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속도에서 깊이로/윌리엄 파워스/21세기북스

다림영 2012. 4. 4. 17:00
728x90
반응형

 

 

 

 

"19세기 중반을 살았던 소로는 분주함을 극복할 방안으로 평화의 장소를 마련했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집 안에서 구역을 나누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에 어떤 집에서든 그와 같은 장소를 마련하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공간을 반드시 고요한 사색의 공간으로 만들어(특히 아이들에게)오프라인은 지루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스크린에서만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배워야 한다. 고요한 월든 존이 있다면 시끄럽고 떠들썩한 월든 존도 만들수 있다. 집밖으로 나가는 것만으로 그런 공간을 창조할 수도 있다. 소로의 프로젝트 역시 '뒷마당 실험'이 아니었던가. 자연을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디지털 세상의 은신처가 될 수 있다. 궁극적인 월든 존은 바로 나무 위의 집이 아닐까.

..

 

그 친구는 농구광이었는데 스마트폰을 없앤다는 것은 곧 대륙 반대편에 있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농구팀에 충성을 다할 수 없다는 것을 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첨단 기술까지 빌리지 않더라도 가능한 라디오 방송을 듣기 시작했다. 농구 소식을 듣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릴 적 라디오로 경기 중계를 듣던 추억까지 되살려 주었다.

디지털 분주함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반드시 극단적이거나 고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게임처럼 즐거울 수도 있다.

주말에 짧은 여행을 떠날 때 '계획없이'휴대전화를 두고 나가면서 사람들이 당신에게 연락할 수 없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지켜보라. 현관에서 디지털 도구를 압수하는 파티를 열어보라. 내가 가끔 가는 대형마트에도 디지털 스크린이 구석구석 설치되어 쉬지 않고 광고를 쏟아낸다. 나는 아무도 안 볼 때 몰래 손을 뻗어 스크린을 꺼 버리기도 한다.

 

..

사실 맞은편 페이지의 "우리는 의사소통을 죽이고 있다"는 머리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 칼럼은 소셜 네트워크를 비롯한 최신 디지털 기술을 오랜시간 사용해온 78세의 드라마 작가이자 제작자이자 연출가인 빌퍼스키Bill Persky의 칼럼으로 온갖 디지털 도구에 대한 불만을 아주 코믹하게 묘사한 칼럼이었다. 소셜 네트워크 덕분에 새로운 '친구들'이 엄청나게 생겼지만 다들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는 시시콜콜한 사건만 업데이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먹다남은 라자냐 처리중' 혹은 '내시경 검사 받고 있는중' 등이다. 그래서 지금은 전부 끊었다고 한다.

 

나는 인내심이 아니라 분별력을 잃고 있다. 나이와 경험이 선사한 지혜에 따라 나는 마침내 이 모든 첨단 기술의 난리법석을 멈춰야 할 때라고 결정했다. 그 첨단 기술이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시키기는 커녕 말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더 쉽고 빠르게 끊임없이 연락을 취하면서 말이다. 정말 쓰레기 같은 일로!

 

나는 그가 정확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들었고 그가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등장해 인쇄공장을 공격했던 폭도들처럼 새로운 도구의 수많은 장점은 무시하고 안 좋은 점만 바라보면서 툴툴대고 있었다. 궁지에 몰려 빠져 나갈 구멍이 없다고 느낄 때 나오는 자연스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지금 밀크 스트리트가 내다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명확히 알게 된 것처럼 빠져나갈 구멍은 '반드시' 있으며 심지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

 

 

스티븐스 여자대학의 학장은 "21세기 디지털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고요하고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고 있는것이 두렵다" 고 말했다" 매사추세츠 주의 애머스트 대학은 "분주한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마음을 돌보는 날'을 만들었다."

 

 

<뉴욕타임스>의 음식 칼럼니스트 마크 비트맨Mark Bittman은 언젠가 비행기에서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자신이 디지털 기술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우리처럼 '안식일'을 지키기로 했다. 그는 일주일에 하루는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6개월이 지난 후의 변화에 놀라워했다. "이는 내 삶에서 독보적인 성과다." 작가 스티븐 킹도 '하루 중 거의 반을'스크린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줄이기로 결심했다. "죽기전에 인스턴트 메시지를 조금더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직업상의 문제나 가족이 처한 상황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 혹은 하루라도 인터넷 없는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불편을 느끼지 않고 쉽게 안식일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신념을 따르기 시작하면 세상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요즘 나는 이렇게 시작하는 이메일을 가끔 받는다. "월요일 아침까지 확인하지 않으시겠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벽감과 프라이빗 테라스를 만든다면 그에 알맞는 새로운 관습과 의식이 반드시 생겨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간의 삶 또한 바뀔 것이다.

..

 

짧은여행이나 단순한 심부름도 스크리이 없으면 두 배로 풍부해질 수 있다. 물론 조금 멀리 떠나는 휴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지금은 휴가 중이라는 자동답장을 설정해두고 디지털 도구는 집에 놔두고 떠나라. 만약 기회가 생긴다 해도 결코 스크리을 확인하지 마라. 갑자스럽게 친구들과 함께 디지털 세상을 훌쩍 떠나는 것도 좋다. 숙소에 스크린이 있다해도 절대 가까이 가지 마라..

 

..

인터넷이 아직 새로웠던 시절에는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해 인맥을 넓히려는 욕구가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지금은 방향을 바꾸는 것이 더 현명하다. 가능하다면 군중을 을 좁히고 걸러내라. "

..

 

 

-----------

 

버스안에도 전철속에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대부분의 이들이 조그만 스크린에 빠져있다. 언젠가부터 부쩍 세상이 그런모습이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기에 난 이러한 모습들이 특별하게 비춰진다.  어디서나 가능한  인터넷 , 세상의 모든 일들이 작은 창안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사소한 뉴스조차 알아낼 수 있고  지인들의 소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집의 아이들도 저마다의 세상이 있어 조그만 스크린과의 데이트에 정신이 없다. 엄마가 묻는 이야기는 언제나 대충 흘려듣는 낌새다. 빨리 그안으로 들어가고만 싶은 것이다. 문제다. 세상이 온통 온라인에 묶여 속도에 정신이 없고 어떠한 영역을 넓히느라 바쁘기만 하다. 느린 것 기다리는 것이 견디기 어렵다.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불안하고 안정이 되질 않는 아이들을 가끔 만나고 그들은 책을 가까이 하려 않아 나의 고민은 부쩍 늘어간다.

 

청소년기의 깊이있는 생활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이들은 모르고 있다. 매일마다 스크린속의 아이들을 빼내오느라 사투를 벌이는 나다. 그렇다고 시대에 역행하며 떨어져 살 수 도 없다.  잘 이용하며 적당히 들여다본다면 좋으련만 이렇게 종일 아이들과 떨어져 있고 아이들은 그곳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듯 보인다.  흥미위주의 게임과 세상가십거리에 휘둘리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은 그들에게 언제 찾아와 줄것인지.

 

나 또한  온라인 세상이 없다면 하루를 어찌 견딜수 있을까 싶다. 그러나 인터넷을  멀리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휴일엔 컴퓨터와 일절 만나지 않는다. 되도록 영역을 넓히지 않고 그저 내 삶의 진보를 위해 들여다 보며 떠돌지 않기를 매일마다 다짐하는 편인 것이다. 갈 수록 힘든세월이다. 건강한 육체와 깊이있고 넉넉하고 따뜻한 삶을 위해 이젠 그곳에서 조금씩 발을 빼고 자연과 지면의 글과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마음을 기울이며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 삶을 평화롭게 하는 것은 아닌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