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이미 나 자신이 행복이다.

다림영 2008. 9. 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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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주 맑음. 오후에 쓰는 일기. 한가하기 이를데 없는 . 전화벨 소리 전혀 없는.
오늘 나는 이른아침 일어나 어머님이 준비해 놓은신 재료들을 가지고 추석 준비를 거반 다 해놓고 출근했다.
분명 나의 형님들은 내일 아침에나 되어야 손님처럼 방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나는 그들을 마음에 들여 놓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 말씀하셨듯이 나의 관계에서 전기코드를 과감히 빼어놓은 사람들이다. 
이젠 나는 한가롭다. 여유있게 나의 일터에 앉아 책을 읽는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빈거리를 지켜보며.
보고싶던 친구들이 방문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명절이겠다.
불현듯 들려 반갑게 악수를 하고 
조그만 가게가 흔들리는 시끌시끌한  인사를 나누게 된다면 
그리고 뜨겁고 진한 커피한잔을 서로 들수 있다면..
아 더이상의 기쁨은 
...없을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참으로 행복한 오늘이 될터이다.
아직 이른시간인지 아무도 고향을 방문하는 반가운 친구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마음의 여유가 저마다 없기도 하리라.  어디 고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친구를 찾아 다닌단 말인가.
세상이 워낙에 그러하다. 
아주 소박하기 그지없는 꿈을 나는 자주 꾸고는 한다. 
가슴에 품은 꿈들을 이야기로 꾸밀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하리라.
반드시. 
책 500권을 읽고 난 후에는. 
헷세와 니논헷세의 편지문을 읽고 있다.
오늘 나는 이책에 흠뻑젖을 것이다.
그리고 꿈을 꿀 것이다. 
조용한 거리 그리고 그러한 음악..
나의 명절은 적적하기 이를데 없으나 나는 이를 즐긴다.
아잣! 
손에 쥐어쥐는 떡값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남편과 맥주한잔 오롯이 할 수 있는 그러한 작은 돈이라도 생겼으면 참 좋겠다.
그것또한 그려본다. 이루어 질 것이다. 
누군가 나를 방문하리라. 
R=VD
후후후..
혼자 이렇게 가게를 지킨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니논헷세는 슬픔을 즐겼다고 한다.
나또한 그렇다.
그러한 모든 우울을 즐기는 사람이다.
아주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하늘은 구름한점 없고 거의 헐린 앞쪽의 가게들은  노숙자들이 떼거지로 나올 형상이고
옆쪽의 가게들은 대부분  굳게 닫혀 있다.
그러거나 아니거나 나는 상관없이 문을 활짝 열어놓고 화분을 내어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의  이 한가함과 고독을 즐기며 생을 지켜보고 있다. 생기있는 눈으로..
시간은 물처럼 흐르고 나는 머물지 않으며 그들의 뒤를 좇아 흐르고 있다. 
나는 지금 존재한다. 
이미 나자신이 행복이다. 
카페-이동활의 음악정원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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