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서울역에서 환승- 4호선 <당고개행>혜화역에서 하차 - 1번출구<2번출구를 찾을수 없어>로 나와 몸을 돌려 방송통신대학을 끼고- 쇳대박물관.동숭교회 -낙산공원방향으로
호우주의보가 내렸지만 길을 나섰다.
걸음을 떼기 시작하니 이러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그를 위한 산행에서 이젠 나를 위한 작은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
나는 이말씀을 믿는다.
언제부터 씨앗을 뿌렸고 이제 잎이나고 있다.
말은 행동이 된다. 행동은 습관을 낫는다. 습관은 곧 운명을 만들고 만다.
세번을 그를 위하면 한번쯤은 나를 위해 길을 떠나기로 했던 것인데
비가 쏟아지니 그를 위한 일을 접고 나선것이다.
대학로 관광안내소가 있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인지 근무를 하면서도 이화동 벽화마을을 모르고 있었다. 메모한 쪽지를 들고 방통대를 찾았지만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나는 들어서야 할 골목을 지나치고 있었다.
빗속을 걷는 일은 굉장한 일이다.
나이든 여자에게 기분좋은 흥분이 일고 있었다.
네번째 행인에게 드디어 그곳으로 들어가는 골목을 알게 되었다.
방송통신대학 옆으로 올라가야 하는 것이었다.
찾았다. 쇳대 박물관!
그곳은 비오는휴일 큰 공사가 있는 모양이었다.
굉장한 소음이 있었다.
너무 시끄러웠다.
인터넷에서 보던 벽화 몇개를 만나지 못했다. 아마 이골목으로 올라가야 했을까?
..
낙산공원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우연히 행복해지다'
..
우연히 행복해지는 일이 있을까?
그래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연은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아닐지 모른다.
우연은 수많은 필연으로 그렇게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연의 법칙' 이란 책을 아침에 빌렸고 서울길에 오르며 전철안에서 읽었다.
며칠동안 뒤로 넘어질 우연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우연의 법칙' 이란 책을 빌렸는데 이곳에서 또 '우연히 행복해지다' 라는 문구를 만났다.
이것이 우연인가?
..
어쩌면 교회쪽으로 올라가도 무언가 있었을지 모른다.
각별한 것들이...
'가지 않은 길'/로버트 리 프로스트
황색 숲속에 길이 두 갈래 갈라져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는 두 길을 갈 수 없는 / 한 사람의 나그네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덤불 속으로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데까지 멀리 바라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 같이 아름다운 길 다른 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풀이우거지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으므로 해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입니다만, //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가 적어/ 아무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채 뭍혀 있었습니다./ 아, 나는 뒷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 내가 다시 여기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고,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고,/ 그것으로 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라고.
<고은 번역시>
사방으로 이어진 골목을 기웃대다가 이길을 택하고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왔다.
골목은 골목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한옥을 만나면 언제나 온돌처럼 따뜻한 기운이 스미고 편안해진다.
문을 두드리며 주인을 부르고 싶은 오래된 현관이다.
파란 칠이 그집을 돋보이게 한다.
계단위에 올라 그 한 쪽에 서 있어보고 싶었다.
새처럼 비상을 꿈꾸며 비를 뚫고 나는 언덕을 오른다.
책카페다.
돌아나오며 나는 이곳에 들르게 된다.
이곳 주인은 영화배우같은 드라마 작가였다.
달팽이처럼 천천히 가라고 예쁘게 알려주는데도
차들은 빵빵거리며 빠르게도 달려간다.
무섭지도 않은가보다.
그러다 다친다.
사고는 사소한 규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것이다.
달팽이를 자주 생각해야 하겠다.
천천히 가지않아 생기는 일은 너무 많이 있다.
언덕길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세상의 사소한 일에서...
사실 오늘 나는 칼로 무우 베듯 정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러나 천천히 하기로 했다. 달팽이를 생각하면서.
어떤 후회를 몰고 올지 모르므로.
나 혼자 즐거운 이시간에
그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나는 선언했다.
궤도에서 이탈하면, 규칙을 어기면
나는 떠나요.
훗!
차들이 많이 세워져 있어 제대로 찍지 못했다.
이 밑에도 특별한 작품이 있었다.
너무 예쁜집이다. 빗물이 새는지 주인아저씨가 지붕을 손보고 있다. 이곳사람들은 유독 화분가꾸기를 잘하는 것 같다. 집집마다 화분을 밖으로 내놓지 않은 이들이 없다. 옛날 꽃들이며 각종 채소들이며 너나 없이 가꾸고 있다. 호숫가 에서 식당을 하는 친구에게 이 집을 보여 주어야 하겠다. 그녀는 고민하고 있다. 카페를 하면 어떤가 하고...집의 분위기를 바꾸려면 돈이 많이 들터인데 이렇듯 흰칠을 하고 그림을 예쁘게 그려놓으면 근사하지 않을까?
오래된 것에 정이 간다. 소박한 것에 마음이 기운다. 메마르지 않은 사람들이 아름답다.
저번주 북촌한옥마을 맹사성 집터에서 친절한 분이 손짓하며 알려준 낙산을 오르게 될줄 꿈에도 나는 몰랐다.길은 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 이태원과 한남동을 돌아볼 계획이었지만 바꾸었다. 사진작가들이 향하는 곳으로 . 그들이 향하는 곳에는 이야기가 있고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곳이었기에.
사막을 걷는 낙타처럼 내가 간다 가파른 언덕 빗속을 뚫고 천천히.
소년과 개 그리고 나무..
폴모리아의 음악 '재회' 를 듣고 있다. 빗줄기 같은 사연들이 음률에 실려온다. 이 음악을 살 수 있는지 찾아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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