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 4호선 6번출구..길상사를 찾아 물어 물어 거닐다.
비가 멈추어 다행이었다.
그러나 날은 눅눅했고 바람한점 없었고 많이 더웠다.
알림말씀이 있다.
일요일과 매주 목요일에 이곳에 오신단다.
모든것이 씻겨간 깨끗한 길처럼 그들도 정리가 잘 된듯 하니 참 보기좋았다.
이제 곧 손님줄 이어지리라.
친절하신분을 만났다. 길상사를 여쭈었다. 세번도 넘게 알려주셨다.
그분의 뒤를 따라 거닐다가 인사를 하고
옛날 중국집 간판이 보여 문득 들어섰다.
35년 전통의 중국집..건물이 꽤 오래된 것 같았다.
한참을 서성이다가 되돌아 나왔다.
성북동의 유별한 모습을 이때만 해도 난 잘 알지 못했다.
친절한 분이 알려준데로 노란 간판을 끼고 들어섰다. 지하철역의 지도에선 이 운보 1거리를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굉장한 분들의 블러그를 세심히 살펴 메모해 두었는데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불현듯 이 길로 오르고 싶어 가다보니 이 길 이름이 운보1거리였다.
행운이었다.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법..
높을 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예전엔 미처 몰랐다.
이 위에 사는 사람들은 어찌 이사를 할까 싶다.
그냥 오름에도 끊임없이 땀이 솟고 숨이 턱턱 막힌다.
계단을 오르고 다시 이어지는 오름길..
어디선가 문을 여닫는 소리가 가만가만 울려왔다.
조근조근 사람소리도 들렸다.
휴일의 늦은 아침
정겨운 소리가 골목을 타고 사이좋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이만큼 오르다 다시 내려와 바라본다.
또 다른 느낌이다.
바짝 가까이에선 느끼지 못했던 정겨움이 밀려온다.
사람도 그럴 것이다.
너무 가까워 숨겨져 있던 것들을 찾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을 것이다.
보기 좋은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살피며 살아야 하겠다.
천천히 걷자. 조금만 천천히 조금만 가만히 살펴보자
반쯤 열린 문을 슬며시 밀어본다.
빨래만 조용히 마르고 있었다.
골목길엔 온통 이끼가 돋아났다.
이끼가 잔뜩 끼인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질 않는 길이다.
잘못 걸으면 미끌어지기도 한다.
미끌어지면 다칠수 있다.
다치면 아프고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내 마음에도 이끼가 끼어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 선뜻 손내밀기를 주저하며 다른길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환기를 시키고 먼지를 털어내야 하겠다.
활짝 문을 열어 놓아야 하겠다.
좁고 어두운 걷다가 문득 만나는 밝고 맑은 하얀 집.. 문득 맞딱드린 그 집이 환하게
나를 반긴다. 불현듯 풍선처럼 가벼워졌다.
누군가 좁고 가파른 인생길을 가다가 문득 고개를 들 때에
내가 만났던 저 하얀 집 같은 환한 사람이 되자. 밝은 기운을 전해주는 그런사람이 되자.
가진것은 없어도 그 모습만으로도 그냥 하얘지는 내가 되는데 애를 쓰자.
늦은밤의 귀가 길 골목은 어떤 느낌일까..
어느날 갑자기 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내 가슴으로 뛰어들어왔다.
별처럼 가슴에 와 박히고 있는 골목의 풍경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엔 이 모든 것들이 사라지겠지
나도 그러겠지..
이 집은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이 골목은 언제부터 생겨난걸까. 저 가로등은 ..
모든 골목의 모습이 정겹고 저마다 아름답다.참 잘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또 하루 이렇게 살고있다. 나는 얼마나 잘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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