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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부지런했다. 휴일만 되면 새벽같이 일어나 집안일을 다 끝내놓고 낯선 길을 찾아 걸었다. 이제 주변의 산길만 조금씩 천천히 걸을 뿐이다. 넘쳐나던 에너지는 뒷모습도 보이지 않으며 사라졌고 가까운 풍경만을 응시하며 의지할 뿐이다.
때로 눈부신 햇살과 고운 바람결 그것이면 족하게 된 것이다.
사람이란 원래 잘 변하는 것인지 아니 나란 사람만 그러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어볼 만한 인정 있고 친절한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사람이란 원래 이렇게 늙어가는 것인가 한다.
‘이제 곧 너희도 지나온 길을 그리워하며 추억으로 생을 걷게 될 것이다.’
언젠가 선생님 하신 말씀만 생생하다.
거울을 본다. 흰 머리카락은 확연히 드러나고 잔주름은 감출길이 없다. 새날마다 들뜨고 긴장이 서리며 반짝이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다.
눈부신 햇살이 창가로 쏟아진다. 이불을 널 듯 나도 어디 햇살 좋은 곳에 한동안 널어놓아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새로운 기운이 들어찰 수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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