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양귀자의 모순을 읽고

다림영 2021. 1. 3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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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들여다 보았던 책이다. 그러나 줄거리의 어떤 생각도 올라오지 않았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안진진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야기의 끝은 기억에 없었다.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 것은 어떤연유인지 모르겠다. 허구의 이야기에 쉽게 동화되지 않는 내 모습엔 구차한 삶이 나를 붙잡고 셈을 잘하는 내겐 아까운 시간이라고 여기는모양이다.

 

안진진의 아름다운이모가 자살을 선택하는 뒷부분에서 눈물이 맺혔다. 진진의 삶과는 너무 다른 평화로운 삶을이어온 이모의 우울과 선택에서 눈물이 올라왔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진진이 나영규를 선택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내 딸이라면 분명 그와 묶어버렸을 것이다. 

안진진은 누추한 삶의 일상에서 스물다섯나이에 어찌 사는것이 옳은일인지 안다.

사랑이라 믿었던 선하고 가난한 남자의 사랑을 송두리째 엎어버렸다.

그녀는 아버지를 닮아 그렇듯 현실적인 사람은 아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고 그남자의 그후가 염려되었다.

 

스물다섯의 나는 소설속 안진진과는 다른선택을 했다. 

진진의 엄마처럼 두 주먹을 쥐고 가족을 위해 벌판으로 사각의 내 일터로 불철주야 무거운 배낭을 매고 그날후로 이제껏 아침저녁을 똑같은 일상으로 반복하고 있다. 

친구들은 저마다 왜 그리 사느냐 좀 놀아라 . 술한잔하자 여행가자 하지만 난 그런것들은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작은 여유한줌이란것들은 모두 내 일터에서 이루어진다. 와인반잔에 혹은 막걸리 반잔에 음악과 빗소리와 눈소리 산오르는 소리 모두 그 자리에서 얻는다. 새장에 갖힌새는 그것에 익숙하고 그것이 편한것이다. 새롭고 화려한 것은 낯설어 싫다. 

 

주말 늦은밤, 잠깐 텔레비젼앞에 앉았다.

사각지대를 벗어난 이야기였다.  누군가 윗층에서 죽어도 아무도 알고자 하지 않았으며 눈치조차 챌 시간도 없었다.

매번 똑같은 곳에서 라면만 사갔음에도 누구도 물어주지 않았다.

추운겨울 맨바닥에 앉아 지나는 이들에게 무언가 쓴 종이를 봐달라고 ..  도와 달라고 말없이 소리지르는 이가 있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그를  길가던 따뜻한 한 복지사의 마음이 그를 발견했고 도울수 있었다. 집에는 어머니의 시신이 언제부터 있었는지.....그런 참혹한 곳에서 그가 삶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그때까지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도움받을 수 있는 서류를 떼러다닐수도 없는 지각능력을 지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류가 미비하고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한달수입이 달랑

이십칠만원의 임에도 도와줄수 없다는 행정....

거짓으로 위장하는 일들이 많다며 어쩔수 없다고 한다. 이해못할 일은 아니지만 그들을 위한 

특별한 법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어느날 라면살돈이 사라지고 전기와 가스가 끊기고 그러한 냉방에서 삶과 사투를 벌이다 이승의 인연을 다한 기막힌

부부얘기도 있었다.

화려한 문명의 시기에 곳곳에 전쟁때보다 더 서러운 냉담과 냉철한 행정속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일이 있을수 있는지 참으로 의문이다. 

 

세상은 온통 모순투성이다. 인지능력이 부족한 혹은 경제능력도 없으며 몸이 아픈 기타등등으로 서류를 뗄수 없는 사정을 가진자들은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 한다. 암담한 우울들이 판을 치는 요즘  모순을 읽으며 주변에 보이는 모순들을 

생각한다.  이 나라는 좋은나라인가를 생각한다. 지난이국종선생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드러나지 않는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모순덩어리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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