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골목과 골목사이 조그만 집들이 나를 불러댔다.
나는 고양이 처럼 가끔은 느리게 또 가끔은 빠른몸짓으로 움직여야 했다.
굉장한 땀이 솟는 일이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작고 좁은 길을 지나갈 때에 맛난 냄새들이 콩콩거리며 나를 따라다녔다.
아주 수수하고 다정한 소리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난 정말 굉장한 일을 발견한 것이었다.
사람냄새가 물컹 물컹 나는 일이었다.
이 골목은 딱 혼자만 지나갈 수 있는 넓이이다. 이러한 아주 좁은 길로 이곳 사람들은 지나다닌다.
세상 사람들은 많은 것을 가지려고 온갖 힘을 기울이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필요한 것은 그렇게 큰 것이 아닐 것이다. 많은 것이 아닐 것이다.
이화동에서 두번째로 내 마음에 드는 집이다.
이렇게 집한바퀴를 돌아가며 촘촘하게 꾸며놓았다.
주인의 깔끔함이 돋보인다.
그런데 지붕이 새나 보다.
두꺼운 비닐을 덮어 놓았다.
옛날 우리가 살던 집도 그랬다.
장마철이면 몇군데 양동이를 가져다 놓아야 했다.
첫번째 내 마음에 드는 집은 화분 몇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 흰 벽에 꽃과 나비가 그려있던 집이다.
서울 성곽 한쪽에서 집들을 바라보다.
어쩌면 저렇게 다닥다닥 집이 붙어 있는 것일까
정말 성냥갑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저곳까지 가볼 걸 그랬나보다.
이때 시각이 아마 두시를 넘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집에서 10시 40분에 나선 걸음이었다.
"서울특별시 일원에 있는 조선시대의 석조성곽. 사적 제10호. 둘레 약 17㎞, 면적 59만 6,812㎡. 1396년(태조 5)에 축성된 것으로, 성벽은 백악산(白岳山)· 낙산(駱山)· 남산(南山)· 인왕산(仁旺山)의 능선을 따라 축조되었다. 성에는 4대문과 4소문이 있는데, 숭례문(남대문)· 흥인지문(동대문)· 동의문(서대문)· 숙청문· 창의문· 혜화문· 광희문· 소덕문 등이 포함된다. 현재는 남대문(숭례문)과 동대문(흥인문)이 원 위치에 남아 있고, 성벽은 삼청동· 성북동· 장충동 등에 약간 남아 있다. 도성 관리를 담당하는 성문도감, 도성의 수호· 경비를 담당하던 도성위· 도성경수소 등을 두었다"
내 뒤를 따르던 여자 둘이 있었다. 잘모르는 언어였다. 일본말은 아닌것 같았다. 그녀들의 알수 없는 소리를 들으며 길이 보이는 끝까지 걸어가 보았다. 저 끝에서부터는 내리막이다.
난 갑자기 이 모든 집들이 사랑스러웠고
이러한 조그맣고 조금씩 혹은 크게 상처난 집들이 줄지어 늘어져 있는 모든 길이 아름답게 보였다.
한쪽옆에 화분을 놓을 수 없으면 지붕위에라도 나무든 무엇이든 키우는 사람들.
나무나 식물들을 잘 가꾸는 사람들은 선량하다.
착하지 않으면 잘 키울 수 없다.
그것은 그들의 모든 것을 아주 잘 헤아려야 하기때문이다.
남을 헤아린다는 것은
살아가는 일 중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일지 모른다.
착하지 않은 사람들은
식물이나 나무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잘 헤아리지 않는다.
자기만 생각한다.
내방식이 우선이고 내가 최고이다.
내가 최고이면 상대방은 그 밑이다.
그러면 함부로 하게 되는 것이다.
함부로 하게되면 상처를 준다.
상처를 입히면 나무도 식물도 사람도 모두 건강하게 살 수 없다.
윤광사는 건축.수도.전기...
못하는 것이 없다.
파란대문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사람의 간판을 보니 착하다.
수세미다. 여름이 깊어지고 가을로 다가가면 저 줄기에 팔뚝만한 수세미가 주렁주렁 달릴 것이다.
오래전엔 우리동네에서도 자주 볼수 있던 식물이다.
큰비가 오면 창문도 우산을 써야 한다.
수세미
저집도 비가 새는 모양이다.
다 두고 한폭의 풍경화다. 산이 뒷배경이 되어준다. 내가 서있는 곳에서 이젤을 펴놓고 수채화를 그렸으면 ..
파란색과 친해져야 하겠다. 어디든 참 잘 어울린다. 파란것은 각별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가파른 계단
손잡이를 잡고 오르면 훨씬 수월하겠지.
市에서 하는 참 좋은 일..
산동네에선 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봐도 정이가고
저렇게 들여다 봐도 마음이 달려간다.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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