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이 더위에 이 빗속에 다만 한분의 손님이라도 걸음하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모든 삶의 배반을 견딜 수 있게 하여주심에 감사합니다. 고요한 마음을 지키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책속에 빠져들 수 있는 계기를 준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나를 끼워주지 않아도 내 이름을 거론해 준 친구에게 감사합.. 일기 2008.08.11
소나기 소나기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젊은아이 둘이 비를 맞으며 춤추듯 걷는다 흰옷은 다 젖었고 웃음띈 얼굴은 싱그럽기만 하다 문득 그들을 따라가고 싶었다 그러다 보면 비는 몸을 수없이 관통하고 내 어깨죽지위에선 파란 이파리 한무더기 돋아날것만 같다. 새옹지마 그들의 무거운 얘기를 들었다 이.. 일기 2008.08.09
말복 말복더위 어제는 입추였고 오늘은 말복이다. 말복 더위가 그야말로 굉장하다. 어제하고는 사뭇 다른 더위로 거리에는 사람이 드물다. 가끔 지나는 이들의 얼굴은 이마엔 주름이 드리워져 있고 온통 붉은 색이다. 가장 더운 이 시간 어디를 그리 바삐 가실까 에어컨을 켰다 껐다를 반복한다. 에어컨을 .. 일기 2008.08.08
맥주집에 손님이 없다. 맥주집에 손님이 없다 맥주집에 손님은 없고 식구들만 텔레비젼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그래도 그렇지 어쩌면 한명도 없을까 싶다. 어디랑 축구를 하는 것일까 나는 그런 것에 도통 관심이 없다. 남편은 축구를 한다고 일찍 집에 들어간다고 했다. 거리또한 텅 비었다.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은 사람.. 일기 2008.08.07
실수의 연발 장장 열네페이의 글이 날아가버렸다. 실수를 해서 글이 날아가도 다시 찾으면 잘 담겨 있기도 했는데 오늘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오전 내 필사한 논어 열네페이지가 날아갔다. 노자는 내 책이어서 느리게 읽고 있지만 이책은 빌린책이고 나는 이러한 실수를 벌여 놓고 황당해 하는 것이다. 오늘은 .. 일기 2008.08.06
오늘 나는 무엇을 배웠나? 그녀가 궁금하다. 가끔 내게 책을 빌려주는 그녀가 오랜만에 나타났다. 이곳에서 친정 부산에 다녀왔단다. 언니네 식구랑 즐거웠단다. 그녀는 언제나 얼굴이 환하다. 목소리도 '라' 정도이고 눈은 항상 웃음이 담뿍 담겨 있다. 집에서 나올때 항상 한권의 책을 들고 나오며 내게 빌려주고 간다. 오늘은 .. 일기 2008.08.05
말을 많이 해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반가운 옛 친구가 손을 흔들며 찾아주었다. 차한잔을 놓고 긴시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손님 없는 조용한 하루였기에 더욱 반가웠고 나는 신이 났다. 그가 가고 생각해 보니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까지 늘어 놓은듯 했다. 나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고 다.. 일기 2008.08.04
회심곡을 들으며 얼마전까지만해도 그분은 병환중이었지만 기원에 나가곤 하셨다. 나의 남편인 셋째 아들이 효자인탓에 평생 빠져 지내시던 것에 마음이라도 부치시라고 늘 기원에 모시고 가곤 했던 것이다. 며칠전부터 그는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인간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퇴근하.. 일기 2008.08.02
이럴수가 황당한 일이었다. 버스에 올라 줄곧 눈을 감고 창에 기대어 있었다. 왜그렇게 눈이 무겁게 내려앉던지 그저 그러고 있었다. 버스를 타게 되면 좋아하는 詩를 외우곤 하는데 다 접어 버렸다. 어느만큼 갔을까 불현듯 눈을 뜨고 옷깃을 여미는데 아뿔사! 옷안에 있어야 할 솔기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 일기 2008.08.01
아날로그 세대 아날로그 세대 나는 핸드폰 문자를 컴퓨터로 보내곤한다. 쇼핑을 그곳에서 하기 때문에 어떠한 실적으로 보너스 점수가 쌓여 있고 그것으로 항시 문자를 공짜로 보내는 습관이 들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때로 문제가 발생되고는 한다. 생전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니 쓰는 법을 종종 잊기도 하.. 일기 200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