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논어감각/윤채근/휴머니스트

다림영 2012. 3. 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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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난하면서 원망하지 않기는 어렵지만,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기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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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자는 가난하면서도 원망하지 않는 것이 어렵고,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는 그저 그런 것이라고 다시한 번 못 박고 있다.

가난을 즐기는 안회의 단계는 커녕 그저 원망하지 않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원망은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자신의 존재를 끝없이 타인들의 위치로 환원해야 하고, 마침내 자아가 텅 비어버린 초라한 주체는 허깨비로 전락하게 된다.

그 또는 그녀의 마음이 가난할수록 부귀한 사람들의 삶에 사로잡히게 되다. 아니, 단 한 순간도 부유함을 생각하지 않고느 견딜 수 없다. 가난할 수록 부귀에집착하고, 부귀할수록 가난에 무관심해진다. 이것이 가난함과 부유함의 역설이다. 가난함과 부유함이라는 문명의 규칙이 영원한 악순환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리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자리에 올라)제대로 설 수 있을지를 근심하며,(남들이)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알려질 만한사람이 되기를 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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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마찬가지다. 이상하게 꼬이 내 인생만 탓하지는 말 일이다. 늘 준비만 하다가 원하는 정도의 지위와 명예를 끝내 얻지 못하는게 보통 인생인지도 모른다. 대신 옆에 있는 자녀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나의 시선을 긷리는 아내나 남편의 잔주름을 볼 일이다. 늙은 부모님의 잔잔한 미소를 제대로 느낄 일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는 벌써 불멸의 지위와 명예를 얻은 셈이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나는 선한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항상 변함이 없는 사람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좋겠구나. 없으면서도 있는듯하고, 텅 비어도 꽉 찬 듯하며, 가난하면서도 태연하나니, 항상 변함 없기도 어려우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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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사람은 자기 삶에서 뭔가 빠져나가 비게 되어도 가득차 있을 때와 다름이 없다. 그들은 공허함을 모르기에 항상 충만해 있다. 궁핍한 자들에게 나누어줄 만큼의 여유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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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사람은 가난하다. 그들은 채우기보다 덜어내며, 자신에게서 무언가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대로인채 있는것, 어제와 오늘이 같은 모습으로 있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국 어제보다 오늘이 더 많고 더 배부르고 더 뛰어나고 더 강해지지 않아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사람들이 어찌 부유해질 수 있으랴. 그들은 예전에 살던 그 모습대로 조용한 단층집에서 여전히 잘 살고 있다. 그들은 이리저리 이사하며 재산을 불리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어제가 오늘에게 배신당하지 않아서 참 좋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음식을 먹어도 배부르길 구하지 않고, 한가히 처할 때도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 일에 있어서는 민첩하되 말하는 것에는 신중하고, 도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 스스로를 바르게 고친다면 배우기 좋아한다고 할 만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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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에게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 고쳐야 할 약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배울 것이 생기고, 또 그래야만 세상에 스승 삼을 사람이 많았음을 새삼 깨닫게된다. 도무지 세상에 나만 한 사람이 없어 보일 때, 그래서 타인의 말과 행동에 간섭하여 자꾸 꾸짖고만 싶어질 때,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다 꿰뚫고 있다고 여기며 그들과 충돌을 빚을 때, 그때는 자아가 풍선처럼 부풀려져 터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인생 최대의 위기임을 알아야 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다른 사람이 날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그 또한 군자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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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일상의 장벽에 좌절하여 또 다른 삶의 의미를 찾고자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술에 탐닉하고,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며, 때로는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겉으로는 아주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몇 번 대화하다 보면 깊은 콤플렉스의 앙금이 드러나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그런 사람들은 현재의 삶을 완결형으로 여겨서 미래의 가능성을 포기하고 있기가 십상이다. 그들은 배우기를 포기한 자들이다. 배움을 내던졌기에 오직 배움 속에서만 움틀 수 있는 새로운 관계, 진정한 인격적 우애를 맺지도 못한다. 동지가 없는 세상은 지옥이고, 그 지옥에서는 남들의 싸늘한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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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다른 사람이 날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닌가"...

 

공자의 말씀을 기둥으로 세우고 오늘을 지냈다. 평범하고 늘 똑 같은 시간처럼 보이지만 분명 어제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몇장의 페이지가 더 넘겨졌으니..

밥을 지어 고추장에 참기름 몇방울 떨어뜨려  맛나게 비벼먹었다.  반찬 하나 얹지 않았지만 부러울 이 하나 없다.

간판등이 하나둘 켜지는 저녁이 어느새 찾아왔다. 낮보다 깊어질 수 있으니 더욱 기쁘고, 아니와도 괜찮지만 혹여 먼 곳에서 친구가 올까 싶은 주말이니 또한 설레임의 냇물이 흘러 기쁘다.   심심하고 특별할 것 하나도 없는날들, 그러나 완연한 봄을 느끼며 꽃향기를 넘볼 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어찌 아니 즐거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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