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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석-TV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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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목적이 있다. 지식을 쌓거나 지혜를 얻기 위해서, 아니면 재미나 위로를 얻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취미가 독서라고 둘러대기 위해서...어쨌든 저마다 이유가 있다. 뭐, 요즘은 그 어떤 이유로든 책을 읽지 않긴 하지만, 그런데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그 무엇도 찹을 수 없다. 혼밥족이 공유할 만한 정보나 라이프스타일의 제안도 없다. 최대한 있는 것들을 다 끌어안고 살아가자는 이야기라서 '욜로'와도 대척점이 있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해줄 정서적 치유 따위는 당연히 없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 : 어제와 같은 오늘, 그리고 오늘과 똑같은 내일을 위해
-일주일에 세 번 수영장에 간다. 6년째 다니고 잇는 월수금 저녁 9시반 수영은 내 일상의 가장 대표적인 루틴이다. 그사이 선생님도 여러 번 바귀었고, 회원들도 매달 들어왔다. 나가길 반복했지만 그 시간 그 자리에 나는 늘 있었다. ..
월수금은 약속이나 야근을 철저하게 피한다. 퇴근하자마자 화분관리를 하고, 건조한 날이면 수건이나 흰 발래를 세탁기에 돌린다. 그리고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나베 요리를 변형한 저녁을 간단히 차려먹으면 대략 8시, 야구를 보면서 40간쉬다가 수영장에 간다. ..
이름도 모르지만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수영이나 날씨이야기를 주고받는 데서 느낄 수 잇는 적덩한 온기, 그런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이웃의 존재는 오늘 하루도 평온하게 살았다는 웬지 모를 안락함을 준다.
적당한 거리감과 따뜻함이 공존하고, 그속에서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이 반복된다. 수영장은 이런 적당함이 절묘하게 균형을 맞춘 궁극의 일상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4월 이야기 -
매년 봄기운이 느껴질 때즘 [4월이야기]를 본다. 이와이 슌지가 마츠 다카코를 위해 만든 소품 같은 영화로, 훗카이도 시골에 사는 여고생이 짝사랑하는 선배를 만나기 위해 그가 진학한 것으로 알려진 도쿄 근교 무사시노 대학에 입학한다는 짧은 이야기가 줄거리의 전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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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의 루틴 중하나가 쇼핑이다 보니 남자치고 옷을 많이 사는 편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 대부분이 내가 옷을 좋아한다거나 많이 산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균일한 일상을 중시하다 보니 옷차림도 최대한 변화를 느낄 수 없게 코디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루틴은 매년 도는 계절별로 반복하는 것부터 매일매일 반복하는 사소한 행동들까지 다양한 층위가 있다.
만약 자기만의 루틴이 새로이 마련하고 싶다면 아침에 눈 떴을 때부터 자신의 하루를 관찰해보자. 어떤 일상이 기분을 좋게 하는지, 하긴 해야하는데 부담이 되는 일과는 무엇인지,
바꾸고 싶은 습관은 어떤 것이 있는지, 자신의 일상을 마치 관찰 카메라로 보듯이 살피면서 세세한 디테일부터 차근차근 따져보자.
그렇게 자기가 좋았던 순간들 , 그리고 나태해지기 쉬운 위험 요소들을 하나씩 꾸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성실함은 맛있어서 먹다 보니 자연히 찐 살처럼 그냥 따라오게 될 것이다.
청소도 해야 해서 하는 것보다 그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커야 루틴으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손에 익은 도구나 흡족한 미소를 자아내는 도구는 청소에 있어 꽤 중요한 이슈다.
어떤청소든 목적은 '깨끗하게 '이지만 모든 청소를 단순히 '빨리빨리 , 깨끗하게 '만 외치면서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식물과 함께 살면서 몇 가지 루틴과 노하우가 생겼다. 고수들이 보기엔 별것 아닐 수도 있고, 구력도 짧은 내가 원예에 관해 이런저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일상의 항상성에 관한 이야기나 참고할 구석이 있지 않을까 싶다.
반려동물을 들일 때 각오와 책임이 따르는 것처럼 , 식물을 들일 때도 마찬가지의 다짐이 필요하다. 물을 줄때 화분의 모든 흙이 다 촉촉하게 젖을 수 있도록 드립커피 물 내리듯 조루로 물을 천천히 둘러주고, 철마다 손에 흙을 묻혀가며 분갈이를 할 의사가 없다면 아무리 예븐 화분에 담긴 멋진 식물이라도 집에 들여선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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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가 담담하니 재미있다. 나만의 루틴으로 큰변화를 꿈꾸지 않고
어제 했던일을 오늘도 할 수 있고 늘 자기만의 루틴으로 하루하루가 이어지는 것... 쉬울 것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이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일인지.. 큰 기쁨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어도 하고 싶은 것 하고자 하는 것들을 매일 지켜가며 나날이 작은 웃음을 찾아가는 것은 큰 행복이다.
나의 루틴은 휴일아침부터 점심전까지 혼자만의 시간으로 근처 세상의 길을 걷는것과 저녁이면 영화한편을 보는 것이다.
집안일도 오후로 미루고 가족의 아침도 간단히 준비해놓은 뒤 이른아침 집을 나선다.
이것을 해온지 어느새 6개월을 훌쩍 넘은 것 같다.
휴일날 어떤 일로 그냥 집에 있게 되면 왜그렇게 서운하고 시간을 잃은 것 같은지...
나만의 루틴속에서 한주를 살아내고 또 한달을 살아내며 세상을 바라보면 크게 부러울 것이 없다.
나이도 잊고 그렇게 때로 촘촘하게혹은 잠깐의 여유와 함께 고즈넉한 고궁벤취에 앉아
한조각의 빵과 커피를 혼자 누리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수가 없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일렁이는 때로 차가운 바람냄새를 맡으며 지나는 사람들을 감상하며
내일은 또 어디로 향할것인지..
고민하는 시간 ..주말의 저녁이다. ..
별스럽지 않으나 별스러운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행복은 큰 것이 아닌 것을 깨닫고
있는 그자리에서 나만의 소소한 것들로 채워가는 것이 큰 행복인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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