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소란-박연준의 산문집을 읽고

다림영 2021. 1. 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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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과를 줄 때 행복하다. 별일 아닌데 웃을 수 있다.

손님을 모셔놓고 사과를 내오며 이 말을 하기 위해서 "제가 사과드릴게요" .

 

사과드려? 뭘? 하면서 상대방도 클클클, 나도 킥킥킥,

가까운 사람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 있는데 쑥스러워 망설이고 있다면

사과 한 알을 들고 엉덩이를 씰룩이며 , 혹은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며 걸어가보라,

우스꽝스러운 그 모습에 상대는 벌써 웃음을 터트릴 것이다.

사과를 불쑥 내밀며 공손한 말투로 '사과 드릴게요' 하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도 웬만한 잘못이라면 금세 덮어주지 않을까?

 

사과란 우리에게 얼마나 이로운 과일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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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신나는 판단으로 책을 읽고 즐거워졌다.

늘 옆에 사과를 지니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과할 일이 많아서는 안됨은 알고있다.

사과를 나눠 먹으며 사과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지어진다.

벌써 행복해진다.

친구를 만날때 혹은 손님과 얘기할때 불현듯 쑥 내밀며 미소를 던져야 하겠다.

즐겁고 재미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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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침에는 가벼운 파랑, 점심에는 묵직한 노량, 저녁에는 구불거리는 갈색이 되었다.

구절초와 칼국수와 바다를 좋아했고, 단단한 돌멩이처럼 건강했으며 빠른동작속에 느림을 

품고 있었다. 걱정이 생길때면 걱정을 돌돌 말아 배낭의 작은 주머니에 넣어두고는, 

꼼짝 못하게 만들 줄도 알았다. 걱정은 납작하게 접혀 희미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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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멋진 남자처럼 걱정을 돌돌말아서 한줌의 공기조차 모두 빼어 압축도 하여

보이지 않게 잘 정리해야 하겠다.

맛있는 글이었다.

인터넷추천으로 책을 사게 되었는데

글읽기가 무척 재미있었다. 그러면 되는 거였다. 그리고 이리 마음에 들어오는 글들이

있으니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소원했던 책 읽기속에서 은 반지를 만들때처럼

모나고 거친곳을 줄로 잘 갈게되는 순간들... 

작은 기쁨으로 일렁이는 순간들이었다. 

 

#박연준산문 소란#사과와사과#

#책읽고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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