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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권을 읽으면.. 849

한서이불과 논어병풍[이덕무청언소품]/정민/열림원

정조는 그의 책 읽는 소리를 아껴 임금 앞이라 자꾸 소리를 낮추는 그에게 자주 음성을 높일 것을 주문하였고, 책 교정말고 스스로의 저작을 남길 것을 권면하여 그를 감격시켰다. 39세 이후 15년 관직에 있는 동안 정조는 그에게 모두 520여 차례에 걸쳐 하사품을 내렸다. 그가 세상을 뜨자 정조는 국가의 돈으로 그의 문집을 간행케했다. 그리고 그 아들에게는 아버지의 벼슬을 그대로 내렸다. 23 봄비와 가을 서리 봄비는 윤기로워 풀싹이 떨쳐 돋아나고, 가을 서리는 엄숙해서 나무 소리도 주눅이 든다. -봄비와 같은 사람이 있고, 가을 서리와 같은 사람이 있다. 더불어 삶의 기쁨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있고 옆에만 서도 으스스 떨리는 사람이 있다. 훈기로 인정스레 가슴을 덮혀주는 사람이 있고 오싹하게 남의 가슴에..

벼락같은 말/정명섭/생각의 서재

비가 오지 않아도 꽃은 피어나고, 바람이 불어도 버드나무 가지는 저절로 흔들린다.-조주선사 조주선사에게 제자가 물었다. "인생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조주선사는 바람 부는 사찰의 뜰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비가오지 않아도 꽃은 피어나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버드나무 가지는 저절로 흔들린다." 나무가 물을 머금지 않으면 꽃을 피울 수 없다. 아무리 가느다란 버드나무 가지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세 살 먹은 아이도 알고 있는 이치를 당나라 최고의 고승 좆선사가 달리 대답한다. 눈앞의 현상에만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고승의 가르침 속에 꽃이 피고 지고 버드나무 가지가 흔들리는 이유는 비와 바람이 아니라 꽃과 나뭇가지에 내재되어 있는 운명 혹은 힘때문이다. ..

/에픽테토스의 인생수업/오기노히로유키/황혜숙옮김/samho MEDIA

자유롭고 싶다면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일' 에 마음 두지 않아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행복한 인생을 누리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에픽테토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병이나 죽음, 가난을 피하고자 한다면 불행해질 것이다.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은 혐오의 대상에서 모두제외하고, 우리에게 달린 것 중에서 '자연(섭리)에 밯나는 것'으로 혐오의 대상을 바꾸라.41 자기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애초에 바라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소 염두에 두는 것이, 갑작스러운 재난 앞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비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의 일에..

그때, 한비자를 알았더라면/한비자/손영석편역/스타북스

본심을 드러내지 말라-명석함을 감추어 두라 군주는 자기가 바라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바라는 것을 드러내면 신하들은 필시 거기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꾸미게 됩니다. 군주는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 놓고 말해선 안 됩니다. 의견을 표시하면 신하는 그에 맞춰서 자신이 남달리 뛰나다는 것을 보이려 하기 때문입니다...용기가 있어도 스스로 떨쳐 일어나거나 하지 않고 여러 신하들에게 그들의 무용을 힘껏 발휘하게끔 합니다. 38 철저하게 부사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라-리더는 부하의 재능을 얼마만큼 이뜰어 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당신은 귀신처럼 무자비해질 수 있는가!-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사람은 물러진다. 가깝고 총애하는 자일지라도 반드시 벌을 내리면, 소원하고 비천한 신분의 자는 일을 태만히..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테블라드/박미경옮김/다산북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1961년 스웨덴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며 스물여섯 살에 임원으로 지명되었지만 홀연히 자리를 포기하고 사직서를 냈다. 그 후 태국 밀림의 숲속 사원에 귀의해 '나티코',즉 '지혜가 자라는 자'라는 법명을 받고 파란 눈의 스님이 되어 17년간 수행했다. 승려로서 지킬 엄격한 계율조차 편안해지는 경지에 이르자 속 후에는 사람들에게 혼란스러운 일상속에서도 마음의 고요를 지키며 살아가는 법을 전하기 시작했다. 진정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유쾌하고 깊은 통찰력으로 스웨덴인들에게 널리 사랑받던 그는 2018년 루게릭병을 진단받았다. 급격히 몸의 기능을 잃어가면서도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계속해서 전했던 그는 2022년 1월 ,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난다는 말 ..

사람을 얻는 지혜/발타자르 그라시안/김유경옮김/현대지성

자기분야의 으뜸을 꼽되 그들을 넘어서려고 하라 탁월한 본보기를 선택하라. 이것은 모방보다는 경쟁을 위해서다. 명성에 관한 한 살아 있는 교과서로 통하는 위대함의 본보기들이 있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으뜸이 되는 사람들을 꼽되, 그들의 뒤를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그들보다 앞서기 위해 그렇게 하라. 알렉산더 대왕은 죽어서 묻힌 아킬레스가 아닌, 아직 그만큼 명성을 얻지 못한 자기 자신을 위해 울었다. 타인의 성망[명성과 덕망]으로 울리는 나팔처럼 마음에 야망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없다. 이것은 질투를 없애고, 관대함을 키운다. 104 비슷한 점이 있으면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맞출줄 알라. 지혜로운 프로테우스처럼 학자와 있으면 학자가 되고, 성인들과 있으면 성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

평생에 한 번은 꼭 채근담을 읽어라/홍자성/김이리엮음

바쁜 때일수록 여유를 잃지 말라 천지는 고요하지만 그 활동을 잠시도 멈추지 않으며, 해와 달은 담낮으로 달리고 있지만 그 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한가로운 때에 위급할 때를 대비하고, 바쁜 때에도 여유를 잃지 않아야 한다. 일이 뜻대로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라 은혜를 입고 있는 중에 재앙이 싹트는 것이니 만족스러울 때는 주위를 되돌아보라. 또한 실패한 뒤에 오히려 성공이 따르는 경우도 있으니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손을 놓지 말라.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됨을 알라 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바람에 맑은 이슬을 마시고 석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딪불이로 변해서 여름밤을 빛낸다. 깨끗함은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마땅..

사마천의 경제학/소준섭/서해문집

사마천은 중국역사에서 최초로 상품경제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고찰하였다. 아울러 그는 경제와 정치, 경제와 도덕 풍속의 관계라는 문제도 고찰하여 생산의 발전, 교환의 확대, 부국의 경제이론을 정리해 냈다. 물론 사마천이 단지 상업의 경제적 효능만을 본 것은 아니었다. 이 표면적 현상을 통하여 그는 본질을 꿰뚫어 본 것이며,동시에 그 본질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인식하였다. 그것은 바로 상업의 사회적역할이었다. 사마천이 말하는 "가장 좋은 정책은 '인지因之',즉 상황에 적절하게 따르는 것'이다. 사마천은 태공망을 대단히 흠모하였다. 태공망은 "땅은 소금기가 많은 개펄이었고, 인구는 매우 적은 "제나라의 실제상황에 근거하여 "여자들에게 방직 자수등의 일을 권장하고 동시에 어업과 염업을 개발함으로써"제나라를 부강하..

문장의 온도/이덕무/한정주엮고옮김/다산북스

쇠 절굿공이와 쌀가루 나는 이웃 노인이 쌀을 빻아 가루로 만드는 모습을 조용히 관찰해 보았다.. 그리고 탄식하면서 말했다. "쇠 절굿공이는 천하에서 지극히 강한 물건이다. 물에 젖은 쌀은 천하에서 지극히 부드러운 물건이다. 지극히 강한 쇠 절굿공이로 지극히 부드러운 쌀을 짓찧으니 순식간에 미세한 가루가 된다. 이것은 필연적인 형세다.그러나 쇠 절굿공이도 오래 사용하게 되면 손상되고 닳아서 짧아진다. 이로써 시원스럽게 이기는 자 역시 보이지 않는 손실을 입게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너무 굳세고 강한 것은 믿을 수 없다. " -강한 쇠 절굿공이는 물에 젖은 부드러운 쌀을 밯아 가루로 만든다 사람의 눈에는 가루로 변한 쌀만 보일 뿐 쇠 절굿공이는 처음 모습 그대로더, 그러나 그 변화가 지극히 미세해 눈에 ..

비슷한 것은 가짜다/정민/태학사

옛날에 고기古器를 팔려했으나 3년이 지나도록 팔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그 바탕은 딱딱한 것이 돌이었는데, 술잔으로나마 쓰려해도 밖은 낮고 안이 말려 있는데다, 기름때가 그 빛을 가리고 있었다. 나라안을 두루 다녀 보아도 거들떠보는 자가 있지 않자, 다시금 부귀한 집을 돌았지만 값은 갈수록 더 떨어져 수백 전에 이르게 되었다. 하루는 그것을 가지고 서여오에게 보여준 사람이 있었다. 여오가 ,"이것은 붓씻개이다. 돌은 복주 수산의 오화석갱에서 나온 것으로 옥 다음으로 쳐주니 민옥과 같은 것이다."하고는 값의 고하를 묻지 않고 그 자리에서 8천을 주었다. 그 때를 벗겨내자 앞서 딱딱하던 것은 바로 돌의 무늿결이었고, 쑥색을 띤 초록빛이었다. 형상이 낮고 또 말려 있던 것은 마치 가을 연잎이 시들어 그 잎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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