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흐름이 멈추어 한 곳에 고이게 되면 부패한다. 이것은 우주 생명의 원리다. 물질만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도 어느 한 곳에만 얽매여 갇혀 있게 되면 그 이상의 성장이나 발전은 없다. 그래서 늘 새롭게 시작하라는 것이다. 살아있는 물은 밤낮없이 흐르면서 스스로도 살고 남들도 살린다. 새벽 달빛 아래서 흐름에 귀 기울인다.
즐거움을 끝까지 추구하지 않고 알맞게 그칠 줄 아는 데에 있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알맞게 그칠 줄 안다면 우리들의 삶은 넘치지 않고 신선할 것이다. 그는 여행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표주박 하나에 옷 한 벌로 가고 싶은 곳은 아무 데나 가고 머물고 싶은 곳에서 머문다. 어느 곳에서 자더라도 주인의 일은 일체 묻지 않고, 그곳을 떠날 때에도 내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 추위 속에 떠나도 외롭지 않고 시끄러운 무리 속에 섞여도 그 때문에 내 마음은 물들지 않는다. 그러니 내 방랑의 뜻은 단순한 떠돌이가 아니라 도를 배우려고 하는 데 있다.'
행복이란 말 자체가 사랑이란 표현처럼 범속으로 전략된 세태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행복이란, 가슴속에 사랑을 채움으로써 오는 것이고, 신뢰와 희망으로부터 오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데서 움이 튼다.
그러니 따듯한 마음이 고였을 때, 그리움이 가득 넘치려고 할 때, 영혼의 향기가 배어 있을 때 친구도 만나야 한다. 습관적으로 만나면 우정도 행복도 쌓이지 않는다.
혹시 이런 경험 없는가.
텃벝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할 수 있어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적은 것이 있으면 신선도 될 수 있다.'
등잔에 기름을 가득 채웠더니 심지를 줄여도 자구만 불꽃이 올라와 펄럭거린다. 가득 찬 것은 덜 찬 것만 못하다는 교훈을 눈 앞에서 배우고 있다.
그러면 부지런함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에 할 일을 저녁때까지 미루지 말라.
맑은 날에 해야 할 일을 비 오는 날까지 끌지 말며, 비 오는 날에 해야 할 일을 날이 갤 때까지 늦추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살기 편해졌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우며,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한 인물들도 많은데 어째서 날이 갈수록 세상은 나빠져 가는지 알 수가 없군요."
그날 논두렁에서 나눈 이 말이 생각의 실마리를 풀리게 했다. 세상은 우리들 마음이 밖으로 나타난 모습이다. 기氣는 우주에 가득 찬 에너지인데, 그것은 우리가 믿는 마음에서 나온다. 신념에서 나온 그 기운이 우리 몸과 세상에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들의 생각이나 감정은 진동수를 지닌 파동이며 에너지가 있는 물질입자라고 현대 물리학에서는 말한다.
우리들의 바른 생각과 바른 마음을 지니면 그 파동이 이웃에 밝은 진동을 일으킨다. 그러나 나쁜 생각을 하면 어두운 진동을 일으키며 둘레를 나쁘게 만든다. 불교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업業의 메아리와 같은 것이다.
소원했던 친구에게 이 가을날 편지를 쓴다든지 전화를 걸어 정다운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 일은 돈 드는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만 따지려는 각박한 세태이기 때문에, 돈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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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의 연속이다. 당연한 여름날씨인줄 알면서 때로는 날씨때문에 기분이 괜스레 엉망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곤한다. 어리석은 인간이 아닐 수 없다.
땀을 있는대로 흘리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큰녀석이 12시가 다 되어 집에 들어오면 오는대로 옷을 벗어던지는데, 땀에 젖어 제대로 벗어지지도 않는 것이다. 매번 당부해 보지만 귀담아 듣지 않는다. 언제나 위에서 아래까지 좌악 맞추어 입고 다니며 더위는 생각않고 멋이 우선이다. 어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제 나는 그저 혼잣말로 ' 시원한것 하나만 입지' 하고 만다. 오늘아침 출근길에 젊은이 하나가 겨울털모자를 쓰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 집에서 나올때 한소리를 안들었을지... 무슨멋인지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고 웃음이 날 뿐이다.
그 폼이란 것이 무엇인지 막내녀석도 제 큰형을 닯아 요즘 옷에 부쩍 신경을 쓴다. 그 더위에도 밖에 나갈때 꼭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고 멋으로 두어번쯤 접어 입고 나가는 것이다.모자도 쓰고 제형이 쓰다만 안경을 알을 빼고 걸치고 다닌다.
예전에 나는 여자들만 멋을 부리는줄 알았다. 우리집 남자들을 보니 그저 한숨이 나올뿐이다. 요즘엔 대충입고 다니던 둘째녀석도 한몫 거든다. 바지를 다리에 붙게 줄여달란다. 애고.. 언제나 철이 들까, 내 앞길이 까마득하다.
엊그제인가 어느 텔레비젼 방송에서 결혼한 한 남자가 양말을 옷에 맞지 않게 신었다고 급한일이 있는 아내에게 양말을 가져다 달라는 웃기는 얘길 들었다. ....하기사 이 나이가 들어도 사소한 일들을 그르치고 있다.
아이들이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자연을 가까이 하며 스님이 쓰신 글을 읽을날은 언제 올까, 아마도 한세월 흘러야 하리라. 나도 그맘때는 어른들이 하는얘기는 다 촌스럽고 웃기기도 했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다. 조금이라도 일찍 철이 들어 좋은책을 조금씩이라도 접하며 마음을 닦고 인생을 아름답게 그려가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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