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트리쉬에게
넌 어머니를 사랑해. 어머니는 30년 동안 널 지극히 사랑하셨고
너에게는 가장 소중한 분이셔.
결혼 전에 여동생 넷을 돌보던 어머니는
결혼 후엔 가족들을 보살폈고, 몇 년 동안 너까지 돌보셨어.
어머니는 간섭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요령을 알고 계시지.
어머니는 좋은 충고는 많이 해주시지만 절대로 평가하시지는 않아.
어머니는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잘 구분하시지.
네가 남을 비판하기라도 하면 부드럽게 이렇게 말씀하실 거야.
"그 사람들의 눈을 들여다봐라."
넌 어머니의 아파트에서, 롱아일랜드에서,
아니면 그냥 공원에 앉아서
그림 그리는 예술가들을 쳐다보기도 하면서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겠지.
그 즈음에 어머니가 이렇게 물어보셨어.
"넌 왜 나 같은 늙은이랑 같이 있고 싶어 하는 거냐?"
난 그 대답을 한참 고민했단다.
하지만 쉽게 대답하기 싫었지.
어머니를 기쁘게 할 어떤 새로운 대답을 찾고 싶었어.
난 어머니의 인생과 생각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해왔단다.
"전쟁은 어머니 인생에 어떤 여향을 주었나요?"
"데이트 허락을 받은 때는 언제죠?"
"피아노 교숩을 하기 위해 아이들을 어떻게 모았나요?"
그러면 어머니는 대답하지.
"그런 질문일랑 이제 그만 하렴. 그게 무슨 소용이라고 그러니?"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그건 소용있는 일이었단다.
변화를 만들어 내니까 말이야.
넌 네 시간을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보내는 데 쓰고 있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과 사람이야.
흘러가는 시간을 다시 돌이킬 수도 ,
다시 찾을 수도 없어.
그건 이미 너도 알고 있겠지, 트리쉬.
그러니 넌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야 한단다.
하지만 지금부터 일 년 후엔 그 진실을 뼈에 사무치게 느끼게 될 거야.
어머니에게 다른 질문들도 계속 하렴.
더 많이 여쭤봐야 해.
너를 만나기전 어머니가 살아온 이야기랑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던 시절에 대해서 여쭤 봐.
그렇게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렴.
오래지않아 어머니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버릴 테니까....
..
---
지난날을 돌아보며 나는 아이들에게 신신당부를 한다.
엄마가 만약 그때 머뭇거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내 생활을 벗어나려 노력하고 또 어려워도 공부를 계속했더라면.. 그랬더라면 지금의 엄마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매번 게으름에 정신을 잃은 아이들을 보며 진지한 눈빛으로 얘길 해도 아이들은 처음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달라지는 모습이 별반 없다. 고칠 생각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절실한 어떤 목표가 없기 때문이리라.
나 또한 생각해보니 어른들이 얘기했던 말씀들을 모두 흘려버리거나 귀담아 듣지 않았다.
어른들 말씀만 잘 따라도 괜찮은 삶을 이어가게 될 것인데 말이다.
먼저 살아본 이들의 얘기를 충분히 담아두며 행동에 옮기는 것은 아직 인생을 더 살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름길인 것이다. 대부분 겪고 나서야 후회를 하거나 깨닫게 된다. 나는 아이들이 조금 일찍 깨닫기를 바라며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행복하길 바란다.
큰아이가 요즘 제대를 하고 불철주야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잔소리라 여길까봐 이런저런 얘기를 삼가하고 있고 그저 열심히 살자고만 나는 전한다.
힘든일이어서 한 일주일 할까 싶었는데 아뭇소리 없이 계속 나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었을 터인데 많이 달라지긴 했다.
다행이다.
지켜보며 웃어주는 일이 내 일인듯 싶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정말 그 때 알았더라면.. 난 얼마나 달라져 있었을까..
오늘도 그 어떤 일에 푹 빠져서 정신을 잃고 있다.
난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확신을 하며 좋아하는 어떠한 주어진 일에 매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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