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유람/송익필 베옷 입은 야인 서너 사람이 티끌세상 바깥에서 노니나니, 골이 깊어 꽃마음도 게으르고 산이 겹쳐 물소리도 그윽하다. 야트막한 산은 잔 속의 그림이요, 길이 부는 바람은 소매 속 가을일다. 흰 구름이 바위 아래 서려나니, 돌아가는 길엔 푸른 소를 타리로다. 애송 詩 2013.09.17
강 /안도현 강 /안도현 너에게 가려고 나는 강을 만들었다 강은 물소리를 들려주었고 물소리는 흰 새떼를 날려보냈고 흰 새떼는 눈발을 몰고 왔고 눈발은 울음을 터뜨렸고 울음은 강을 만들었다 너에게 가려고 애송 詩 2013.09.14
빈상자/장 그르니에 . 빈상자/장 그르니에 빈 상자는 꽉 찬 상자보다 맘에 든다 꽉찬 상자에 대해, 나는 알고 있거나 무엇이 들어있는지 짐작한다 빈 상자는 어디다 쓸지 모른다 그것은 꿈의 그릇이다 . 애송 詩 2013.08.27
[스크랩] 커피 가는 시간/문정희 -커피 가는 시간/문정희- 아직도 쓸데없는 것만 사랑하고 있어요 가령 노래라든가 그리움 같은 것 상처와 빗방울을 그리고 가을을 사랑하고 있어요, 어머니 아직도 시를 쓰고 있어요 밥보다 시커먼 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몇 권의 책을 끼고 잠들며 직업보다 떠돌기를 더 좋아하고 있어요.. 애송 詩 2013.08.23
燕堂卽事연당즉사 삶은 아름다운 여행/소강절 냇물 위로 푸른 봉우리 서 있고 숲 사이로 맑은 물 흐른다 구름은 한가로이 이리저리 떠다니고 이름모를 새 한 마리 날아든다 떠나올 때 약속하지 않았고 돌아갈 날도 정하지 않은 여행길 먼지같은 인간사 억지로 만들지 않는다. 한자생략- 애송 詩 2013.08.19
[스크랩] 또·@/이생진 -또·@/이생진- 골 빠진 사람들이 골뱅이(@)를 믿는다 연애란 우체통에 부탁해야 추억이 되는 것인데 집배원은 받는 사람의 표정 때문에 시골길을 마다하지 않았고 편지 하나 나르는데 한나절 걸려도 가는 길을 멀다하지 않았는데 '이(@) 느린 놈에게 총알 같은 속달을 맡겼으니 무자비한 .. 애송 詩 2013.08.16
[스크랩] 죽 쑤기/이생진 -죽 쑤기/이생진- 죽 쑤기가 쉽다는데 내겐 어렵다 쌀을 씻어서 물을 밥이 실패할 만큼 많이 아주 많이 고의적으로 밥은 실패하고 죽은 성공하도록 그렇게 물을 많이 넣고 끓였는데도 죽이 안 된다 이상하다 밥이 실패해서 죽이 되도록 물을 더 붓고 또 끓엿다 그런데 밥은 실패하지 않고 .. 애송 詩 2013.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