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 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 필사 2008.10.06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11시가 지나서 주사위는 적막 속에 잠겨 있습니다. 내 마음도 조용합니다. 하느님이시여! 이 마지막 순간에 나에게 이런 아늑한 기분과 힘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나는 들창가로 걸어갑니다.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나의 로테여! 나는 바라봅니다. 황급히 지나가는 구름을 통하여 아직도 영원한.. 책 만권을 읽으면.. 2008.10.06
그러나 하- 후- 그러나 하- 매출이 삼천원인데 비용은 이만원이고 걸인은 손을 내밀고 나는 천원을 건네고 고급 승용차로 바뀐 친구가 눈부시게 다녀가고 십오년가까이 그 한차를 나는 끌고 현대의 가난은 상대적 빈곤 부와 성공을 쥐고도 아름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나 나 지금 살아있고 .. 일기 2008.10.04
검은설탕이 녹는동안/전경린 "거절하면 간단 할 것이었다. 이십년이나 지난 시간을 굳이 돌이킬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피하지 않기로 했다. 약속은 사흘 뒤 점심시간 지나 차 마실 시간으로 잡았다. 그가 당황해하는 느낌이 역력했지만 그런 식으로 가볍게 비켜가고싶었다. 가방을 현관에 세워 둔 채 전화기 앞에 그대로 앉아 있.. 책 만권을 읽으면.. 2008.10.04
이른아침의 산행 안개 . 6시에 일어나 아이들이 내내 먹을 김밥을 만들어 놓고 우리의 보리밥꺼리를 만들어 산에 올랐다. 7시반에 출발했다. 산속의 주차장엔 차가 딱 한대 놓여 있었다. 그렇게 우리가 일찍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남편은 거듭나며 나의 의견을 따르고 있다. 그가 꼭 순한 양 같기만 하.. 일기 2008.10.03
그녀의 죽음을 보며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책도 읽히지 않았다. 가게 손님 또한 없었고 건물 공사 소리만 거리를 시끄럽게 했다. 읽던 책을 접어 두고 라즈니쉬의 틈을 다시 꺼내 들었다. 무릇 모든 것이 다 소중하겠지만 그것들을 이끌고 가는 '마음',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도 단단히 몸을 잡고 생의 .. 일기 2008.10.02
이상한 날 약간의 더위. 전기공사. 말썽을 피우던 형광등을 갈아끼웠다. 내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전기업을 하는 동생을 불러 간신히 교체할 수 있었다. 모양도 좋지만 편리하게 누구나 갈아 끼우게 해놓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동생을 부르니 나는 또 안쓰러워 지출을 두배이상으로 .. 일기 2008.10.01
목로주점/에밀졸라 "누구나 한번은 가는거야. 옥신각신 싸울필요 없어. 괜히 서두르는 것도 어이없는 짓이지. 하늘나라는 빨리 가고 싶다고 해서 빨리 가지는 곳도 아니지. 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도 있어.... 이여자도 처음엔싫어하더니 나중에 무척 가고 싶어했지. 그래서 내가 기다.. 책 만권을 읽으면.. 2008.10.01
'예순다섯살만 되봐라' 이해할 수 없는 그다. 꼭 5살 아이같다. 어떡하든 남과 어울리며 술을 기울이고 싶어한다. 어찌된 사람일까 일주일이면 가만 보건데 하루 정도 빼놓고 술을 먹는 것 같다. 견디는것이 용하다. 그의 속은 도대체 무엇으로 차 있는 것일까 다른 남자들도 그런가. 그건 아니지 싶다. 올바른 생활 태도와 바.. 일기 2008.09.30
변신/프란츠카프카 조금은 부족한 잠인듯 하였고 다만 피로가 확연이 풀리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수족을 제맘대로 쓸수가 없었고 움직이는 것이 자유롭지 못했다. 알수 없었다. 빨리 출근을 해야 하는데 그시각 그 때 그 차에 올라야 하는데.. 꿈속의 꿈은 아닐까 그러나 꿈은 정녕 아니었다. 아 이런 끔찍스러.. 책 만권을 읽으면.. 2008.09.30
벽擘/석민자 . 처저정! 소나무가 생으로 꺽여지며 내는 소리다. 사시장철 푸르자니 속까지 꽉꽉 채울 여력이 모자랐든가 살풋살풋 내려앉는 눈발에도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양이 꼭 속이 빈 강정만 같고 자신이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가 꺾여져 내리다말고 엉거주춤하게 걸쳐진 모양세가 가관이다. 마른나무도.. 필사 2008.09.30
조용한 월요일 추위는 물러갔고. 팔을 걷어부침. 고요한 월요일의 바람. 비발디의 오버에 협주곡에 묻혀있다. 몇날을 들어도 질리지 않고 좋기만 하고 마음이 안정된다. 조용한 월요일이다. 물건을 찾아갈 사람들은 오지 않고 있다. 언제 나오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임에도 발길이 없는 것을 보면 아마도 .. 통장잔고.. 일기 200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