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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권을 읽으면.. 849

[책추천]바보철학 /우쉬에강/김영지옮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관용은 일종의 처세철학이자 고도의 정신적인 경지이기도 하다. 남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을 배우면 자신에게 관용을 베풀줄 알게 되고 운신의 폭도 훨씬 넓어진다. 한 고승이 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음식을 전부 야채로만 차리기로 한 잔치였으나, 자리에 앉고 보니 접시에 돼지고기 한 조각이 들어 있었다. 그를 따라온 제자가 일부러 젓가락으로 고기를 뒤적거려 주인에게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고승은 얼른 채소로 고기조각을 가려두었다. 잠시 후 제자가 또 돼지고기를 뒤적거리자 그는 고기가 보이지 않게 덮은 다음, 제자에게 속삭였다. "만일 다시 한 번 고기를 들춰내면 내가 멀어버릴 테다." 잔치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제자는 스승에게 물었다. "사부님, 요리사가 육식을 하지 않는 우리에게..

[책추천]아우렐리우스의 인생의 법칙

오래전 읽고 또 읽고 읽던책.. 어느날 책 정리하다 손에 잡혀 다시 들었다. 얇은 책이다. 그럼에도 거의 인생팩트를 옮겨놓은것이 아닌가 싶도록 구구절절 내게 필요한 말씀만 있다. 오늘도 나는 손님과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새삼 깨달았다. 그것은 어쩌면 내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알면서도 물러서지 못하는 이 형편없는 그릇크기를 어찌할지 모르겠다. 매일마다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오늘날 나는 이런후회로 머리를 벽에 박고 싶은 심정이다. 나이는 도대체 어디로 먹었는지 ... 스님말씀처럼 어떤 후회에 휩싸이기보다 알아차림으로 나를 다시 들여다보며 나에게서 빠져나와 그렇게 나를 바라봐야 하겠다.... 그렇구나, 그랬구나... 다음엔 아니면 되지 하면서.. 끄덕이며 새마음을 담아야 하겠다. 쉽지 않은 마음공부다...

사는게 뭐라고/사노 요코/이지수옮김/마음산책

를 읽고 그분의 책을 보기로 했다. 그분은 2010년 72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전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구분되지 않았다. 밝고 명랑하고 솔직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그 오랜동안 미스터최란 남자와 친구가 될수 있었지 싶다. 이웃집 어느 솔직하고 괄괄한 노처녀가 수다를 떠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다정한... 가볍고 편안하게 뒤적이며 읽게되었고 나도 그분의 글에 따라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분의 동화가 아주 가볍고 재미있을 것 같다. 언젠가 동화를 쓰겠다고 끄적이던때가 있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시절이었다. 그땐 어떤마음이었는지 글짓기에 미쳐서 밤새는줄도 모르고 정신을 놓았다. 어쩌면 지금 가죽공예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모습과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젊을때이니 자는 ..

친애하는 미스터 최 /사노 요코.최정호 글 /요시카와 나기 옮김/남해의봄날

1967 여기 온 이래 생활 리듬이 깨져서 편지를 쓰지 못했어요. 몇 번을 써도 안 됩니다. 저는 소설가는 포기하고 이태리에서 우표팔이 아줌마를 해야겠어요. 돈 계산을 속이는 우표팔이가 되어 택시 운전기사를 하는 남편하고 둘이서 그날 수입을 계산하면서 살면 인생이 즐거울 것 같아요. 사람을 여럿 속이고는 낮잠을 자요. 그래도 신앙이 두터워서 교회에 가 얌전하게 고해를 하고 몇 번 기도하며 용서를 받은 다음에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장사를 할 거예요. 건강하신지요? 철학에서도 과학에서도 슬픔을 느끼는, 전기담요를 붙들고 사는 벗이여, 베를린에 계속있으면 당신은 갈수록 점점 스스로를 닮아버리겠지요. 당신을 접어서 속달우편으로 밀라노에 보내면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당신은 스스로에게서 좀 멀어지고 전기담요에서 얻..

휴일의 에세이/이어령편저.생떽쥐베리, 카뮈등 56인지음/문학사상사

살아있는 사물들/르 클레지오/프랑스 한나절의 질서정연한 광경은 사라졌다. 물굽이는 끊임없이 그형태를 바꾸어서 이따금 너무 길어져 그 끝을 볼 수 없을 정도이고 이따금은 짧아져서 하나의 원을 이루기도 했다. 갑岬은 바다 가운데로 멀리 나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너무 멀어져서 조그만 그루터기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나무의 그림자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멀리서 둥그스름한 언덕들이 끊임없이 움직여서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때로는 세 개의 작은 산들이 지평선 가까이에서 사라져 땅 위에 하나의 커다란 검은 구멍이 파인듯이 보였다. 바다는 이따금 무척이나 평평하고 쓸쓸하여 마음이 아플정도였다. 그러다가 어떤때는 갑자기 수평선 위에 수직선으로 솟아올라서 무슨 성벽처럼 보이기도 했다. 때로 바다는 골함석 같아서 루비 송이처..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나태주 산문

"...더 나아가 좋은 차가 생겼을 때 그 차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친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일앋. 이름하여 '차의 벗'이라고나 할까 다행히 나에게는 그런 선배님이 한 분 계신다. 그분은 술도 잘 자시지만 차를 무척 좋아하여 좋은 차가 생기면 언제든 봉지를 갈라 나누어드리고 싶은 분이다. 그 선배님의 사모님 또한 차를 좋아하는 분이라 내가 전해준 차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차를 나누어 드리기를 참 잘했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실상 차를 아끼는 것이 아니다. 숨겨두거나 쌓아두는 것도 아니다. 적적하게 나누어 마시고 적절하게 소비해야 한다. 가령, 가을철이나 겨울철에 좋은 차가 몇 봉 수중에 들어왔다 치자. 그걸 욕심 사납게 아껴서 혼자 끓여 마셨다 하자. 나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봄이 되면..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나태주 <열림원>

그의 시를 종종 보았지만 시집을 사보기는 처음이다. 아무래도 곁에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책을 받고 설레임에 몇며칠 시를 들여다보았다. 따뜻한 봄날 그러나 어수선하고 전쟁을 치루고 있는 나날들.. 마음은 낮아지지 못하고 고달픈 세월속에 헤매이고 있다. 그의 시집을 읽고 다시 그의 산문집을 주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인생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는 사람없고 인생이 무엇인가 정말로 알고 인생을 사른 사람없다 어쩌면 인생은 무정의용어 같은 것 무작정 살아보아야 하는 것 옛날 사람들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오래 그래야 할 것 사람들 인생이 고달프다 지쳤다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가끔은 화가 나서 내다 버리고 싶다고까지 불평을 한다 그렇지만 말이다 비록 그러한 인생이라도 사랑하는..

길모퉁이에서/양귀자

"그리고 나는? 정신의 키를 높이지 못해 날마다 자기혐오에 살고 있는 나 같은 위인한테 세르토닌은? 그리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보다 미워하는 사람이 더 많아 늘 우울하기만 한 당신한테 세르토닌은? 그리고 여기 등장하는 그와 그녀한테는? 삶과 삶이 만나는 불가사의한 인연의 끈을 몇 개의 고정관념으로만 재단하려고 드는 그와 그녀한테도 역시 세르토닌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경우에는 보리수나무보다는 못해도 문어나 자두에도 그것이 함유되어 있다하니,, 문어나 자두를 권해볼 일이다. 보리수나무를 처방했다가는 범사의 오밀조밀함을 팽개치고 더 높은 데로 날아가 버릴 염려가 있으니까. 나는 사람이다 세상사에 감응하는 나름대로의 주파수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똑같은 일을 당해도 반응하고 받아들이고 하는 모습이 제각각인 ..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소설을 잘 읽지 못하는 나는 양귀자님의 글을 읽기로 했다. 모순을 만날때부터 이분의 책을 계속 읽어야 하겠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소설로 엮어질 경우가 대부분이겠으나 현실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한동안 글짓기에 푹 젖어들때도 있었고 종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길을 걷던 글쓰기에 행복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강민주는 그를 곁에 두고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 놀란다. 본인의 계획속에서만 모든 일들을 진행하며 이뤄내던 그녀였다. 감정이란 참으로 묘하다. 잘 설계한 도면의 계획처럼 진행되진 않는다. 감정은 물의 흐름이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다. 약간의 차질로 보았을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고 오해가 아닌 이해로 들어섰고 연극처럼 끝나고 싶지 않았..

양귀자의 모순을 읽고

오래전에 들여다 보았던 책이다. 그러나 줄거리의 어떤 생각도 올라오지 않았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안진진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야기의 끝은 기억에 없었다.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 것은 어떤연유인지 모르겠다. 허구의 이야기에 쉽게 동화되지 않는 내 모습엔 구차한 삶이 나를 붙잡고 셈을 잘하는 내겐 아까운 시간이라고 여기는모양이다. 안진진의 아름다운이모가 자살을 선택하는 뒷부분에서 눈물이 맺혔다. 진진의 삶과는 너무 다른 평화로운 삶을이어온 이모의 우울과 선택에서 눈물이 올라왔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진진이 나영규를 선택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내 딸이라면 분명 그와 묶어버렸을 것이다. 안진진은 누추한 삶의 일상에서 스물다섯나이에 어찌 사는것이 옳은일인지 안다. 사랑이라 믿었던 선하고 가난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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