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를 종종 보았지만 시집을 사보기는 처음이다.
아무래도 곁에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책을 받고 설레임에 몇며칠 시를 들여다보았다.
따뜻한 봄날 그러나 어수선하고 전쟁을 치루고 있는 나날들..
마음은 낮아지지 못하고 고달픈 세월속에 헤매이고 있다. 그의 시집을 읽고 다시 그의
산문집을 주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인생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는 사람없고
인생이 무엇인가
정말로 알고 인생을 사른 사람없다
어쩌면 인생은 무정의용어 같은 것
무작정 살아보아야 하는 것
옛날 사람들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오래 그래야 할 것
사람들 인생이 고달프다 지쳤다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가끔은 화가 나서
내다 버리고 싶다고까지 불평을 한다
그렇지만 말이다
비록 그러한 인생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조금쯤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닐까
인생은 고행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다
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
'여행'이란 말로 한번 바꾸어보자
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일 거냐
너도 부디 나와 함게
힘들고 지치고 고달픈날들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
지구여행 잘 마치고 지구를 떠나자꾸나
봄
봄이란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아직은 겨울이지 싶을 때 봄이고
아직은 봄이겠지 싶을 때 여름인 봄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봄
우리네 인생에도
봄이란 것이 있었을까?
어머니의 말씀의 본을 받아
어려서 어머니 곧잘 말씀하셨다
얘야, 작은 일이 큰일이다
작은 일을 잘하지 못하면 큰일도 잘하지 못한단다
작은 일을 잘하도록 하려무나
어려서 어머니 또 말씀하셨다
얘야, 네 둘레에 있는 것들을 아끼고 사랑해라
작은것들 버려진 것들 오래된 것들을
부디 함부로 여기지 말아라
어려서 그 말씀의 뜻을 알지 못했다
자라면서도 끝내 그 말씀을 기억하지 않았다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얼른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하루 한 날도
평화로운 날이 없었고 행복한 날이 없었다
날마다 날마다가 다툼의 날이었고
날마다 날마다가 고통과 슬픔의 연속이었다
이제 겨우 나이 들어 알게 되었다
어머니 말씀 속에 행복이 있고
더 할 수 없이 고요한 평안이 있었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그것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그리하여 나 젊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작은 일이 큰일이니 작은 일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네 주변에 있는 것들이며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라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타일러 말하곤 한다
지금껏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목을 매고 살았다
기를 쓰고 무엇인가를 이루려고만 애썼다
명사형 대명사형으로만 살려고 했다
보다 많이 형용사와 동사형으로 살았어야 했다
남의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 것을 더 많이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살았어야 했다
내가 얼마나 귀한 사람인가를 처음부터 알았어야 했다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애당초 그것은 당신 안에 있었고
당신의 집에 있었고 당신의 가족, 당신의 직장 속에 있었다
이제부터 당신은 그것을 찾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마음의주인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마음 하나
제대로 데리고 다니지 못해 이 고생입니다
날마다 찔름찔름 넘쳐나는 이 마음 하나
어디라 부릴 곳 없이 이러이 서성입니다
날마다 날마다는 아니지만 가끔씩
나의 마음을 받아주세요 다스려주세요
갈기 센 마음의 고삐를 잡아
주인이 되어주세요.
풀꽃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좋다
좋아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아
사십
1
아무래도 내리막
비탈길이다
빠른 걸음으로 가야 하는 길이다
가진 것은 없지만 그래도
버리면서 버리면서
가야 하는 길이다
2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걸
갖지 못하는 것은
쓸쓸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걸
누리지 못하는 건
섭섭한 일이다
더구나 남들이 다 버리는 걸
버리지 못하고 사는 건
답답한 일이다
3
물은 흘러간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지며 흘러간다
물은 울며간다
내가 버리지 못한 것을
버리며 울며 간다
그러나 물은
외톨이라는 점에
나와 같다
4
모든 사람으로부터 받은 찬사는
찬사가 아니다
둥지로부터 받은 찬사도
찬사가 아니다
그것은 욕설이요 소음이요
낭떠러지로 가는 눈먼 길이다.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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