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죄가 많아서 이렇게 사나요 - 저는 전생과 후생에 대해서스님께 여쭤 보고 싶습니다.
지금제가 남편 간병을 18년째하고있는데,
'네가전생에죄가많아서 그업을따라가니까 후생에 또
다시 이렇게 안 살려면 이 업을 다 닦고 견뎌라'
하고 말씀들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어 이러고
살고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러면 제가 하나 거꾸로 물어볼께요. 병원에 있는 간호사들은 전생에 얼마나 죄를 많이 지어서
그렇게 매일 환자만 보살피며 살고 있을까요.
또 병원에 있는 간병인들은 전생에 얼마나 죄가 많아가지고 자기 남편도 아니고 자기 가족도 아닌
남의 가족인 환자를 이렇게 돌아가면서 간병을 해야 될까요?
어떻게 생각해요(청중웃음) 왜 아픈 환자를 돌보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지요?
아픈환자를 돌보는 것은 좋은 일이잖아요. 그런데 왜 그걸 죄값이라고 생각합니까? 지금 결혼생활이 몇년 째에요?"
"35년 됐습니다."
"18년이면 절반을 간병했네요. 그 전 17년도 남편한테 별로 도움을 못받았나 봐요? 도움을 받았으면 빚 갚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러니까 17년 결혼생활도 남편 도움을 못받은 데다가 18년을 다시 병간호 한다고 생각하니까 계산을 해보니 밑지는 장사 아니에요? 그죠?
그러면 왜 이렇게 밑지는 장사를 계속해야 되느냐' 생각해보니, '아, 이게 전생의 빚이구나.
그러면 빚을 갚아야 되겠다' 이렇게 계산이 되면 조금 받아들이기가 낫겠지요.
그런데 '진짜 빚을 졌을까? ' 이게 이제 궁금하다는 얘기 아니에요?
그럼 만약에 제가 전생에 빚진 거 없다고 질문자한테 말하면 남편을 어떻게 할거예요?"
"이 빚을 못갚으면 후생이 있다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후생에 가서도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정말로 후생이 있다면 이생에서 좀 힘ㅁ들더라도 다 갚아야 되지 않겠나 하면서 견딘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전생에 빚진 게 없으면 후생에 갚을 것도 없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스님이 '당신 내가 보니까
전생에 빚진 거 없어' 이렇게 얘기하면 자기는 지금 남편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거예요.
남편 갖다 버릴 거예요? 남편한테 내가 아무것도 빚진 게 없다면 어떻게 할 건지를 물어보는 거예요."
"같이 안 살것 같습니다."
"그럼 남편은 누가 보살펴요? 남편엄마가 돌봐야 돼요?"
"남편이 엄마가 없어서 만나게 됐습니다."
"남편이 엄마가 없으니까 시집살이는 안 했을 거아니에요? 이것이 시집살이라고 생각해야지요. 그러니까
여러분들 왜 시집살이를 힘들어해요? 이럴 때 남편을 엄마한테 줘버리면 되잖아요.(청중웃음)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줄 곳이 없잖아요. 그럼 남편을 어디에 갖다 버리려고 그래요?"
"남편이 엄마가 없어서 제가 엄마처럼 잘해주고 싶어서 만났는데 해주면 해줄수록 저한테 자꾸만 기대고 이러다 보니...,.
자녀는 남패가 있는데 서른다섯살과 서른 살입니다."
"그럼 애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엄마, 아빠 버려라' 이렇게 생각해요?"
"절대로 그런말은 안 하고 '엄마는 부처님 좋아하니까 큰아들 하나 더 키운다고 생각하세요 ' 라고 해요."
"그건 나쁜 자식들이네요. 그건 스님이 할 얘기인데, 제 법문을 어디서 듣고 가서 자기들이 거기에다 써먹었나요?(웃음)
손자들도 있어요?"
"네, 있습니다."
"손자들 봐 달라 소리는 안 해요?"
"네".
"그런데 질문자가 남편을 안 돌보면 할머니가 되어서 손자 돌보는 데 등골이 빠질 거예요. 남편이 무슨 병이에요?"
"알콜성 치매에다가 중풍이 세 번씩이나 재발을 했어요. 지금은 술을 안 먹습니다. "
"그러면 치매상태인데 의사가 볼 때는 한 팔십까지 살겠다 그래요?"
"예. 1년에 한 번씩 신수보러 가면 저보다 오래 살거라고 해요. 남편은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아서 대통령보다 더 많은
복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만사에 걱정이 없고 아무것도 하는 게 없으니까요."
그래요. 그 말은 맞는 것 같아요. 마누라 하나 잘 만난 것이 큰 복이지요."
...
...
..
질문자가 간호해주면 남편은 좋은 데 질문자가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오래 할 수가 없어요.
또 나한테는 좋은데 남한테 손해되는 것도 오래 지속이 안돼요. 왜 그럴까요? 그 사람이 가만히 있지를 않지요.
그러니까 내 행복이 지속 가능하려면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돼요. 남편 간호하는 것을 '복 짓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간호하는 게 행복해요.
수녀님들은 자기 남편, 자기 자식도 아닌데 장애인들과 환자들을 돌보잖아요.
바로 이런 것이 복 짓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분들은 천국에 가는 겁니다.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지금 수녀가 된 게 아니고 복을 지어서
천국에 가려고 하는 겁니다.
이처럼 누구는 복 지으려고 타인을 이렇게 돌보는데 남도 아니고 누구입니까? 내 남편이잖아요.
그러니 복 좀 지으세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남편이 병이 났으니까 남도 이런 일 하면서 복을 짓는데 이참에 나도 복이나 좀 짓자'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복 지어 놓으면 다음에도 괜찮고 내 생애에도 괜찮아요. 아시겠죠?
그러니까 천국 가는 티켓을 쥐고 있는 거예요.
극락 가겠다고 나무아미타불을 열심히 부르지만, 복을 지으면 저절로 극락에 가게 돼요.
이렇게 마음을 조금 가볍게 가지세요. 생각을 바꾸면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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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말씀은 언제나 명쾌하다. 말씀을 들으며 그 쉬운답이 있었는데 왜그렇게 힘들게 생각하고
고민했을까 싶기도하다.
이제 십년넘게 말씀을 듣고 실행하려 하다보니 도인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오늘도 남편은 앉아서 종종걸음으로 바쁜 내게 '냉커피 한 잔만 타줘'.. 하는 것이다.
자기는 텔레비젼 앞에서 가만 앉아 있으면서 말이다.
일터로 나가면 밤 10시나 되어 돌아오는데
작은 안식이라도 얻고 건강을 챙기려고 조금 걸으려 하는데 그 시간조차 빼앗는 것이다.
가족들의 아침과 점심 저녁찬까지 준비하느라 정신없는데 ....
다른 날은 아뭇소리 없이 잘 해주다가 오늘은 한 소리를 해버렸다.
내 모습이 안보이냐? 바쁜거 안보이냐?
턱밑까지 나쁜소리가 올라왔지만 누르고 걸으려 나가려는데
일어나 커피포트를 잡는 것이다.
..
참 해도 해도 평생을 변하지 않는모습을 보며 젊을 땐 정말 병만 들어봐라... 하는 나쁜 생각도 했드랬다.
이젠 웬만하면 그냥 다 들어주지만 혹 가다 한번씩 브레이크를 걸곤 한다.
정말 나이가 들어도 철도 안들고
아들이 도대체 몇인지...
그야말로 전생에 무슨 빚을 지었나 하곤 했었다.
이승에서 그 빚을 다 갚아야 다음엔 좋은 사람만나겠지 했다.
그러나 스님말씀을 떠올리고
좋은마음을 끌어올려 해달라는 것 다 해주지만...
아마도 다음생에 태어난다면 그의 모습을 멀리서라도 만나게 된다면 줄행랑을 칠 것 같다.
어떤 남자든 ... 결혼이란것은 쳐다도 보지 않을 것 같다.
스님의 책 야단법석은 1.2권이 있다... 사람들의 고민은 밑도 끝도 없다.
많은 이들이 깊은 고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생각하면
내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도 좋은말씀 덕분으로 마음도 차분해지고 결론도 금방 낼 수 있게 된다.,..
사는날 까지 지금이 좋은 줄 알고 더 나쁜일이 없는 것이 행복인 줄 알고
모든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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