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스크랩] 국화차를 달이며 / 문성해

다림영 2012. 12. 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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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차를 달이며 / 문성해
국화 우러난 물을 마시고 
나는 비로소 사람이 된다 
나는 앞으로도 도저히 이런 맛과 향기의 
꽃처럼은 아니 될 것 같고 
또 동구 밖 젖어드는 어둠 향해 
저리 컴컴히 짖는 개도 아니 될 것 같고 
나는 그저 
꽃잎이 물에 불어서 우러난 
해를 마시고 
새를 마시고 
나비를 모시는 사람이니 
긴 장마 속에 
국화가 흘리는 빗물을 다 받아 모시는 땅처럼 
저녁 기도를 위해 가는 향을 피우는 사제처럼 
텅텅 울리는 긴 복도처럼 
고요하고도 깊은 가슴이니  
출처 : 시와 글벗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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