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평생에 한 번은 꼭 채근담을 읽어라/홍자성/김이리엮음

다림영 2023. 1. 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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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때일수록 여유를 잃지 말라

천지는 고요하지만 그 활동을 잠시도 멈추지 않으며, 해와 달은 담낮으로 달리고 있지만 그 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한가로운 때에 위급할 때를 대비하고, 바쁜 때에도 여유를 잃지 않아야 한다.

 

일이 뜻대로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라

은혜를 입고 있는 중에 재앙이 싹트는 것이니 만족스러울 때는 주위를 되돌아보라. 또한 실패한 뒤에 오히려 성공이 따르는 경우도 있으니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손을 놓지 말라.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됨을 알라

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바람에 맑은 이슬을 마시고 석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딪불이로 변해서 여름밤을 빛낸다. 깨끗함은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마땅히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살피라

하던일이 벽에 부딪히고 기운이 꺾인 사람은 마땅히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돌이켜 보아야 한다. 공훈을 이루고 성공한 사람은 마땅히 일의 결말을 살펴보아야 한다.

잘못한일은 마음 깊이 새겨두라

내가 남에게 베푼일은 마음에 새겨두지 말고, 잘못한 일은 마음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남이 내게 베푼일은 잊지말고, 내가 남에게 원한이 있거든 잊어야 한다.

 

진정한 보람을 얻으려면 본래의 참마음을 찾으라

사람마다 마음속에 참된문장, 즉 이성이 있으나 모두 옛사람들의 부스러기 글 때문에 갇혀있고,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저마다 한 가닥의 참된 음악, 즉 감성이 있으나 세상의 천박한 가무에 모두 묻혀 버린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하찮은 외부의 사물을 쓸어버리고 본래의 참마음을 찾아야 비로소 진정한 보람을 얻게 된다. 

 

 

 

큰 재주는 오히려 평범함 가운데 있다

참된 청렴은 청렴하다는 이름조차 없는 것이다. 명성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은 바로 이름을 탐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큰 재주는 별달리 교묘한 재주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잔재주를 부리는 것은 곧 재주가 서투르기 때문이다. 

 

즐거운 마음을 길러 행복의 바탕을 삼으라

행복은 구한다고 마음대로 받을 수 없으니 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길러서 행복을 부르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불행은 마음대로 피할 수가 없으니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제거함으로써 재앙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일이 끝나면 마음도 비우라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지나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날아가도 일단 지나가면 그림자를 남겨두지 않는다. 군자 또한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에 나타나고, 일이 끝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마음을 보며 도를 깨닫는 세 가지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본모습을 볼 수있고, 한가한 가운데 기상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된 기틀을 알게 되고, 담백함 가운데 마음의 뜻이 평온하면 마음의 참 맛을 안을 수 있다. 마음을 보며 도를 체득하는 데는 이 세가지보다 나은게 없다.

 

자손에게 불려줄 복을 늘 살피라

조상이 남겨 준 은혜가 무엇인가. 지금 내가 살아 누리는 모든 것이 그것이니, 그 쌓기 어려움을 생각해야 한다. 자손에게 물려줄 복이 무엇인가. 내가 지금 행하는 모든 것이 그것이니, 그것이 비뚤어지고 잘못되지 않는가를 늘 살펴야 한다.

 

역경은 모두 약이고, 순경은 모두 독이다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는 주위가 모두 침과 약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절개와 행실을 갈고 닦게 되나 깨닫지 못한다. 또한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는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어서 살을 말리고 뼈를 깍아 몸을 파멸시키지만 이를 깨닫지 못한다.

 

즐거움은 절반쯤에서 그치라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모두가 장을 상하게 하고 뼈를 썩게하는 독약과 같으니, 많이 먹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화를 면한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쾌락은 모두가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물이니, 깊이 탐닉하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새친구를 사귐보다 옛친구를 소중히 하라

사사로이 은혜를 주고 받는 것은 공의를 위하는 것만 못하고, 새 친구를 사귀는 것은 옛친구와의 정을 두텁게 하는 것만 못하다. 명성을 세우기보다는 숨은 공덕을 심는 것이 낫고, 어려운 절의보다는 평소의 행동을 삼가는 것이 낫다. 

 

고난을 견디며 성공을 도모하라

쇠토의 모습은 번성함 속에 있고, 피어나는 움직임은 시들어감 속에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안락할 때 마땅히 마음을 잡아 뒷날의 환난을 생각하고, 변을 당했을 때는 마당히 백번을 참고 견뎌 성공을 도모해야 한다. 

 

새벽의 맑은 시간에 깨어 있으라

외로운 등불이 반딧불이처럼 빛나고 삼라만상이 고요해지면, 이는 우리가 편안히 잠디 들때요,새벽꿈에서 막 깨어나 만물이아직 움직이지 않으니, 이는 우리가 혼돈에서 빠져나올 때이다. 이때를 타서 한마음으로 빛을 돌려 밝게 비추어 보면 ,비로소 이목구비가 다 몸을 묶는 질곡이요, 정욕과 기호가 다 마음을 타락시키는 기계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신은 영원히 새롭다

사업과 문장은 몸과 더불어 없어지지만, 정신은 영원토록 변함없이 새롭다. 공명과 부귀는 시대에 따라 바뀌지만, 절개는 천 년이 하루와 같다. 군자는 진실로 전자의 것으로 후자의 것을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일에 스스로 조심하라

한 번 잘못된 생각으로 하늘의 뜻을 거역할 수도 있고, 한 마디 잘못한 말로 천지자연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 그릇된 일로 자손들에게 재앙을 줄 수도 있으니, 모든 일에 스스로 조심하여 경계해야 한다.

 

 

덕으로 수양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절개와 의리가 높고 문장이 탁월할지라도, 덕으로 수양된 것이 아니라면, 결국 혈기의 간신노릇이나 하고 재주의 손발이 되고 말 것이다.

 

즉흥적인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

즉흥적으로 일을 시작한 사람은 일을 시작하자마자 곧 멈추니, 이 어찌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수레바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일시적인 감정과 지혜로 얻은 깨달음은 깨닫자마자 금방 흐려지니 영원히 밝은 등불은 될 수 없다.

 

남들의 태도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말라

내가 귀할 때 사람들이 만드는 것은 나의 높은 감투를 받드는 것이다. 내가 천할 때 업신 여기는 것은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 나를 받는 것이 아니니 어찌 기뻐할 것이며, 진정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어찌 성낼 것인가?

 

어떤 때에도 마음 중힘을 잃지 말라

바쁜중에 한가로움을 얻으려면 먼저 한가할 때 그 마음의 자루를 찾아들고 , 시끄러운 가운데에서 고요함을 취하려면 먼저 고요할 때 그 중심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사건에 따라 흔들리게 된다.

 

지나치게 분명하지 말고 너그럽게 용납하라

몸가짐은 지나치게 깨끗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욕됨과 때 묻음을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남과 사귈 때는 지나치게 분명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선악과 지혜와 어리석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론에 집착하는 병은 고치기 어렵다

욕심에 날뛰는 병은 고칠 수 있으니, 이론에 집착하는 병은 고치기가 어렵고, 사물의 장애는 없앨 수 있으나, 의리에 얽매인 장애는 없애기 어렵다.

 

세상살이에는 알맞은 조율이 필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꼭 세속과 같게 하지도 말고, 다르게 하지도 말라.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남을 싫어하게 하지도 말고, 또한 기쁘게 하지도 말라.

 

군자는 만년에 정신을 더욱 갈고 닦아야 한다

하루해가 저무는데 오히려 노을은 아름답고, 한 해가 장차 저물려고 하는데 새로이 귤이 꽃다운 향기를 뿜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만년에 다시금 정신을 백 배로 갈고 닦아야 한다.

 

가득찬 곳과 위급한 곳의 마음 졸임을 알라

가득 차 있는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물이 넘치려다가 아직 넘치지 않음과 같아서 다시 한 방울을 더함도 마음 졸이며 꺼리고, 위급한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마치 나무가 꺾이려다가 아직 꺾이지 않음과 같아서 다시 조금 더 누르는 것도 마음 졸이며 꺼리는 것이다. 

 

올바른 마음 가짐으로 살라

기쁨에 들떠 가볍게 승낙하지 말고, 술 취한 기분에 성내지 말라. 유쾌함에 들떠 일을 많이 벌이지 말고, 고달프다 하여 끝나기도 전에 그치지 말라.

 

고요중에 인생의 참된 경지를 찾으라

바람 자고 물결 고요한 가운데에서 인생의 참다운 경지가 보이고, 맛이 담담하고 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의 본래 모습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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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간에 깨어있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마음도 편해지고 몸가짐도 그러할 줄 알았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살이에 흔들리며 돈에 치우친다. 고요란 어디서 가져와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하루중 새벽시간이면 정신이 맑고 깨끗함을 알게 되니 감사할 따름이다.

 

일도 많고 마음은 또 왜그리 조급한지 모든것이 순리에 따라 이루어짐을 알면서도 마음 저 혼자 동구밖으로 달려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안돼지 몸을 챙기고 마음도 함께 데리고 가야지 하면서도 어떤이득으로 이다지 세상사에 휩쓸려 온통 정신이 미쳐있는지 모를일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새벽시간에 깨어있어 조금이라도 책장을 넘기고 살피는 시간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채근담의 말씀은 두고두고 때마다 펼치고 반복해 읽으며 청소하기에 적합한 책이다. 젊을 때도 어릴때도 들고 다녔던 때묻은 나의 삼중당 문고판 책들은 어디다 다 버렸을까..

눈에 선하다. 눈이 시리니 접고 무언가를 해야할 타임이다.

오늘하루도 새벽의 좋은 기운을 받으며 하늘에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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