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는? 정신의 키를 높이지 못해 날마다 자기혐오에 살고 있는 나 같은 위인한테 세르토닌은?
그리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보다 미워하는 사람이 더 많아 늘 우울하기만 한 당신한테 세르토닌은?
그리고 여기 등장하는 그와 그녀한테는?
삶과 삶이 만나는 불가사의한 인연의 끈을 몇 개의 고정관념으로만 재단하려고 드는 그와 그녀한테도 역시 세르토닌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경우에는 보리수나무보다는 못해도 문어나 자두에도 그것이 함유되어 있다하니,, 문어나 자두를 권해볼 일이다.
보리수나무를 처방했다가는 범사의 오밀조밀함을 팽개치고 더 높은 데로 날아가 버릴 염려가 있으니까.
나는 사람이다 세상사에 감응하는 나름대로의 주파수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똑같은 일을 당해도 반응하고 받아들이고 하는 모습이 제각각인 것 역시 각자의 주파수가 상이한 까닭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세상이 보내는 어지간한 신호를쯤이야 두루 받아들일 수 있는, 별로 까다롭지 않은 주파수를 지니고 살아간다. 다소의 잡음이 끼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포착해낸 신호를 해석하는 데는 크게 어려울 정도가 아닌 넉넉한 주파수.
그에 비하면 시인들의 주파수는 고감도의 기미까지 낚아채야 하는 특별한 예민함을 요구한다. 어떤 잡음도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시인들의 신호세계에 잡음은 금물이다. 시인들은 눈꼽만큼의 잡음 하나에도 마음을 다쳐서 하루 종일 안테나를 올리고 또 올린다. 하늘 끝까지 안테나를 올리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시인들이다.
시인들은 어쨌건 처음부터 다른 주파수를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그렇다고 믿기 때문에 나는 시인들의 주파수를 존중한다. 고감도만을 원하는 그들의 섬세한 감각을 존중한다.
오늘도 시인들은 어딘가 바람부는 언덕에 서서,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하늘 끝까지 안테나를 올리고 있을 것이다. 바람부는 날이면 시인을 찾아볼 일이다.
길위를 떠돌고 있으면 이곳에 저곳으로 달려가고 있다보면 언젠가 잃어버린 무엇, 사라져버린 무엇을 찾을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진다. 잃어버리고 사라져버린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느닷없는 생각에 때로는 후두둑 가슴을 떨기도 한다. 그럴때는 흘러가는 풍경속에 행여 잃어버린 내가 없는 지 눈을 씻어가며 차창 밖을 주시하곤 한다. 그리곤 중얼거린다. 언제쯤이면 과연 일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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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토닌은 행복감을 포함한 광범위한 감정을 느끼는 데에 기여한다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행복감이나 기타 끊임없이 부족함이 느껴지는 나는 자두를 사 놓고도 먹지 않고 있다. 다시 찾아 먹어야 하겠다는 오늘의 생각.
바람이 많이 분다.
특별한 주파수를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들... 작가님의 얘기가 맞는 것 같다. 시인근처라도 가는 이가 되고 싶었지만 주파수 자체가 신통치 않았을 뿐더러 너무나 평범한 생각으로 하루를 사는 이. 시를 읽고 글을 읽으며 하루하루 그 성숙으로 고운 사람이 되면 그것으로 족하겠다.
오늘의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떠돌았다. 앉아서 떠돌았다. 한곳에 집중도 못하면서 그렇게 세파에 휘둘렸다. 나의 길은 어디로 간것일까. 내길은 어느것인가. 너무 여러가지를 손에 쥐고 있지는 않은가 . 하나씩 털어낼때가 된것은 아닌가.
욕심으로 갈길을 잃고 헤매이는것을 안다. 나는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집중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사람이 되고 있다. 표류하는 배같기도 하다. 알고있으니 이제 잘 정리해서 편안하고 가벼운 길을 가야 할 것이다.
2월 19일에 도착한 책읽기를 이제야 마치고 정리를 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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