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에 대한 추억 상업학교를 다녔던 나는 삼학년 늦은 가을 한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성숙하지 못했는지 매일 눈물바다를 이루다가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우리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은 회사로 은행으로 취직을 했지만 다니던 곳을 그만두고 공부를 새롭게 시작하는 친구들도 제법 있었다. 나.. 글쓰기 2010.08.21
여름방학 계획 눈에 선하다. 그 때 나는 중학교 일학년이었고 내 밑으로는 남동생만 줄줄이 네명이나 있었다. 엄마는 먹고 살기도 힘들다고 했다. 여유 돈이 한푼도 없다고 했고 3개월이나 배웠으니 그만하면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너무나 피아노를 치고 싶었다. 음악에 약간의 재능도 있었다. 만약 그때 힘들.. 글쓰기 2010.07.07
내게 산행은 오르막이 가파르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도 숨이 차오르고 땀이 솟는다. 아침일찍 아이들을 보내고 서둘러 뒷산에 오른다.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까지는 쉬기를 몇번이나 반복한다. 매일아침 1시간이 채 되지 않지만 산에 다녀온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기분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 오롯이 .. 글쓰기 2010.06.11
그녀가 살아가는 방법 이른아침 부터 나이든 아들과 늙은어머니는 소란스럽다. 가끔 웃음소리도 들린다.이른시각에 설맞이 준비에 부산스럽기만 하다. 그녀는 누워 꼼짝 하지 않는다. 눈을 감고 소리만을 듣는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참 좋겠다. 제 집을 나와 엄마 옆에서 만두속을 만드느라 김치도 다지고 두부도 .. 글쓰기 2010.02.13
비오는 날의 상념 면접시험을 보려고 선생님과 회사현관을 밀고 들어섰다. 남자 직원들이 한 줄로 서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꼭 붙어야 하는 면접시험이었고 바짝 긴장을 하고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의 한 남자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듯도 했다. 짧게 자.. 글쓰기 2010.02.09
입춘이 멀지 않았다 홍대 피카소 거리 입춘 메시지 오후가 들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느 먼 골짜기 몸을 숨긴 봄이 보내는 메시지다 큰 남자 하나 쿵쿵 뛰어간다 빗방울 여럿 창문으로 폴짝 그를 피했다 나를 보고 마악 웃는다 나도 웃었다. 글쓰기 2010.01.27
보톡스 이만구천구백원짜리 앵클부츠 하나 샀다 만구천구백원짜리 모자달린 포도주색 티도 입었다 늦은밤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는 일도 만들었다 청바지에 그만인 허리 짧은 패딩잠바를 꼭 구입해야 했다 잘하면 오년은 젊어보일듯도 싶다 12월이 되었다 아침부터 드넓은 인터넷의 바다 끝없이 표류한다 .. 글쓰기 2009.12.02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도 가게에 장애우가 두명이나 다녀가고 스님 한 분이 들리셨다. 그중 한 분이 내게 "복 많이 받으세요.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하는 참 좋은 인사를 하며 사라졌다. 가게의 매출이 전혀 없어 전전긍긍하는 날임에도 나는 그들에게 천원 한장이라도 건네거나 몇천원짜리 물건을 사게 되는데 이것은 .. 글쓰기 2009.10.24
'가난한 젊음을 선택할 것이다' 이른아침 운동길이었다. 엊그제 어느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배운 '제대로 걷기'를 열심히 실행하고 있었다. 고개를 반듯하게 세우고 가슴은 약간 내밀고 발은 똑 바르게 적당한 보폭으로 조금은 빠른듯이 앞으로 내딛는.... 강사의 멋졌던 모습을 떠올리며 그동안 팔자걸음으로 빠르게 걸었을 내 모.. 글쓰기 2009.08.07
산을 타는 사람들은 . 산을 타는 사람들은/정운 산을 타는 사람들은 인심이 참 좋다 친구들끼리 모두함께 찍으려고 카메라를 부탁하면 몇번씩 셔터를 눌러준다 그것뿐만 아니다 잘못찍었는지 살펴보라고도 한다 누구든 거절하는 법이 없고 마음껏 베푼다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베푸는 산 산에 다니다 보면 그렇게 되나보.. 글쓰기 200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