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둘 모두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불현듯 언제부터 친구네 가기로 했던 생각을 실행하기로 했다.
한동네 살면서도 그곳에 가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의왕역 하차
시내반대쪽 구름다리로 건너가면 왕송저수지 가는길이 나오고 그곳으로 걷다가
우측 초평동 이 다리쪽으로 ..
이 이정표가 보이는 쪽으로 걷는다. 걷다보면 왕송 저수지가 보이고 계속 그 길로 ..
사방이 논이다. 그리고 마주 보이는 곳은 왕송 저수지..
경기도에서 손가락안에 드는 저수지로 안다.
겨울엔 철새들을 담기위해
사진작가들이 많이 다녀가기도 하는 곳이다.
아마도 이번주에 벼를 많이 벨것이라고 했다. 어느때보다 벼농사가 잘 된 것 같다. 큰비도 없었고 추석무렵이면 한번씩 휩쓸고 지나가는 태풍도 없어 다행이다.
동생과 함께 걸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풍경을 담으며 걸으니 금방이다. 예전에 이동네에 사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는데 어린아이들에겐 참 먼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걷거나 달리며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은 읍내 아이들보다 훨씬 속이 깊어갔을 것이다.
그때의 친구들처럼 나는 마냥 걷는다. 잘익은, 고개숙인 아름다운 벼들 사이로 각별한 2009년 가을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어떠한 막막함 속에서도 틈은 있기 마련이다. 단단한 마음 하나면 이기고 견디고 일어설 수 있으리라.
주황색 예쁜 지붕 그리고 원두막과 높은 나무...
동생은 이른아침 이슬맺힌 벼에 눈을 주고 나는 그저 풍경만을 담는다.
아름다운 갈대
..
올 가을엔 내게 유난히 일이 많다.
갈대를 만나러 가야지 했는데 반가운 만남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음속에 꼭꼭 가지고 있다보면 반드시 이루어지게 되는 무엇!
어디서 들었는가 보았던가... 논에 글씨를 입히는 얘기.. 분명 얼마전 들었던것 같은데 기억에 없다!
조금 이른 출근에 짬을 낸 길이었다. 조금더 일찍 나섰더라면 이눈둑 길을 따라 저수지까지 갔을 터인데..
풍경화를 그리러 나왔다면 나는 분명 이 모습을 담았으리라.
너른 들판에 나즈막한 산은 뒷배경이 되어주고 그 아래 적당히 잘 어울리는 집들..
모든 좁다란 길들이 나는 참 좋다.
세상시름속에 허덕이다가도 길을 나서면 어느새 빈 마음이 되어버린다
길은 언제나 그런 선물을 서슴없이 내어준다.
..
길을 걷다가 돌아오면 나는 길만큼 깊어질 것이다.
콩밭을 지나고 가지밭을 또 지난다. 돌아가고 조금 더 걸으면 반가운 친구네가 있다.
이제 저수지가 확연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
늦게 씨앗을 뿌렸나보다.
이른아침이어서인가 새꽃같기만 하다.
한우고기를 판다는 식당 입구이다.
코스모스를 부러 만나러 가지 못했는데 여기서 이렇게 만났다.
예기치 못한 만남..
여행은 언제나 보물처럼 숨겨진 무엇들이 있기 마련이다.
한참을 서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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