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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은 글 877

오늘

"그러므로 내일 일을 생각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할 것이요 한 낱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다"-마태복음 6장 34절 많은 사람들이 "내일일을 생각하지 말아라."라는 예수의 말을 거부했다. 그것은 결코 실행할 수 없는 이상적인 충고이자 신비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말이라 여긴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일 일을 생각할 거야. 내 가족을 위해 보험에 들 거야. 노후 대비를 위해 저축도 해야지. 성공하려면 계획을 준비해야 해." 그렇다. 물론 그렇게 해야만한다. 하지만 제임스 왕의 통치 기간이던 300여년 전에 번역된 예수의 말의 의미는 오늘날의 의미와는 다르다. 300여년 전 '생각(thought)'라는 단어의 의미는 '염려(anxiery)'에 가까웠다. 최근에 번역된 성경은 "내일 일을 ..

한번에 한가지일

"테트 벤저미노는 이렇게 서술했다. 1945년 4월 나는 극심한 걱정 때문에 '경련선 가로 결장'증세를 보이고 말았다. 병의 고통은 어마어마했다. ....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진 나는 혼자 있을 때면 눈물을 흘렸다...그 때 그곳에 있던 군의관이 내게 건넨 충고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는 내 몸 곳곳을 청진하더니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테드 , 인생을 모래시계라고 생각하게, 모래시계 위쪽에는 수많은 모래알이 있지 그모래알은 서서히, 또는 일정하게 , 가운데에 있는 잘록한 부분을 통과하지.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모래시계를 깨뜨려 버리지 않는 한 한 알의 모래 이상 좁은 구멍을 통과하게 할 수는 없다네. 우리뿐만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 모래시계와 마찬가지야. 아침에 일과를 시작할 ..

무주상보시

채움과 비움이 자유로울 때 열리는 행복의 문/미산스님 '무주상보시'란 무엇인가 붓다는 행복을 성취하는데 매우 중요한 방법으로 나눔, 즉 보시바라밀을 가르쳤다. 우이세 본 사섭법四攝法중 첫번째가 보시섭이었듯이 깨달음을 추구하는 중생, 즉 보살이 수행해야 할 육바라밀 중에서도 첫번째 덕목이다. '바라밀'이란 보살이 이 고통의 언덕에서 최상의 행복인 저 열반의 언덕으로 건너가도록 하는 뗏목이나 나룻배와 같은 것이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어서 반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행복은 나눔을 통해서 증장되고 온전해진다. 행복은 채움과 비움으로 성취된다. 보시도 베푸는 것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도 포함된다. 베푸는 것이 비움이라면 받는 것은 채움이다. 채움과 비움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청..

좋은친구를 사귀는 것은 수행의조건/미산스님

우정이란 무엇인가? 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첫 걸음은 "어리석은 이를 멀리하고 현명한 이와 존경받을 만한 덕성과 수행을 갖춘 이들을 가까이 하는 것'이라고 붓다는 [최상의 행복경]에서 말한다. '어리석은 이'란 팔리어로 '발라bala'라고 한다. 이 말은 원래 철모르는 어린애라는 뜻이었지만 어리석은, 지혜롭지 못한, 악한 짓을 일삼는 사람이란 의미로 쓰인다. 이들과 함께하면 지혜롭지 못한 충고를 듣게 되므로 마음이 사악해지고 감관이 산만해져 자제할 수 없게 되면 행동이 거칠어지고 말이 조악해진다. 이로 인해 긑없는 감각적 욕망을 추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괴로운 삶의 늪에 깊이 빠지게 된다. 반면 '빤디따pandita'는 어질고 학덕이 있으며, 경험이 풍부하여 삶의 실질적인 충고를 줄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이..

반어구십半於九十/100리길에서는 90리가 절반이다

당나라 때 안진경의 [쟁좌위첩]은 정양왕 곽영의에게 보낸 글의 초고다. 행서의 絶品으로 꼽는다. 조정의 연회에서 백관들이 자리 문제로 다투는 일을 간쟁했다. 곽영의는 환관 어조은에게 아첨하려고 그의 자리를 상서의 앞에 배치하려 했다. 안진경은 붓을 들어 곽영의의 이런 행동을 준절히 나무라며 청주확금淸晝攫金,즉 벌건 대낮에 황금을 낚아채는 처신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중 한 대목이다. 가득차도 넘치지 않는 것이 부富를 길이 지키는 까닭이요, 높지만 위태롭지 않음이 귀함을 길이 지키는 까닭입니다. 어찌 경계하여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서경]에는 '네가 뽐내지 않으면 천하가 너와 더불어 다투지 않는다'고 하였지요. 이 때문에 100리길을 가는 사람은 90리를 절반으로 여긴다고 했던 것이니, 만년과 마무리가 ..

독서삼도/입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읽는다

송나라 주희가 [훈학재규]에서 말했다. 독서에는 삼도가 있다. 심도心到와 안도眼到, 구도口到를 말한다.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눈은 자세히 보지 못한다. 마음과 눈이 한곳에 집중하지 않으면 그저 되는대로 외워 읽는것이라 결단코 기억할 수가 없고 기억한다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삼도 중에서도 심도가 가장 급하다. 마음이 이미 이르렀다면 눈과 입이 어찌 이르지 않겠는가? 이른바 '독서삼도讀書三到'의 이야기다. 비중으로 따져 심도를 앞세우고 안도와 구도의 차례를 보였다. 안도는 눈으로 읽는 목독目讀이다. 구도는 소리를 내서 가락을 타며 읽는 성독聲讀이다. 심도는 마음으로 꼭꼭새겨서 읽는 정독精讀이다. 눈으로만 읽으면 책을 덮고 남는 것이 없다. 입으로 읽는 것이 좋지만, 건성으로 읽으면 소리를 타고 생각이 ..

득구불토得句不吐

말을 아껴야 안에 고이는 것이 있다 옛 전시 도록을 뒤적이는데, 추사의 대련 글씨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옆에 쓴 글씨의 사연이 재미있다. 유산酉山대형이 시에 너무 빠진지라, 이것으로 경계한다. 유산은 다산의 맏아들 정학연이다. 아버지가 강진으로 유배간뒤 그는 벼슬의 희망을 꺾었다. 다산은 폐족廢族이 된것에 절망하는 아들에게 학문에 더욱 힘쓸 것을 주문했지만, 그는 학문보다 사문에 더 마음을 쏟았다. 추사는 그와 막역한 벗이었다. 추사가 정학연에게 써준 시구는 이렇다. 구절을 얻더라도 내뱉지 말고 시 지어도 함부로 전하지 말게. 마음에 꼭 맞는 득의의 구절을 얻었더라도 꾹 참고 뱃속에만 간직하고, 흡족한 시를 지었다 해도 세상에 함부로 전하지 말라는 얘기다. 정색의 말이라면 들은 상대가 대단히 불쾌했을 ..

다자필무多者必無:바쁜일상에서 단출한 생활을 꿈꾸다

버쁜 일상속에서도 평온을 꿈꾼다. 일에 파묻혀 살아도 단출한 생활을 그리워한다. 명나라 살마 팽여양의 [목궤용담]을 읽었다. 책상앞에서 창을 반쯤여니, 고상한 흥취와 한가로운 생각에 천지는 어찌 이다지도 아득한가? 맑은 새벽에 단정히 일어나서는 대낮에는 베개를 높이 베고 자니, 마음속이 어찌 이렇듯이 깨끗한가? 새벽창을 여니 청신한 기운이 밀려든다. 생각은 끝없고 천지는 가없다. 낮에는 잠깐 눈을 붙여 원기를 충전한다. 마음속에 찌꺼기가 하나도 없다. 몹시 조급한 사람은 밬드시 침착하고 굳센 식견이 없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은 대개 우뚝한 견해가 없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틀림없이 강개한 절개가 없다. 말이 많은 사람은 늘 실다운 마음이 없다. 용력이 많은 사람은 대부분 문학의 아취가 없다. 어느 한 부..

새것을 받아들일 빈 공간이 없으면 새것이 들어올 수 없다

내가 오래전에 깨달은 사실이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말할 때, 그것은 환자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말이 아니라, 의사가 받은 교육과 경험 속에서는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치료법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환자가 똑 같은 병을 이겨냈다면, 인간의 육체는 분명 치유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주술사와 여자 치료사의 긴 시간 토론하면서, 나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믿기 어려운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다. 그들은 말했다. "치료는 시간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질병과 치료는 둘 다 한 순간에 일어납니다." 나는 그들의 말을 이런식으로 해석했다. 인간의 몸은 세포차원에서는 완전하고 정상적이며 건강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어떤 세포에 최초로 혼란스럽고 비정상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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