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영혼이 치유되는 거리

다림영 2008. 6. 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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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몸은 70%가 물이라 했다.
그러한 이유인지 젖은 산길을 오르니
건조하던 몸은 온통 습기를 빨아 들이고
누군가 나를 스치고 지날때 
문득 나무가 되어 가지를 사위로 뻗으며 
후두둑 물방울이 떨어진다. 

산딸기가 아닌 뱀딸기이다.
하나 입에 물려다가 먹어도 되는 것인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너무 예쁘게 퍼져있는 그것들을 바라보다 눈만 맞추고 일어서며 
어릴적 풍경이 꿈처럼 떠오른다.
여름방학이면 산딸기를 따러 장앗말 뒷산에 종종 올랐다.
산을 헤매다가 막 태어난듯 싶은 들쥐의 새끼집을 발견했다. 
아하 그 조그만 것들이 부등켜 안고 오물거리던 모습이라니...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산속을 걸어나오니 해는 이울어가고
섹소폰 끈끈한 리듬에 사람들은 집으로 향하지 못한다.
중년의 남자 생전 눈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멋드러진  긴 몸의 열정만 안경너머로 훔쳐본다.
휴일이면 그 자리 그 기찬 음악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모두 묶어버리는 남자 
참 근사하다.

노인이나 젊은이나 중년이나 
너 나 할 것없이 온기로 벅차오르는 이곳
우리의 영혼이 치유되는 거리.

휘청이는 몸 
거리 한쪽에 슬그머니 부려놓고 
일주일의 고단함은 어디로 도망간걸까
음악이 흐르는 이 거리에 취해서 
사람들과 함께 손뼉을 치며 흥얼거리는 나는 
일어설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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