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호박..엄마가 가져다준 가을선물, 감..친구가 바구니하나가득 건네준것중 남은하나 , 나머지..인터넷으로 만난 친구, 그녀가 광주에서 보내준 가을커피> 한번씩 들려주는 친구가 어느날 문득 문을 열고 바구니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姬야, 가을선물이야!" 하는것이었다. 주홍빛연시가 가득 들어 있었다. 놓아두면 저혼자 터질지도 모를 연시보다 조막만한 마음이 먼저 터질듯하였다. 불현듯 방문하여 가을을 담아와서는 한바구니 내려놓은 친구의 눈빛은 보석일지도 몰랐다. 나도 그런사람이 되고 싶었다. 마음 주고 받으며 친구하였던 사람들을 느닷없이 방문하고는 가을한소쿠리 내려놓고 바람처럼 다가가 우정을 전하는 그런... 오늘도 헤이즐럿커피향이 8평남짓한 가게안을 은은히 감돌고 있다. 어느새 여름은 있었는지 기억에도 없고 따스한 햇살아래 나는 창에 기대어 맑은커피에 마음을 담그고는 가을과 사랑을 나눈다. 가게안에서 보이는 풍경이래야 나무들 사이로 설핏보이는 먼곳으로 달려가는 기차와 그리고 역 아담한 광장에 때로 선선한 바람이 휘익 하고 몰아치기라도 하면 이름모를 나뭇가지에 매어달린 가을물든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풍경이 고작이다. 먼곳에 있는 그녀가 내게 보내준 또 한번의 가을선물에 푹 빠져있는 요즘 별 특별할것 없어 보이는 풍경속에서도 나는 가을에 젖어든다. 광할한 인터넷의 바닷속에 언제부터 헤엄을 치며 다녔을까? 어느사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그친구란 얼마나 희미한 끈들로 이어진 인연들인지.. 그렇지만 이렇게 뜻밖의 가을선물이 배달 되어짐에 가슴 뭉클하여져서 친구의 의미를 되새김질 해본다. 커피봉투에 적어놓은 그녀의 글자들이 다정한 언니처럼 소근거리는듯 싶어 글자들을 두세번 거듭 읽어보며 마음 헤아려 본다. 노상 남자들과 부대끼며 살던 나였다. 친정에서도 시집에서도 그리고 나의 아이들까지 온통 남자들에 둘러싸여 마음조차 습관이듯 우왁스럽기도 했다. 가을선물을 한껏 전해 받으니 맞선보는 노처녀처럼 조심스럽기도 하고 처음 시집와 모든것이 낯설어 실수투성이인 새댁마음처럼 미안하기만 하다. 이것저것 셈하지 않고 보내는 친정엄마의 보따리처럼 가을의 환한마음과 함께 잔뜩실어서는 차를태워 먼곳으로 정을 전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닮고만 싶어진다. 깊어가는 가을, 그 깊이만큼 아득한 사람들의 풋풋한 다정함으로 난 따뜻하여져서 누구에겐가 다시 그온기를 전해야 하는 전령사가 되어야 하는것은 아닐까? 가을엔 온통 온화한이들의 사랑으로 메아리 지고 있다. 내가 머무는 이곳에서 혹은 모르는 그 어느곳에서도 착한마음들은 가을바람으로 나부끼다가 고운빛을 업고서는 세상의 나뭇잎들을 아름다움으로 물들이는 것은 아닐지..
출처 : 나문재 문학회
글쓴이 : 映洙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사소한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몇년전 사진들.. (0) | 2008.07.05 |
---|---|
[스크랩] 2004년9월11일 토요일 종일비 (0) | 2008.07.05 |
[스크랩] 9월에.. (0) | 2008.07.05 |
나뭇잎배 (0) | 2008.07.05 |
용인 친구네 동네 카페 앞../2005 (0) | 2008.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