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녀석들에게 읽으라하니 방학내내 환타지 소설에 빠져 있어 이런책은 만지지도 않는다. 이젠 모두 엄마가 하는 이야기는 10살때처럼 먹히지 않는다. 다 두고 몇날며칠 내가 읽었다. 훌륭한 분들의 각별한 얘기가 한껏 담겨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인데 .. 아이들은 이런책을 왜 싫어하는지 알길이 없다.
김보일
저자이기 이전에 명의 독서가인 그는 어떤 책을 쓸까보다는 어떤 책을 읽을까를 먼저 고심하는 사람이다. KBS제 1TV의 <TV<책을 말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는 '손톱으로 밑줄 긋는 남자'로 소개된 적이 있다. 필기도구가 아닌 손톱으로 밑줄을 긋기 때문이다. 손톱으로 밑줄을 그을 때 몸과 책은 하나가 된단다.
몽테뉴와 밀란 쿤데라의 애독자이기도 한 그는 진화 심리학의 열렬한 독자이기도 하다. 문학.인문.사회.과학.예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독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스가이드<readersguide.co.kr>에 연재한 독서 후기를 모아 <나는 상식이 불편하다>라는 책을 엮기도 했다. 배문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논술을 가르치고 있기도 한 그는 다양한 독서 편력을 바탕으로 <생각의 스취치를 켜라 14살 철학 소년>을 비롯하여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2 과학 편> .<책꽃이 속에 숨어 있는 논술(공저)>,<국어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 등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한국 출판인 회의 '이달의 책' 선정 위우너을 지낸 바 있으며, 청소년 출판 협의회 자문위원등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노인이 바로 안락함보다는 위험을 선택하는 모험가의 유형이다.
그는 엄청나게 거대한 청새치와의 사투 끝에 이를 잡지만 돌아오는 길에 상어에게 빼앗기고 뼈만을 얻게 된다. 그러나 노인은 패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죽는 일은 있을 망정 패배하지는 않는다."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그가 얻고자 햇던 것은 청새치라는 결과가 아니었다. 그는 낚시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뛰어넘는 분투와 초극의 과정을 즐겼는지도 모른다.
1953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처음으로 성공한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는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많은 돈을 내고 경험 많은 가이드의 인도를 받아 산에 오르는 것은 등산이라고 할 수 없다."
등산은 어디까지나 산과 인간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기술이나 자본의 힘을 빌려 산에 오르는 것은 진정한 등산이 아니라고 그는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정상 정복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산을 오르는 분투의 과정이라는 뜻이다. 분투의 과정을 즐기는 정신, 그것이 스포츠의 정신이고 모험의 정신이다.
사람들이 안락함만을 선호하다는 것은 분명 편견이다. 모험가들이 그렇듯이 사람들에게는 위험을 선택하는 취향 또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위험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장대한 인간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한다.
..
새글턴은 죽음이 사우스조지아 섬을 빠져나오며 이렇게 되뇌었다.
"고통당하고 굶주렸지만 승리했고 기었지만 영광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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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변화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지금 있는자리에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라며 꿈은 가슴에만 있고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꿈의 실현을 위해 모험을 하고 변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그 과정속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일어나 한걸음 한걸은 자신이 세워놓은 고지의 깃발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 또한 보통의 평범한 이들이 사는 것처럼 변화를 멀리하며 안주하고 있다. 조금 움직이고 머리를 쓰고 다른곳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어쩌면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좋아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워하며 쉽게 도전하지 않는것이다. 상황이 더 않좋아질수도 있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며 수동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새 나이는 쉰을 넘고 이젠 그 나이탓으로 삶의 작은 열정의 불조차 희미하기만 하다. 평균수명이 이렇게나 길어졌는데 안이한 삶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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