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를 산다는 것 조선일보 6월 25일 惺全 스님. 남해 염불암 주지 문을 열면 산이 목전이고 귀를 기울이면 새의 낭랑한 노랫소리가 들린다. 새벽에 일어나 법당을 향할 때면 박명(薄明)을 밟고 다가서는 먼 산과 하늘을 향해 먼저 합장(合掌)한다. 숲과 바람과 달빛이 은성(殷盛)한 곳에서 나는 새로운 친구.. 신문에서 배우다 2014.06.26
무신론자도 좋아하는 성경구절 조선일보 6월 19일 목요일 윤희영의 News English 무신론자도 좋아하는 성경구절 “자신이 만든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나는 이해 할 수가 없다. ”전능함을 보여주려 악마도 만들었으면, 자기가 만든 악마의 행위에도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닌가.” “어느쪽일까. 인간이 하나님의 실수일.. 신문에서 배우다 2014.06.19
작정산밀(斫正刪密) 조선일보 6월 11일 정민의 世說新語 고전명문감상 수업 시간에 청나라 공자진( 공自珍:1792~1841)의 ‘병매관기(病梅館記)’를 함께 읽었다. 그가 쓴 병든 매화의 집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업자들이 파는 분매(盆梅)를 보니 하나같이 온전한 것이 없었다. 글 속에서 혹자의 입을 빌린 설명은 .. 신문에서 배우다 2014.06.14
여행의 기술, 절제 조선일보 6월 4일 一事一言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강렬한 쇼핑 욕구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생필품 한두 개 정도가 아니라 상점에 있는 코너 전체를 쓸어 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내게 그런 강력한 지름신을 내려준 곳은 바로 함부르크였다. 멋진 가방이나 액세서리가 아니라, .. 신문에서 배우다 2014.06.05
어느 ‘불량엄마’의 고백 5월 29일 조선일보 萬物相 아이 잘 키운다고 소문난 배우 채시라가 그제 점심 먹는 자리에서 ‘수포대포, 영포직포, 독포인포’를 아느냐 물었다. 왠 해괴한 고사성어인가 했더니 ‘수학을 포기하면 대학을 포기해야 하고, 영어를 포기하면 직장을 포기해야 하며, 독서를 포기하면 인생을.. 신문에서 배우다 2014.06.02
“식사나 합니다”의 깊은 뜻 조선일보 4월 14일 一事一言 “식사나 합니다”의 깊은 뜻 언젠가 아내는 아침식사로 선식이라는 가루 음식을 내게 권했다.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아내의 반강제와 선색을 더 좋다고 하는 아이들의 권유에 못 이겨 마치 쓴탕약을 마시듯 온갖 인상을 다 쓰며 몇 번 먹어보앗다. 도무지 식.. 신문에서 배우다 2014.05.27
몸살의 가르침 조선일보 4월 7일 一事一言 몸살을 앓았다. 분갈이 몸살이니, 이사몸살이니 또는 환절기 몸살이니 하는 고상한 몸살이 아니라 그럴 수만 있다면 이제 더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가혹한 몸살이었다. 머릿속의 생각과 기억이 다 타버릴 것 같은 고열과 ‘몸살통(痛)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 신문에서 배우다 2014.05.23
이사 가는 날 조선일보 2014.5.14 惺全 스님. 남해 염불암 주지 숲이 어느새 녹음으로 물들어 간다. 연둣빛 숲의 여린 그 빛을 물들어가는 녹음이 가리고 있다. 봄인가 싶었는데 숲은 어느덧 이른 여름을 말하고 있다. 숲은 무상함을 이렇게 색(色)으로 말한다. 하지만 밉지가 않다. 연둣빛 숲도, 녹음이 짙.. 신문에서 배우다 2014.05.17
임진마창(臨陳磨槍) 조선일보 2014.4.30 정민의 世設新語 ‘홍루몽’에 ‘적진과 마주해 창을 갈아봤자 아무 쓸데가 없다(臨陳磨槍,也不中用)’는 말이 나온다. 평소에 빈둥대며 놀다가 이제 막 전투가 시작되려는 참에 “잠깐 , 창날 좀 갈고 싸우자!”고 외치는 꼴이란 말이다. 200년전 다산은 ‘군기론(軍器.. 신문에서 배우다 2014.05.10
임진마창(臨陳磨槍) 조선일보 4월 30일 수요일 정민의 世設新語 임진마창(臨陳磨槍) ‘홍루몽’에 ‘적진과 마주해 창을 갈아봤자 아무 쓸데가 없다(臨陳磨槍,也不中用)’는 말이 나온다. 평소에 빈둥대며 놀다가 이제 막 전투가 시작되려는 참에 “잠깐, 창날 좀 갈고 싸우자!”고 외치는 꼴이란 말이다 . 200.. 신문에서 배우다 201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