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행복/헤르만 헤세

다림영 2010. 8. 2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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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친구여, 고개를 들라. 일단 고개를 들면 한 그루의 나무나 최소한 멋진 하늘의 한 부분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결코 푸른 한르이 아닐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태양의 빛을 언제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아침 잠시동안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을 가져라. 그러면 불현듯 당신들 주위의 공기, 잠과 일 사이에서 당신들에게 베풀어진 신선한 아침의 입김을 감지하게 될 것이다. 모든 날이 특별한 날임을 발견할 것이며 지붕의 합각머리도 새롭게 보일 것이다.

 

잠시 동안만 주목하면 당신들은 하루 종일 행복할 것이며 자연과 일치감을 조금이라도 맛보게 될 것이다. 점차로 눈은 어렵지 않게 많은 작은 자극들을 민감하게 느낄 것이고, 자연과 거리를 관찰하게 될 것이며 자그마한 삶이 주는 무진장의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머지않아 예술적 소양을 갖춘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작이다. 눈을 열어 자연을 보는 것이다."

 

 

너른 자연의 풍광을 지금 당장 나는 만날 수 없다. 그러나 가게앞을 지나는 머리가 긴 눈부신 여자, 그리고 젊고 패기있는 젊은남자, 경적을 울리며 멋지게 지나가는 자동차, 그리고 먹을 것을 들고 달려가는 즐거운 아이, 주변을 환하게 비춰주는 가로등,버스에서 총총히 내리는 사람들, 전철홈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과 사람들의 편안한 발자욱 소리...

가만히 앉아 듣고 보고 있으면 삶의 복잡한 생각은 어느순간 달아나기도 한다. 생생하고 사소한 풍경들을 지켜볼수 있는 나는 모든 것을 즐거움 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건강하게 살아 있어 느낄 수 있고 볼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이므로....

 

 

 

 

"노인들이 언제,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강하게 행복을 느꼈는지 추억하고 싶다면 그들은 무엇보다 먼저 그들의 어린 시절을 생각한다. 그렇다. 왜냐하면 행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그와 함께 두려움과 희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이런 자유의 능력을 상실한다.

 

내가 영원한 현재의 광채와 신의 미소에 참여한 순간을 기억하고자 한다면 나 역시도 언제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런 체험의 대부분을 발견한다. 소년시절의 즐거운 시간들은 분명 눈부시고 다양했으며, 화려하게 옷을 차려입고 다채로운 빛깔로 빛났다."

 

 

 

 

어쩌면 노인이 되면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했다.  그러나 그것은 생활이 충족될때이다. 어릴때는 가난했지만 걱정들은 작은것들이었다. 친구들과의 소소한 다툼이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선생님의 꾸중....아마도 그런종류였을 것이다. 가난했지만 부모님이 우리를 돌봐주었으므로 작은문제만 해결되면 웃는 일은 셀수 없이  많았고 밤이면 곤한 잠에 빠져들수 있었다.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지금은  홀로 자유로운 내가 될수 없다. 그러나 어떠한 구속속에서 최대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한다.. 대단히 평범하고 사소한 것에 하나하나 의미를 두며 세상을 아름답게 마주하려고 한다. 지금 이순간은 결코 다시 돌아 올수 없고 지나가버리면 그만인것이므로....

 

 

 

행복의 노래

 

행복을 애써 찾아다니는 한

그대는 아직 성숙한 행복을 얻지 못한다.

그대가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귀한 것이다.

 

잃어버린 것을 한탄하는 한

많은 목표를 세우고 쉬지 않고 달리는 한

그대는 평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모든 소원을 포기할 때 비로소

그대의 목적이 아직 욕망으로 변하지 않을 때 비로소

행복을 더 이상 이름으로 부르지 않을 때

 

그때 비로소 더 이상 그대의 가슴에

풍파가 일지 않고

그대 영혼이 쉼을 얻으리라.

 

 

아름다운 오늘

내일-내일은 어떻게 될 것인가?

슬픔, 근심, 작은기쁨

무거운 머리, 쏟아부은 포도주-

너는 살아야 한다. 아름다운 오늘!

 

시간이 빠르게 흘러

영원한 윤무를 바꾸더라도

가득 찬 이 잔은

변함없는 나의 것이다.

 

나의 흐트러진 젊은 불꽃은

오늘 높이 타오른다.

죽음이여, 지금 너는 나의 손을 잡는다.

네가 감히 나를 강요하려는가?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며 나의 영혼은 종일 쉬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다.

오늘 나는 우울했다.  평범한 하루가 이어지지 않은것이다. 늘 지켜오던 나의 규정을 잊은채 알수없는 손님의 제압으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암담할 수가 없다. 지워보려 노력하지만 무거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그럴 수도 있지' ,'이런일은 그 언젠가 부터 정해진 일이야, 지나가면 그뿐이야, 어쩔수 없는 거야'...이렇게 위안을 해보지만 분명 며칠 갈 것이다.

 

 

행복한 느낌의 음악을 들어보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하고 어깨는 하염없이 내려앉는다.

그러나 행복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될 수 있기도 한것을 알고있다.

 나는 죽지 않았고  병원에 누워 있지 않고 비내리는 밤의 거리를 걸을 수 있다. 이 얼마나 굉장한 기적일까.

그것은 병원에 며칠 몇달을 자리에만 누워 창밖만 바라보는 이의 눈물겨운 희망이고 꿈인 것이다.

 

자연을 지극히 사랑하고 함께 하며 행복하던,  순수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의 글이 참 좋다.

사소한 주변의 풍경을 즐겁게 바라보아야 하리라. 모든 것에 의미를 두고 웃어야지.

어떤일이 일어나도 내가 살아있으니 느끼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지금,

가을을 불러오는 비를 맞을 수 있는 지금,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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