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많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했다. 그 부조리는 누군가 일상의 말을 독점하는 데서 시작됐다. 곁에 있는 사람을 내 몸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세상을 구제하자는 이상도 헛된 구호에 불과하다. 사람을 만나는 가장 어른스러운 태도는, 사람에 대해 미리 실망하지 않는 것이다.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믿지 못한다. 살면서 겪어본 사람이 않을 수록,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아량도 커진다. 보고싶은 것만 보는 사람은 밖을 두려워하게 된다. 안에서 밖으로 나와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막연한 그리움만 품으면서 정작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마음이 식고 가라앉아 멀어질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신뢰는 십 년에 걸쳐 쌓이고 하루만에 무너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