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욘케이 밍규르 린포체/류시화.김소향 옮김/문학의 숲

다림영 2012. 6. 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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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의 마음공부

 

돌아다니는 마음을 감시하지 못하면
수행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산티데바<입보리행론>

 

여러 해 전 내가 인도의 거리를 걷고 있을 때였다. 길 대부분이 아직 자갈로 포장되어 있는 상태였다. 서두르는 바람에 샌들 신는 걸 잊고 숙소를 나선 나는 곧 후회했다. 자갈로 된 길을 맨발로 걷는 기분은 아무래도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한 인도인 의사에게 이 경험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는 말했다.


"네, 아주 좋아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묻자 그는 고대 의학 체계에 따르면 발바닥의 여러 지점들을 누르는 것은 몸의 여러 내부기관과 조직의 활동을 자극함으로써 전신을 건강하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발반사 요법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들은 이미 그것이 주는 이점을 알고 있을 테지만 나로서는 그것이 매우 참신한 생각이었다. 의사의 설명을 듣고 난 후부터 나는 더 자주 맨발로 다녔다. 놀랍게도 불편함 대신 발바닥에 닿는 돌의 감촉에 쾌감이 느겨지기 시작했다.


왜일까?

돌은 달라지지 않았다. 내 발도 달라지지 않았다. 걷는다는 신체적인 행동에도 변화가 없었다.
그 경험에서 변한 것은 단지 나의 관점뿐이라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전에는 자갈 위를 맨발로 걸으면 아플 거라고만 추정했다. 의사가 그 상황을 바라보는 다른 방식을 제시하자 그 또 다른 가능성이 경험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마음을 바라보기 위해 마음을 이용하기

 

반대쪽 산을 보려면 이쪽산에서 봐야 한다.
두솜 켄파 '<마하무드라-진리의 대양>에서의 인용'

 

마음은 그 자체로 내버려 두면 언제나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이동하는 한 마리 새와 같다. 새는 나무에서 땅 아래로 휙 하고 날아왔다가 다시 다른 나무로 날아가면서 안절부절 못한다.

..

 

우리 내부와 외부에서는 항상 무엇인가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불쌍한 새가 한곳에 자리 잡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니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거의 언제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불평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감각기관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으며 생각과 감정들은 어서 자신들을 알아달라고 요구한다. 이 분주한 날아다님 때문에 편안히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다.

 

어렸을 때 내가 소개받은 첫번째 기본 명상은 대부분의 스승들이 처음 수행을 시작한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은 그 작은 새를 한곳에 가만히 앉아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이 수행은 사마타라고 알려져 있고 티베트어로는 시네라고 한다. '사마'와 '시'는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는데 '평화','휴식'의 의미이다. 또는 심리적, 감정적, 감각적 흥분을 '가라앉히다'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아마도 현대어에서 비슷한 단어를 찾는다면 '냉정 되찾기' 될 것이다. 산스크리트어 '타'는 티베트어 '네'와 마찬가지로 '머물다','묵다'의 의미이다. 다시 말해, 사마타나 시네는 작은 새를 잠시 한 나뭇가지에 가만히 앉아 있게 하는 '멈춤 상태 止'혹은 '냉정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마음을 한곳에 집중해 고요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무엇인가를 보고 들을 때나 생각과 감정을 느낄 때 어떤 식으로든 판단을 한다. 이 판단은 주로 세 가지 기본적인 범주 혹은 나뭇가지에 속한다. '내가 좋아하는'나뭇가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뭇가지, '아직 잘 모르는 '나뭇가지.

 

또 이 나뭇가지들은 각각 더 작은 나뭇가지들로 펼쳐진다. '좋은' '나뭇가지와 '나쁜'나뭇가지, '즐거운'나뭇가지와 '불쾌한'나뭇가지, '나는 이것을 좋아해, 왜냐하면.... '의 나뭇가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고, 즐거울 수도 불쾌할 수도 있는'나뭇가지,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즐겁지도 불쾌하지도 않는'나뭇가지....

 

매번 어떤 나뭇가지에라도 해당되기 때문에 작은 새는 그것들에 유혹되어 하나하나를 살피며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날아다닌다.

 

사마타 혹은 시네 명상은 우리의 판단과 의견들을 내려놓고, 어떤 나뭇가지에 앉아 있든 간에 그곳에서 보이는 것을 다만 바라보고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아마도 화면에 나뭇가지들과 나뭇잎들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더 잘 보려고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날아다니는 대신 각각의 나뭇가지나 잎들을 다만 바라보며 그것들의 모양과 색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하나의 나뭇가지 위에서 휴식하라. 이런 방식으로 경험을 주시하는 것은 단순히 바라보는 일과 그것에 우리의 판단과 의견을 섞는 일을 구별하게 해 준다.

 

 

 

마음은 언제나 활동적이다. 구분하고 평가하고 그 평가에 따라 재구분한다. 그리고 새로운 구분 또는 더 세밀한 구분에 다라 재평가한다. 우리는 자주 이 모든 생각의 활동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마치 창문을 통해 도로에 바삐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을 보는 것처럼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집 밖 거리가 특별히 분주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창밖을 내다본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늘에 구름이 끼었나. 아니면 맑은가? 다른 쪽 창문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앞뜰, 뒤뜰, 한쪽 편 도로, 반대편 이웃집들을 내다보면서.

 

 

창을 통해 내다보면서 눈에 보이는 것을 정의 내리는 습관에 사로잡혀 우리는 밖을 내다보도록 해 주는 것이 창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마음을 바라보기 위해 마음의 방향을 돌리는 일은 오로지 바같의 전망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창문도 바라봐 주는 일과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창문과 창문을 통해 보는 것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매우 서서히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한 방향에서 창문을 내다보면 특정한 방식으로 자동차, 구름, 비 등이 보일 것이다. 다른 쪽 방향에서 내다보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구름이 더 가까워 보이거나 어두워 보일수도 있고, 자동차나 사람들은 더 커 보이거나 작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창문 전체를 바라본다면 이 제한된 방향에서 얻어지는 시야들이 사실은 훨씬 더 넓은 풍경의 서로 다른 면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거기에 생각과 감정과 느낌들이 지나다니는 무한한 영역이 있으며, 그것들은 우리의 창문을 통해서 보이지만 창문 그 자체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명상은 우리가 나날의 삶에서 마주치는 힘겨운 감정들과 다양한 문제들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의 경험은 우리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와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들에 의해 좌우된다. 하지만 경험을 직접 바라본다면 나뭇가지와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들에 의해 좌우된다.

 

하지만 경험을 직접 바라본다면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될 것이고, 우리의 의견과 판단들까지 있는 그대로 보게 될 것이다. 그것들 모두가 뒤섞여 버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은 다만 경험의 여러 측면들일 뿐이다. 자각하기 위해 멈춘 그 순간에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습관적인 생각과 감정, 그리고 신체적인 느낌에 대한 습관적인 반응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각각의 것들에 대해 일어나는 그대로 신선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된다.


이 단순한 자각이 바로 우리의 참본성이 지닌 투명함의 표현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인식하는 능력이다. 단, 어떤 개념도 덧붙이지 않고 우리의 시야도 가리지도 않으면서, 그대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등의 생각들이 실제의 나뭇가지, 잎, 곷들과 별개의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참본성의 투명함은 무한하기 때문에 이 서로 다른 것들을 한데 섞지 않으면서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참본성의 투명함은 언제나 가능하고 있으며, 심지어 의식적으로 그것에 주목하지 않을 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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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번이라도 명상이라는 것을 해 보기로 했다. 예전엔 가끔 잘 되진 않았지만 시도를 많이 했었는데...
고요한 나를 만들어 보기로 한다. 또 몇번 하다가 그만 놓아버리기도 하겠지만...

분주하지도 않은 일상이건만 마음은 늘 떠다니며 집중을 하지 못한다.
조금더 천천히 느리게 깊게 하루에 임하며 고요한 나를 만들어 나가야 하리라.

먼곳을 동경하는 것 , 좋은곳에 가고자 하는 마음도 부질 없는 것이다.
어느자리에 있던 고요함으로 가득하면 평화로운 내가 될 것이다.


어느새 주말이 다가왔다. 비는 오실 생각이 전혀 없고 무덥기만 하다.
다른때 같으면 유리문을 굳건히 닫고 찬바람을 맞고 있을터인데 이번여름은 접는다.

나라전력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더울때는 어느정도의 더위 속에 있어야 몸이 건강한 것.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계절에 맞게 조금씩 인내하며 여름을 견뎌야 하리라.
조명등을 다 켜지않았다. 선풍기 세대가 마음껏 돌아간다. 괜찮다.
손님들에겐 약간은 미안하지만 방송에서 워낙에 절전 얘기를 많이 하니 체면이 선다.

전기도 저축하고 노년을 위한 건강도 저축해야한다.
우리도 모르는 순간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

요즘 난 일종의 수행을 하고 있다.
먹는것에 대한..

좋지않은 사소한 습관들이  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
좋은마음과 단단한 몸이 나의 노후를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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