득 피었다. 분홍과 보라가 섞인 손톱만한 꽃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 집 앞이 부러워 나의 꽃밭을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지만 꽃은커녕 키도 채 자라지 않아 꽃을 볼 날이 아득 하기만 .. 글쓰기 2013.07.04
엄마 미용사/ 손가락에 작은 상처가 났다. 살점이 들리고 피가 비쳐 나도 모르게 악 소리를 지르니 한 녀석은 그만두라하고 또 한 놈은 약을 가져다 발라준다. 그래도 끝가지 잘라야지 어찌 그냥 둘 수 있냐 하니 의자에 앉아있는 아이의 마음은 영 편치 않은 모습이다. 둘째 녀석의 머리를 자르는 우리.. 글쓰기 2013.06.24
저녁노을 아주 오래전 일이다. 산이 깊고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아늑한 동네가 있었다. 그곳에는 얼굴이 조그맣고 까만 소녀 영이와 인디언처럼 날렵하고 말수가 적은 철이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일이 생겼다. 학교가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서울에서 눈이 크.. 글쓰기 2013.06.20
오리와 페이스 북 오리 엄마 그녀의 이름은 검둥이였다. 검둥이는 아버지와 그의 아들을 따라 휴일 한낮 냇가에 산책을 나왔다. 검둥이의 아기는 엄마만 따라다니고 검둥이는 주인 그림자만 따르고 있었다. 어디선가 별 같은 아기가 병아리처럼 종종거리며 나타났다. 아기는 우아 오이 오이 에비부버 ....... 글쓰기 2013.06.15
나이가 들어갈 수록 <!--[if !supportEmptyParas]--> <!--[endif]--> 여름만 되면 여지없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초등학교 다닐 때이다. 더없이 높고 까만 하늘엔 별이 총총했고 고만고만한 동생들과 나는 평상에 누워 별자리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머니는 옥수수와 감자 등을 쪄 내오곤 하셨다. 그럴 때면.. 글쓰기 201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