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9월의 첫날에..

다림영 2014. 9. 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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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분께서 냉동실에 오래 묵혀 있던 떡을 몇 덩이나 가져다주었다. 그분은 그것을 만들었을 때 아마 비싸게 해서 넣어두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명절 즈음에 이것을 어찌 이해를 해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웃는 낯으로 받긴 했으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분명 그런 식으로 해서 다만 물건의 값을 얼마라도 깎을 심산이었음을 나는 안다. 그 사람은 늘 그런 식이었다. 차라리 이천원짜리 인절미 한 팩을 사가지고 내밀었다면 사뭇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제아무리 찹쌀로 빚은 어떤 떡이든 주부경력 이십년이 훌쩍 넘으면 웬만한 것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리 예의가 없으신지... 이럴 때 나는 이곳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하염없이 밀려온다. ....

 

 

 

 

오카리나의 매력에 빠져 요즘 혼자 악보를 찾아 연습을 하고 있다. 막내 녀석의 연습용 프라스틱 오카리나를 가지고 혼자 인터넷을 찾아보며 불어대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한날 약간의 매출이 오르면 나는 내게 도자기로 된 오카리나를 선물하고 싶은데 그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이제 겨우 스와니강, 매기의 추억정도를 부르고 있지만 그 소리조차 흔들림이 많아 옳게 부는 것인지 조차 모르겠다. 그러나 놓치 않고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언젠가 어떤 울림이 전해지는 음이 나올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더불어 예전 여학교때 불던 하모니카까지 들고 나와 함께 연습중이며 휴일에는 오래전 죽기살기로 배웠던 그러나 아득히 다 잊고 만 피아노도 한곡씩 쉬운 것들을 찾아 연습중인데 늘 음악과 함께 할 수 있기를....

 

얼마 전 우리나라 중산층에 대한 뉴스가 있었다. 삼십평대이상의  아파트와 어느정도 억억소리나는  저축금액과 일년에 몇번 해외여행에 고급 중형차에...기타등등... 그러나.. 영국이었던가 미국이었든가 중산층의 조건중 하나가 한 가지 악기를 부를 줄 알아야 한다라는 것이 명시 되어 있었다.... 소녀손님들이 찾아왔을 때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소지로의 대황화를 들려주었더니 뭔가 전해지는 것이 있다며 자신들도 중산층이 되어 볼까 하며 서로 눈웃음을 맞추고 나갔다. ^^

 

 

까다로운 손님 한분을 만났다. 인척지간이다. ... 정말 힘든 사람이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놓고 보면 또 그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그사람의 지금 처지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은 저마다 참 많이 다르다. 난 수더분한 사람이고 싶다. 혹 남들은 나를 힘들거나 어렵거나 혹은 별나게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난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매달 메시지를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 여자다. 난 그녀가 왜 내게 그렇게 정성스럽게 메시지를 보내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예전에 가게에 종종 들르던 손님 같다. 한 번도 답장을 해준 적이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보낸다. 그녀가 그녀인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 그런가보다 한다. 친구도 아니고 많은 얘기를 나눈적도 없고 보험하는 사람의 메시지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나도 수 년 동안 몇 명의 친구에게 불현 듯 혹은 어느 때가 되면 늘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답을 보내주는 친구도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다. 친구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해왔다.

  가끔 좋은 풍경 속에 있거나 고요히 혼자 길을 걸을 때 불현 듯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메시지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내가 그런 마음이라면 그녀도 그랬을 것이다. 어떤 친구가 필요했던 것이리라. 알면서도 나는 그녀의 메시지를 제대로 열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녀가 싫었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 또한 내게 그런 감정은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민폐였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삼가야 하겠다.

 

나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 손님에게 수리품이나 물건을 찾아가야 할 때 이용하는 편이다. 어떤 메시지는 그냥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는 부득이하게 전화를 해 준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스마트폰을 사야 하겠다는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꼭 필요치 않으면 사지 않을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길을 나가보면 금세 느낄 수 있다.

 

 

 

어느새 월요일을 마감한다. 모처럼 일기를 쓴다. 오늘의 마지막 음악은 앙드레가뇽이다. 비가 조금뿌리더니 멎었다. 걷기에는 그만이겠다. 이제 일어서야 하겠다. 아름다운 9월 낮은 자세 감사한 마음 잊지 않기로 하자.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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