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 좋으면 인생이 유쾌해진다.
대중들은 참선의 요체가 무엇인 줄 아는가. 모름지기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무엇을 놓아 버릴 것인가 하면 이 시대오온을 놓아 버리고 무량겁 동안 익혀온 허다한 업식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의 발밑을 향하여 추궁하되 '이것이 무슨 도리일까?'하고 추궁하고 추궁하면 홀연히 마음의 빛이 활짝 밝아져서 비추게 될 것이다. 그때는 기 마음에도 맞고 손에도 어울려 능히 대지를 변화시켜 황금을 만들고 큰 강물을 저어서 소락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어찌 평생이 화창하고 시원하지 않으랴.
- 송나라 때 고승인 황룡오신화상
최후의 한마디란 마음 길을 끊는 것이다.
육근의 문이 다 공했으니 만법은 생멸이 없도다.
평생 욕하기를 즐겨하니 이것이 오래 즐거운 일이네.
..
마음길을 끊는 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방하착放下着입니다. 사대오온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고 안다거나 모른다거나 하는 소득심과 분별심을 내려놓는 것이지요. 방하착이 이루어지면 공부가 이루어진 것이고 항상 들고 있는 사람은 평생을 공부해도 헛수고일 뿐입니다. 글니 항룡오신화상처럼 타민치 삼독의 마음을 죽여야 해요. 내가 사는 집이 어디든 사심실死心室이 되어야 합니다. 사심死心을 못하면 평생 고생만 해요.
..
옛날 조주 화상에게 한 촥자가 찾아와 인사를 했어요.
"빈손으로 왔습니다."
"그런가? 그만내려놓게"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을 내려놓으라는 말씀이신지요?"
"그러면 계속 들고 있게."
여러분은 조주 화상이 무엇을 내려놓으라고 했는지 알겠습니까? 분별하고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면 들고 있는 것이요. 그런 마음이 없으면 내려 놓은 것이니 대립과 차별의 경계를 지금 당장 버려야 합니다.
눈으로 뻔히 보고도 도를 모르면
발을 옮긴들 어찌 길을 알리오.
진보에는 원근을 관계치 않지만
미혹하면 막혀서 산하가 되고 만다.
지금 이순간을 사는 방법
다만 공한 생각을 지으며 곧 집착할 것이 없으니 네가 만약 머무른바 없는 마음을 분명하고 밝게 알고자 할진댄, 바로 좌선할 때에 다만 마음을 알고 모든 사물을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며 모든 선악을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라. 과거의 일은 이미 지나가 버렸으니 생각하여 헤아리지 아니하면 과거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지니 곧 과거의 일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또 미래의 일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으니 원하거나 구하지 아니하면 미래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지니 곧 미래의 일이 없다고 할 수 있느니라.
또 현재의 일은 이미 현재라 일체의 일에 집착함이 없음을 알 뿐이니 집착함이 없다 함은 사랑하고 미워하는마음을 일으키지 않음이 곧 집착함이 없음이니, 현재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져 곧 현재의 일이 없다 하는 것이니라. 이렇게 삼세를 거두어 모을 수 없으므로 또한 삼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풀띠집에 홀로 앉아 고요하고 적적하니
기나긴 밤 푸른 하늘 무엇을 할것인가.
배고프면 먹고 곤하면 잠자는 것 외에
나머지 인생은 그저 무위자연에 맡기노라.
대주화상이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잠자다'고 한 것을 갈파한 것입니다. 일찍이 남전 화상은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임제 화상은 불법무용공처佛法無用功處라고 했어요.'평상의 마음이 곧 도'요, '불법은 쓸 데 있는 곳이 없다'는 이 말은 바로 대주 화상의 '졸리면 잠잔다'는 것과 통하는 말입니다. 그것은 무관심으로 그저 일을 헛되게 보낸다는 뜻이 아니라 어떤 순경이나 역경에서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 경지입니다. 여기에 이르러야 조주 화상처럼 차나 한 잔 마시거나 운문 화상처럼 마른 똥막대기를 휘둘러도 서로 통하는 것이지요.
화로를 끼고 불을 쪼이며 온몸이 따습고
얼음을 깨고 물을 건너면 뼈가지 시리다.
하늘의 별은 모두가 북극성을 따르고
집집마다 대문 밖은 장안으로 통한다.
이치가 이러한 것이니 공연스럽게 다른 곳을 찾아다니며 소란피우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약을 먹으니 졸음이 쏟아진다.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창가에 기대어 한숨 자고 싶은마음 굴뚝이지만 일터인지라 그도 저도 못하고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붙잡고 있다.
스님의 법문을 며칠 안고 지냈다. 좋은말씀으로 꽉채워진 글을 다시 살펴본다. 잔뜩 부어 나선 월요일 이사람 저사람 에게 치대어 화가 잔뜩 올랐었으나 실타래 풀리듯 풀어져 사라졌다. 좋은말씀 수시로 뒤적거리며 공부를 해야 하겠다.
동네 경찰이 다녀갔다. 이런, 수화기를 제대로 놓지 않았다. 고마움에 인사를 몇번이나 하고..
가끔 각별한 커피를 선물하고 가는 예쁜새댁의 맛난커피를 먹어야 할까보다. 약을 먹고 커피를 먹어도 되나? 안될 것 같지만 시간이 조금 흘렀으므로 졸음을 덜어내야 하겠다. 일터에선 졸리면 커피를 먹고...
볕이 너무 좋다. 마당이라도 있는 집이면 이불을 모두 내어 걸터인데..
아무렴 눈부신 창가에 서서 내 몸이라도 보송하게 말려야 하겠다.
'책 만권을 읽으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도에서 깊이로/윌리엄 파워스/21세기북스 (0) | 2012.04.04 |
---|---|
논어감각/윤채근/휴머니스트 (0) | 2012.03.30 |
세상을 보는 3초의 ...지혜/희망씨/미네르바 (0) | 2012.03.21 |
선비를따라 산을 오르다/나종면/이담 (0) | 2012.03.17 |
선택/스펜서 존슨/청림출판 (0) | 2012.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