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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권을 읽으면.. 847

보편의 단어 /이기주

... .."맞은편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오던 남자의 어깨가 닿았다. 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으나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날 올려다보더니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휴대전화를 매섭게 바라보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대중교통이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에서 실수로 타인과 몸이 닿는 순간 넌지시 미안함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무런 사과 없이 매섭게 쏘아보며 상대의 몸을 밀치고 지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기 싸움을 하듯이 고개를 치켜드는 사람과 거리에서 맞닥뜨리는 날엔 기분이 상할 수 밖에없다. 뭐랄까. 비오는 날 출근길을 걷다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로부터 느닷없이 흙탕물 세레를 받을 때의 기분이라고 할까. 아무튼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건널목을 건너 '프..

대화의 밀도 ㅣ류재언 ㅣ라이프레코드

....  .."대화의 황금 비율은 3:7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7,상대가 이야기하는 것이 3이 아니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3, 상대가 이야기하는 것이 7일 때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세상에 완전히 틀린 건 없습니다. 고장 난 시계조차도 하루에 두 번은 제대로 된 시간을 가리키잖아요. " 대화에 있어서 완전히 틀린 것도 없고 절대적으로 맞는 것도 엇ㅂ다. 다만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를 무시하고 상대에게 자기 입장만 강요할 때 상대의 빗장은 더 굳게 잠기고, 대화는 단절된다. 시시비비로 시작하는 대화는 필연적으로 실패한다.  타인과의 습관적 비교는 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거의 확실한 방법이다. 그냥 주어지는 좋은 대화는 없다. 좋은 대화는 ..

걷기의 말들 ㅣ마녀체력 ㅣ유유

....."느릿느릿 갈수록 더욱 빨리 갈 수 있으며,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더욱 천천히 갈 뿐이라는 것은 하얀색 구역의 비밀이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 한다. 낯선 도시와 친해지는 최상의 방법은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걷기는 언제나 부재하는 이들에 대한 오랜 기도이고, 유령들과의 부단한 대화이다.  보폭과 방향이 제각기인 걸음들로 무수한 길을 낸다면, 한 번도 밟지 않은 눈을 걸어가는 일도 특별한 용기가 필요 없을 것 같다.  삶도 그러하다. 쉬지 않고 계속 달리는 것은 자해다.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가야 한다.   여행자는 우연을 운명으로 바꾸는 사람이죠. 잘못 본 지도, 놓쳐버린 버스, 착..

보통의 언어들 ㅣ김이나 ㅣ위즈덤하우스

... "나이가 든다는 것은 파도를 타듯 자연스러울 때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 육체가 약해지는 데에는 분명, 조금 더 신중해지고 조금 더 내려놓으라는 뜻이 있을지도 모른다.  꿈은 어딘가에서 날아온 꽃씨처럼 소리, 소문 없이 피어낫을 때 비로로소 꿈이다. 유난스럽다고 지적받은 적이 있다면 그 부분이 바로 당신을 빛나게 해줄 무언가일 것이다.  불안감에 빠진 나를 구원하려면 - 잠들기 전엔 최대한 지루할 것 같은 채널을 틀어놓는다. 편집 포인트가 거의 없는 다큐멘터리라든지, 내가 하등 관심이 없는 것에 대해 강연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어느날 자장가 용도로 틀어놓았던 프로그램 하나가 잠들려던 나를 일으킨 적이 있는데 바로 명상에 관한 강연이었다...매가 명상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

고요한 포옹 ㅣ박연준 ㅣ마음산책

.... .."나는 오랫동안 하기 싫은 일을 덜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회사에 취직하고 그만 둔 뒤 다시 들어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누군가는 내게 인내심이, 사회성이, 투지가 부족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때 나는 인내심도 사회성도 투지도 부족했을지 모른다.그렇지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나를 잃고 싶지 않았다. 부조리한 사회시스템에 끼어  함부로 나를 굴리다 타성에 젖은 , 비루한 영혼을 갖게 될까봐 두려웠다. .. 내가 바라는 건 하나였다. 내 영혼이 내 몸과 하나가 되게 해주세요 !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더라고 간극이 지나친 나머지 정신에 때가 끼지 않게 해주세요. 부디 '나'로 살게 해 주세요. 일을 마치고 집에..

위로받고 싶은 날에 ㅣ박수정 ㅣ지화상

......   "살다보면 무언가를 얻을 때도 있고, 무언가를 잃을 때도 있기 마련이죠. 사람들은 대부분 잃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얻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시간처럼 말이에요...잘 생각해보면 그 잃어버린 날 속에는 행복한 추억들과 즐거운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그러니 우린 잃은 게 아니라 시간이라는 것에서 추억이라는 더 큰 걸 얻는 거예요. 삶은 참아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좋은데 애써 참아야 하고 싫은데 애써 참아야 하고 슬픈데 애써 참아야 하고 힘든데 애써 참아야 하는  가끔은 모든 감정을 저 멀리에 날려보내고 싶다.  어떤 감정도 찾을 수 없게. 비가 내리는 건 당신을 우울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우울해하는 당신과 함게 울어주기 위해 내리는 걸지도.  하늘이 슬..

생각줍기 ㅣ김영훈 ㅣ교양인

.... ...내가 아닌 타인의 생각으로 밑창 갈고 굽 높이려 애쓰는 것은 허세에 불과하다. 그 걸음길이가 부자연스럽고 불편함은 내 것이 아니기에. 물은 흐른다. 하지만 웅덩이를 만나면 모두 채워야 다시 흐를 수 있다. 뭐든 머물고 고이면 썩는 것을 알기에 삶의 물꼬를 트련다.머뭇거림은 생각의 공회전이다. 시동켜기전 미리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심사숙고이기에 . 호박이 늙으면 맛이라도 있지만 사람이 늙는다고 멋스러워지진 않는다. 호박의 맛은 시간이 만들고 사람의 멋은 덕행이 만든다.  줄을 넘어야 줄넘기다. 넘지 않으면 그냥 줄에 불과하다. 삶은 무수한 줄이다. 넘어야 산다. 지금이순간은 내게 남은 시간 가운데 가장 젊은 날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살아온 시간중에 가장 성숙한 날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ㅣ민미레터 ㅣ빌리버튼

....  .."한껏 흔들리는 일 . 나뭇잎이 떨리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바라본다는 건 애정을 가지고 눈동자로 포옹하는것. 멀리서 본 나무는 살랑거리는 평온한 움직임인데 가까이서 본 잎사귀는 파르르 떨고 있다. 잎은 바람에 바뀌는 방향에 다라 빛을 받으며진한 초록에서 노란색, 흰색까지 다양하게 변했다. 흔들리는 일이 꼭 불안해 보이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한껏 떨리는 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이드는 게 두려운  단 하나의 이유는 앞으로 보내야 할 것이 많아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금도 보내야 할 것들이 밀려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버겁다. 삶은 내게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알려 주려고 했지만 나는 그 가르침에 대해 너무나 열등하다. 이쯤 되니 '..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ㅣ광수생각의 박광수 ㅣ애담

..."좋았던 날도 힘들었던 날도 결국 지나간다. 좋았던 날을 붙잡을 수 없듯이 힘들었던 날도 나를 붙잡을 수 없다. 좋았던 날, 힘들었던 날, 모두 어제이다. 오늘이 지나가면 난 내일 안에 서 있을 것이다. 좋았던 날이거나 힘들었던 날이거나 과거에 서 있지 마라. 겨울에 눈 쌓인 골목길에서 노상 방뇨를 한다. 도무지 녹을 것 같지 않은 눈들이 내 소변에 녹는다. 지퍼를 올리며 너무나 당연한 생각을 한다. 뜨거운 것들은 세상의 모든 차가운 것을 녹인다. 그런 마음으로 산다. 뜨거운 마음으로.  내가 손에 든 바람개비가 돌기 위해서는 언덕에 서서 바람을 기다리거나, 혹은 바람이 부는 곳을 찾아가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앞으로 힘차게 달리거나 이다.  하기 싫은 일은 하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은 애써 만..

식사가 잘못됐습니다ㅣ마키타 젠지 ㅣ더난출판

....건강 장수의 핵심은 식생활이다. 술을 마신다고 일찍 죽지는 않는다. 중노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오래 산다. 밥을 많이 먹으면 일찍 죽는다. 생선만 먹고 채소를 적게 먹는 사람들은 일찍 죽는다.  콩제품을 많이 먹는사람들은 오래 산다.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오래 산다. 과일을 많이먹는 사람들은 일찍 죽는다. 해조류를 많이 먹는 사람들이 오래 산다.   육류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일찍 죽는다. 염분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일찍 죽는다. 천천히 즐기면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 보충제와 아미노산 보충제가 신장을 망친다"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니 달걀이나 육류는 삼가세요"마흔가까이 되면 의사에게서 이런말을 자주 듣게 된다. 특히 여성이라면 폐경과 더불어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간다. 콜레스테롤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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