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자락 동네에 바다도 있었다.
바다는 하늘과 닮았고
하늘은 개미마을과 잇닿아 있다.
어느추운 겨울 나는 아이처럼 그파란 마을에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그림 앞에서 나는 어린왕자가 자꾸만 떠올랐다.
강풍이 불면 모든 것이 날아갈것만 같은 집
그러나 예쁜 마음을 지닌 사람의 그림속 주인공들이 거센 바람을 달랠 것이다.
집 주인은 술에 취해도 전봇대만 찾으면 집에 잘 찾아오겠다.
전봇대도 예쁜 치마를 입었다.
근사하다.
산 저 아래 도시에는 높은 건물이 들어차 있다.
그러나 그곳 사람들은 이 산동네 사람들 한참 아래에서 정신없이 살고 있다.
이곳은 하늘과 잇닿아 마을버스도 가만가만 올라와야 하고
투명한 공기가 동네를 순회하고 있고
전봇대가 지키고 있고
연탄재가 있고
담배가게가 있고
충견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
시작은 반이다. 가자 . 올라가보자.
오늘 우리동네 길은 온통 눈이 쌓이고 얼어버렸고 미끄러웠다.
나는 걷기운동을 접고 이른아침 빨래를 했다.
하늘아래 그 동네에서 빨래를 너는 일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겠다.
모든 빨래는 투명하게 다시 태어나고 그 옷을 입은 사람도 새날이 된다.
이곳은 그런곳이다.
겨울엔 모두 꽁공 얼어 붙겠지...
아, 그러면 빨래가 부숴지는데...
버스 종점이다. 이곳엔 공중화장실이 있고 숨가쁘게 올라온 나는 따뜻한 화장실에 들렀고 문을 꼭 닫았다.
동파사고를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화동에도 <안녕!> 이 있었다.
이곳도 <안녕!> 이 있다.
나도 '안녕'
너도 '안녕'
우리 모두 2010년에는 더욱 더 안녕 !
보람아 힘내!
한 걸음만 더 걷자
오늘도
한 걸음만 더!
목소리가 굉장했다.
봉숭아질무렵에도 그렇게 짓더니
계절이 바뀌어도 여전했다.
충견 것시기와 뭐시기!
그래 가마...
에구..
한겨울 12월의 끝자락 휴일의 홍제동이 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다.
파아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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