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스크랩] 9월에..

다림영 2008. 7. 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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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안의 화초가 이른 가을옷 하나를 입었다. 
여인의  가슴속처럼 그렇게 물이 들었다. 
나는 이곳 성당유치원1.2회졸업생이다.
엄마는 대단했다. 매일 수제비나 칼국수를 먹여도
유치원을 보냈다. 그 시골에서
언제나 입던 나의 전투복..
작년 가을 엄마가 빌려하는 밭에서 배추를 묶어주며 찍은사진이다.
무서울것 하나없는 군인처럼 나는 씩씩한 사람이된다. 
그옷을 입기만 하면..

앞창에 나는 비눗방울을 매달아 놓았다. 
동글동글 유리로 된 비눗방울 훅 하고
불어보면 하늘로 날것 같은 유리방울.
빨간차가 내가게 앞에 섰다. 
가을차같기도 했다. 
문을 열면 가을이 줄도서지않고 우르르
서로 튀어나올듯 싶었다.

나는 우체통을 내집 지을 그때까지 온전하게 보관하고 싶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여름어느날 바람에 쓰러져 목이 흔들거렸다. 
나모르게 지나는 바람으로 다시 쓰러질지도 모를 
우편함을 기둥에 매어두었다.
문을 닫고 집에갈때도 밖에두고가고 싶었다.
혹여 누군가 내게 편지를 보낼지도 모르므로
그러나 밖에만 내어두면 어느사람이 다 집어가는고로
나는 매일마다 기둥에 붙들어 두었던 그것을 안에 들여놓고는 퇴근을 한다.
과꽃이 피었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다. 
엄마가 가져다 주었다. 그 꽃이 피면 가져다 주려고 매일마다 물을 주었다 하셨다.
나는 꽃을 그다지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어느날 갑자기 여행길에 오른후
그다음부터 꽃을 밖에 내어놓기시작했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다.

매일마다 하루 두어번이상 그를 만난다. 다른이들도 만나지만 
그의 푸른 리어카때문에 특별한 느낌으로 늘 그가지나가면
서서 한참을 바라보곤 한다.

내가 언제나 앉아있는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물통옆에 붙어있는 작은액자안에는 1969년 1학년개근상장이 들어있다.
저희들의 대선배님이신 나를 몰라보고 짜식들이 날마다 추근거렸다
아마도 내가나온 학교가 올가을에 환갑잔치를 성대하게 치룬다 했다.
나는 이십오회 졸업생이다.
어느날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는 그담부터 내이름을 성까지 
꼬박 꼬박 붙여가며 나를 부르곤한다.
맥주집 그녀의 딸들이다.
내게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다. 
나는 이아이들때문에 옷에 신경을 쓰곤한다.
옷과 머리모양새에 관하여 늘 불만이거나 혹은 어느날이 칭찬을 하기도 한다.  

들어가볼까가 문을 닫은지 몇달이 되는지 셈도 안된다.  
역앞이어서 제법 손님이 드나들곤 했는데 어느날 다른주인에게로 
넘어가고 혼자사는 그녀는 짐을 싸야했다.
그렇게 비워놓을 일이면 장사를 하게 하지 참으로 못된주인이다. 
무슨 법적싸움을 해서 졌다고 했다. 돈을 벌일이다. 죽자하고..
여행사간판에 서있는 그녀가 종일 나를 보고 웃어준다.
엄마는 그녀만 보면 좋아한다.
나도 그녈보고 웃는다.
여행사 사장은 하루에도 몇번씩 지하계단을 타고 올라와
그녀를 보며 담배를 피워문다.
지금도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웃어준다.
그녀의 맞은편에서 가게를 하는 이들이  형편없는 경기로 하여
인상을 쓰다가도 그녀를 보고 웃고 만다.
그녀가 잘될거라고 얘기해주는것 같다.
모두 다 잘될거라고..
출처 : 나문재 문학회
글쓴이 : 映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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