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황사.3.16.
참 이상하다.
처음 책을 읽을때 책은 똑바로 놓여 있다.
그러나 5분도 되지 않아 기울어져 버린다.
그것을 느끼고 똑바로 다시 놓고 읽는데
그만 다시 비뚫어지고 만다.
그래야 글을 읽는데 편안한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
아이들을 위해 맛난 해물파전을 만들었다.
맛나다고 막내녀석이 밥을 두그릇이나 먹고 또 먹었다.
다음날 화장실을 들락거리던 녀석은 결석을 해야만 했고 병원까지 다녀오는 신세가 되었다.
자리에 누워 '욕심이 화를 부른다' 는 엄마의 잔소리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으리라.
..
3.18. 수. 흐림. 마치 5월의 날씨 같음.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가 다녀갔다.
그 얼굴을 보니 예전과는 많이 달랐다.
세상을 다 놓은듯한 모습이었다.
그 얘길 건네니 뒷모습을 보이며 가게를 나서는 그녀가
엷은 웃음을 띄우며 고개를 끄덕인다.
밤이 되고 그녀를 잊어갈무렵 전화가 왔다.
" 친구야 '엄마를 부탁해' 읽었니?"
그녀는 아마도 다시 내게 들릴 모양이다.
술을 조금 줄였을뿐이라는 친구
어디가 아팠던 것인지
그녀의 꿈을 몇번이나 꾼탓에 그녀가 실제로 내게 다녀갔다.
기쁘다.
법정스님의 '인연과의 만남'에 대한 말씀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만날 수 있는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가
시절 인연이 와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보고싶은 이들에 대한 인연과 만남은 이러하리라.
..
딸기를 샀다.
굉장히 쌌다.
여섯팩에 만원이란다.
아주 조그만 딸기였다.
..
그런데 보이지 않는곳에는 상처난 딸기들이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친정엄마의 얼굴이 생각났다.
<딸기를 사달라고 심부름을 보냈음. 그런데 떨이로 모두 산것>
이참에 흑설탕을 사다가 딸기잼이라도 만들어 볼까
그런데 그양으론 작은 것도 같다.
갑자기 잘구워진 식빵에 딸기잼을 듬뿍발라 커피와 먹고 싶어졌다.
내일은 그래 오후의 즐거움을 그것에서 찾아야 하겠다.
벌써부터 난 행복해 진다. ..
어린왕자의 얘기가 떠오른다.
종일 야구만 나온다.
일본선수들 얼굴을 보니 모두 검다.
옷도 도 얼굴도 ...
밝은 옷을 입을 일이다.
봄옷을 준비해야 하겠다.
밝고 화사한 모습으로 환한 기운을 불러들여야 하겠다.
오늘도 우리는 한잔 해야 할것 같다.
막.걸.리..
그러면서 열심히 살아야 함을 얘기해야 하리라.
난 요즘 매일 마다 내게 체면을 건다. 누워 눈을 감고 복창을 하는 것이다.
"난 운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다, 난 된다. 난 잘될 것이다. "
이렇게 몇번씩 하고 나서야 잠에 드는 것이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웃는다. 제발 그만하란다.
훗!
어지러워 안경을 벗었더니 눈이 이상하다.
안경을 썼다가 벗었다가 를 몇번이나 번복하고 있다.
그 누군가..하루 세시간씩 10년만 열심히 살면 어쩌구 하셨는데
생각해보니 난 몰두를 하고 있지 않았다.
반성한다.
내일부터는 단단한 마음으로 열심히 몰입해야 할 것이다. 책. 읽는 것에..
"평화롭고 환한 미소가 우러나오는 내가 되자"
아잣!
힛!
갑자기 "쓸쓸함도 힘이된다"는 시인의 말씀이 나를 사로잡는다.
난 힘이 넘쳐난다.
욱!
우하하!
친구가 가져온 제주도감귤 주스가 맛나단다.우리집꼬맹이가져다 주어야 하겠다.
녀석은 또 욕심을 부릴지 모른다. 그러나 한마디 던지면 야금야금 맛나게 나누어 먹으리라.
친구가 쥬스처럼 맛난 생활이길 바래본다.
가게를 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팔아도 괜찮아
일본을 이겼는데 뭐.." 라고 하며 뚝 끊는 것이다.
에구
모두 야구에 빠져 있다.
나의 신랑도 그뉴스만 본다.
그렇게 신이 날까!
어느새 아홉시가 되었다.
이제 그만-
아이콘-블러그 . 소박한 휴식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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