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막내 나의 막내는 내년이면 중학생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생각은 군대 간 제 큰형보다도 깊고 넓다. 오늘은 녀석이 태권도 학원에서 썰매장에 가는 날이었고 날씨가 너무 추웠다. 따뜻하게 입혀 보내려는 나와 추워도 구색맞게 옷을 입으려는 아이와의 사이에 불협화음이 일었다. 녀석은 이제 .. 일기 2009.12.31
전사친구 눈망울은 이를데 없이 선하기만 하지만 그녀는 필경 전사다. 우린 2009년이 가는 마당에 조촐하게 소줏잔을 기울였다. 그녀가 없었다면 심오한 날들의 우리들의 얘기는 없었으리라. 아무도 그녀처럼 하지 못했다. 나도 그녀처럼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전사였다. 잠시 나는 잊었다. '전사'임을... 전사는 .. 일기 2009.12.30
한 겨울 정말 춥다. 발도 시렵고 다리도 춥다. 조끼도 추워서 점퍼를 입어버렸다. 일찍가야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늘 같은 퇴근시간이 되고 말았다. 엄마는 길이 미끄러워 못나오시고 막내동생이 나를 지키러 볼모로 잡혀있다. 용돈 쥐알만큼 안겨주어야 하겠다. 그녀석 5학년때 나는 시집을 가고 말았다. 나.. 일기 2009.12.28
나도 전사가 6시가 넘어서며 눈이 풀풀 날리다. 넘을 수 없는 일들을 넘어서는 여자가 있었다. 나는 따뜻하고 밝은 등 아래에서 더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 '전사'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일기 2009.12.25
내책을 갖게 되는 즐거움 드디어 책 세 권을 주문했다. 내 책을 가지게 된 것이다. 훗! 늘 빌려보게 되어 밑줄도 긋지 못하고 그랬는데 정말 신이난다. 언젠가 고등학교 동창회때의 일이다. 친구는 다짜고짜 나를 붙들고 이런말을 하는 것이다. '하여간 네 책은 굉장했어, 글자가 안보일 정도였고, 웃겼지. 그랬지?' .. 난 그랬다. .. 일기 2009.12.23
어느새 12월 현금을 받아놓고도 안받은것 같은 생각이 들어 손님께 실수를 하고 어른들의 잇따른 충고는 싫어하면서 저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고 도무지 아이들이 이해하지 않으며 혼자 속앓이를 하고 <시험때임에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것에..> 처음처럼 책을 읽지 않고 그때 언젠가 마음먹은 것처럼 .. 일기 2009.12.22
오늘은 종일 맹추위가 진을 쳤다. 내복을 두개나 입고도 다리가 썰렁했다. 오가는 이들은 한껏 고개를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도무지 문을 여는 사람이 없다. 이럴땐 마음곳간 채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다시금 난로앞에 앉아 책을 뒤적여보지만 순수히 내 곳간으로 .. 일기 2009.12.18
탤런트의 멋진 목도리 남편과 함께 보는 연속극이 있다. 가족드라마 인데 그곳에 내가 좋아하는 중견탤런트가 남편이 매고 있는 것과 똑같은 머플러를 했는데 어찌나 근사하고 매력적인지 .. 그를 보다가 남편을 보니 참 기가막혔다. 어쩌면 그렇게 다를 수가 있니 했더니 일어나 머플러를 다시 맨다. 훗! .. 웃긴다. 애고 애.. 일기 2009.12.17
아잣! 막내녀석에게 일기얘기를 한적이 언제인가 싶다. 분명 녀석은 일기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으리라. 나 또한 일기를 며칠 건너뛰었다. 다시 쓰려고 하니 쓰기가 싫어졌다. 습관이란 그런것이다. 한번이 두번이 되어버리고 두번이 이렇게 긴 시간 나를 잊게 하는 것이다. 오늘은 녀석에게 말을 건네보아야.. 일기 2009.12.16
여자는 죽을때까지 여자 우리 엄마는 일흔하고도 한해를 더 사셨다. 그런데 .. 거울을 들여다보며 한다는 말씀 '왜 이렇게 주름이 갑자기 많이 생겼지'라고 하며 무슨 관리를 해야겠다며 중얼거린다. 당신 나이를 생각지도 않다니... 에고.. 지나가던 강아지가 웃겠다. 그런 엄마를 보며 난 그런다. '엄마 , 엄마 나이가 몇인데 .. 일기 2009.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