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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위에 올린 주전자를 보고 있으면 물이 끓어 넘칠 일이 없다. 지켜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끓어 넘치는 것이다. 내 마음 속의 화도 주전자의 물 과 같다. 내 화가 어떻게 끓기 시작하는지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으면 화가 사람과 세상을 향해 난폭한 모습으로 표출되지 않는다.
내가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내 속의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다가 격렬하게 상대와 세상을 향해 쏟아진다. 화가 나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결국 주전자 물이 끓어 넘쳤다는 말이다. 내 마음에 대한 주의가 소흘했다는 것이다. 세상에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 모두 방심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아마 화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들여다보고 말한 철학자는 세네카 일 것이다. 그는 화는 사건이 아니라 사건을 보는 시선. 곧 해석에서 온다는 통찰을 이미 천여년 전에 내 놓았다. 지금도 변함없이 적용되는 진리다. 세네카는 항심, 즉 끓지도 차갑지도 않은 마음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늘 내 마음을 살펴보라고 했다. 옳은 말이다. 마음이 들끓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마음의 귀를 가지면 작은 열기에도 화재경보기가 작동한다.
세네카의 이야기를 가장 잘 실천하는 직업이 있다. 수도자이다. 수도원과 선방에서 수녀, 수사, 스님은 날마다 마음을 살핀다. '일어나는 이 마음이 무엇인고? 스러지는 이마음이 무엇인고?'
작은 마음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작은 감정의 동요에도 눈을 크게 또고 바라본다. 그래서 수행하는 수도자의 걸음은 언제나 고요하며 눈빛은 평화롭고 자태는 안정되어 있다.
화가나면 화를 보고, 기쁨이 생기면 기쁨을 본다. 그리고 '화평/?!'이 라고, '평화!' 라고 나지막하게 속삭인다. 그러면 언제 끊었느냐는 듯이 잦아든다.
세속에 사는 우리도 마음 하나만 내면 스님, 수녀, 수사가 될 수 있다. 꼭 종교인이 되어야 수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머리가 길어도, 결혼을 해도, 수도와 관련없는 직업을 가져도 언제든 수도자가 될 수 있고 수행자로서 살 수 있다. 그저 지켜보는 마음을 내면 된다.
내 마음 속 흐름을 , 내감정의 결을 지켜보면 된다. 그것이 전부다. 더도 없고 덜도 없다. 우리마음의 평화는 만사 일이 잘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가 주의의 끈을 놓지 않을 때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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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원- [감정식당]이라는 콘셉트로 강의와 상담을 하고 있다.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감정식당]진행자. 힘들 땐 전화해 고정 패널이다. 지은책으로는 [말과 마음사이], [마음대로 안되는 게 인생이라면], [아픔에서 더 배우고 성장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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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배우자와 아이들 그리고 시부모 형제들 속에서 참 쉽지 않았다.
결혼전에 어떤 배움의 학교가 있어 스스로 수행자가 되었다면
긴 세월 잔잔한 마음으로 잘 살았을 것이다.
부대끼는 날들속에서 나와 같지 않은 사람들틈에서 어지간히 맘고생하며 살았다.
자신과 같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그러한 날들속에서 이런공부 저런책 들과 공부하며
그래도 결혼을 이어오고 조금은 화를 바라보는 힘으로 살아가는 세월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힘들게 주변과 부대끼며 살아감을 읽었다.
어쩌면 참 간단한 방법인데 우린 쉽게 하지 못한다.
많은 연습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오늘도 그러한 연습;속에서..
좋은책으로 환한 하루를 걸어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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