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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겨울비가 추적 추적 내렸다. 산에 오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였다.
오전내 가족에게 마음을 다한 봉사를 하고 우산을 챙겨들고 길을 나섰다.
언제부터 가보아야지 했던 곳이었다.
아마도 삼나무이지 싶다. 하늘로 푸르게 오른 그의 허리가 청년처럼 아름다웠다. 지나는 이는 가끔 눈에 띄고 겨울을 재촉하는 비와 함께 걷기에는 그만이었다.
맑은 호수를 바라보는 일도 근사한일이겠지만 이렇듯 비가내리는 흐린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일 또한 참으로 운치 있는 일이었다.
가만 보고 있어도 가슴 저밑까지 무언가 밀려드는 풍경..
맑은 날이었다면 벤취에 앉아 친구와 뜨거운 커피한잔 을 들고 세상 얘기나누면 참 좋을 것 같은 자리. 그 풍경속에 가던길을 멈추고 오랫동안 서성였다.
산림욕장으로 오르는 길이 질척거려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갔다.
곧 이곳에 겨울이 숨가쁘게 넘어오리라. 흰눈을 뿌리며...
벤취는 날씨와 상관없이 소리없이 사람을 부른다. 꼭 가던길을 멈추게 되는 그의 앞.
그들의 집을 올려다 보며 생각한다. 비가 샐까?..
엊그제 우리나라의 나이든작가의 굉장하고 알수없는 깊이가 느껴지는 사진을 떠올리며 숲을 바라보았다. 작은 소나무 숲이지만 어떠한 굳건한 정기가 흐르는 것 같기만하다. 그의 사진속에 있던 나무와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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