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여행

친구들과 강원도로 떠나다

다림영 2010. 6. 1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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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내길에서 불현듯 잡았던 약속을 지키다.

사실 보성차밭을 둘러보기로 했었다.

아랫녘에 비가 많이 내린다는 소식으로 접어야 했고

우왕좌왕 하다가 늦은밤 11시가 넘어서 떠났다.

새볔3시가 넘었던가 아니던가 ..

그시각 잠깐 비싼 숙박비를 치르고 몇시간 눈을 부치고 이른아침 바닷가로 나섰다.

 

 

 

옛날 같으면' 와~ 바다다 ! '하고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모래를 밟으며 바다로 마구 뛰어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많이 늙었다.

나이에 걸맞는 잔잔한 미소를 품고 '바다다!-' <그다지 크지 않은 소리로>하고 걸었다.

 

 

왜 강원도 바다에 와서 '성산포' 시를 생각하는지..

..

..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 나무에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나타난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나는 이 구절이 너무 맘에든다. 다 좋지만..지금도 우리는 덜컹덜컹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리라>

 

 

 

 

 

우산도 들지 않고 고스란히 비를 맞고 있는  이름모를 노란꽃들

..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바다

그래서 더욱 심심한 바다

바다는 하늘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고

하늘은 울상을 짓고 있었다.

 

 

 하조대 해수욕장.

 

 

낙산사다!

불이났었다.

굉장했었다.

어떤 여인은 불이옮겨가는 모습을 보면서 소나무 하나둘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울었다.<뉴스에서>

그때 나도 매우 슬퍼했었다.

 

 

 

 

 

 운치 있는 너와지붕..빨간 자판기의 커피맛이 일품일 것 같았다.

 

너와지붕이 올려진 곳의 커피를 먹지 않고 올라와 보니

'커피는 무료입니다' 라고 써놓은 자판기가 있었다.

 

선물을 받은 꼬마아이들처럼  커피를 즐겁게 마시는데

옆에 '기와보시'를 하는 곳이 있었다.

우리는 저마다 특별한 생각없이 거금 일만원을 주고 기와보시를 하게 되었다.

 따뜻한 공짜 커피가 이렇게 사람을 인도한 것이다.

....

그분은 사람의 필체를 보고 이름을 보고 얼굴을 보며

무언가를 짚어내었다.

너무 신기했다.  

 

적어놓은 몇가지의 소원들이 이루어질 것 같은 마음으로 돌아나왔다.

거금 일만원을 쓰고도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곳은 의상대사께서 당나라유학에서 돌아와 세웠다는  <낙산사> 이므로...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바다를 내려다 보며 어느 정자에서 사진을 찍었던것 같은데..

아스라한 추억속의 그 바다를 본다.

 

 

돌아보는 절경

 

 

바다는 말이 없었고

바람은 자리를 깔고 누웠는지

풍경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스님이 메시지에 그날은 <칠성기도일>이라고 하셨다.

삼배를 하고 물러나왔다.

 

낙산사 스님의 독경소리에 바다도 합장을 한다.

 

낙산사의 거대했던 소나무 숲은 상처를 안고 회복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갖가지의 이름모를 풀들과 야생화 들이 빈 산을 채우고  있었다.

어디선가 이사온 작은 소나무들은 침묵하는 바다와 눈길을 주고받는 친구가 되었고  

진주빛 조그만야생화는 은은한 종소리라도  들려줄듯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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