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산에 안개일어 먼산에 안개일어 가을비 내리시네 나뭇잎 분분하게 떨어져 흩날리고 싸늘한 추억마져도 보듬으며 걷는다 어느새 어둠오고 집가는길 불밝힌다 주머니 비어있고 마음은 허전해도 가족들 반기는얼굴 따뜻하니 환하네 글쓰기 2013.09.28
아낙네의 발걸음이 아낙네의 발걸음이 바쁘고 분주하네 명절밑에 시장풍경 더없이 풍성하고 나는야 달빛아래에서 술 한잔에 취하리 . 태평가를 종일듣네 짜증을 내지말라 화는내서 무엇하나 흥을내는 가락이네 벗 찾아 술잔 거들며 지난얘기 나누리 글쓰기 2013.09.17
.... 몇 년 미국으로 일을 떠난 친구가 잠시 들렸다. 얼굴이 좋았다. 돈을 많이 벌어서인지 좋은 것도 많이 먹는지 먹는 얘기만 하다가 갔다. 또 홍콩에 있는 아들이 돈을 이억이나 보내왔다고 한다. 아들이 가지고 있으면 쓸 것 같아 부모에게 맡기는 것 이란다. 그의 아들은 삼십도 되지 않았.. 글쓰기 2013.09.14
말에 대하여 “얘, 너 왜 이렇게 늙은 거니? 어머, 세상에, 목에 주름 좀 봐-” 비수에 찔린 아픈 심정이 희고 작은 얼굴에 낱낱이 퍼져갔다. 몇 해가 지났지만 그녀의 모습이 잊혀 지지 않는다. 보고 싶어 하던 친구를 이십 오 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 대뜸 한다는 나의 첫 인사가 그랬다. 친구는 그 밤 .. 글쓰기 2013.09.09
벌레소리 이따금씩 벌레소리 이따금씩 깊은 밤 울리누나 바람도 사뭇달라 옷깃을 여미는데 이제곧 10월이오나 가던길을 멈춘다 가을깊어 저문밤에 지난길을 돌아보니 거둔것은 하나없고 빈그릇만 요란했네 집으로 돌아가는길 달빛혼자 흐른다. 글쓰기 2013.09.07
소슬한 바람맞아 쇼팽의 음악들은 겨울이 어울렸다 낙엽지는 가을날에 어둔밤이 찾아오고 불현듯 마음기울이니 고요하고 맑아라 소슬한 바람맞아 오붓하게 길을걷네 갈대잎 한들한들 손짓하니 눈 맞추고 드넓은 하늘가에는 아기구름 흐르네 사위가 그림이네 저마다 아름답고 어느한곳 서있기가 안타까.. 글쓰기 2013.09.05
가랑잎 흩날릴 때 가랑잎 흩날릴 때 그대도 떠나갔지 꿋꿋하게 잘살거라 다부지게 다짐했네 하세월 맵고쓴바람 딛고서는 가을에 귀뚜라미 노래하네 내노래에 화음넣네 이별노래 부르는데 잔잔하게 번져가고 먼훗날 기약해본다 청솔같던 사람아 빛바랜 편지들이 고즈넉이 누워있어 아득한 세월따라 지난.. 글쓰기 2013.08.23
이른가을 편지 /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아버지, 엄마는 늦은 봄 씨앗을 뿌리고 여름내 가녀린 줄기에 사랑을 주었습니다. 색색의 꽃이 피었다며 자랑을 늘어놓더니 언제부턴가 혼자 보기 아깝다고 화분을 가게로 가져와 창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엄마는 때마다 꽃들 앞에 한참을 서 있습니다. 꽃에.. 글쓰기 2013.08.17
가을이 온다하니 가을이 온다하니 여름이 채비하네 적막한 밤길따라 풀벌레 울음짙고 돌아선 그대발자국 마음들녘 울리네 달빛에 젖은풀잎 무심결에 흔들리며 신작로 너른길에 가을바람 소슬하니 뉘신가 노래하는이 서러움에 눈물짓네 무수한 햇빛가고 쓴약같은 가을오네 꽃잎이 스러지니 나뭇잎 여위.. 글쓰기 2013.08.16
귀뚜라미 노래하니 거칠고 난폭했던 여름날이 지나가고 가만히 숨고르며 가을바람 묻혀드니 꽃잎이 떨어지는소리 나뭇잎이 숨죽이네 귀뚜라미 노래하니 풀잎이 흔들리네 낮고도 어둔밤에 달그림자 지나가고 어디서 들려오는소리 꽃잎하나 떨어지네 글쓰기 201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