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은편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오던 남자의 어깨가 닿았다. 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으나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날 올려다보더니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휴대전화를 매섭게 바라보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대중교통이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에서 실수로 타인과 몸이 닿는 순간 넌지시 미안함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무런 사과 없이 매섭게 쏘아보며 상대의 몸을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기 싸움을 하듯이 고개를 치켜드는 사람과 거리에서 맞닥뜨리는 날엔 기분이 상할 수 밖에없다. 뭐랄까. 비오는 날 출근길을 걷다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로부터 느닷없이 흙탕물 세레를 받을 때의 기분이라고 할까. 아무튼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건널목을 건너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